“KFC 할아버지와 미연시를?” 햄버거 브랜드의 게임은 뭐가 있을까?
디아블로와 버거킹, 쿵야 레스토랑즈와 맥도날드처럼 햄버거 브랜드와 게임의 컬래버레이션은 상당히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햄버거 브랜드는 햄버거의 주 소비층인 20대~40대 고객들이 게임을 자주 즐긴다는 점을 활용하고, 게임 업계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와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확보하면서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햄버거 브랜드들이 단순 컬래버를 넘어 직접 게임을 선보인 적도 있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대표적으로 KFC는 게임 시장에 도전하면서 매우 독특한 접근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햄버거를 만드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라, 연애 시뮬레이션과 공포라는 이색적인 장르를 선택하며 이용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먼저 ‘사랑해, 샌더스 대령! 손가락 핥을 만큼 좋은 데이트 시뮬레이터(I Love You, Colonel Sanders! A Finger Lickin’ Good Dating Simulator 이하 샌연시)’는 KFC의 창립자인 할랜드 데이비드 샌더스(이하 커널 샌더스)를 주인공으로 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KFC 로고에 있는 그 ‘KFC 할아버지’가 맞지만, 게임 속에서는 비교적 젊고 슬림한 모습으로 나오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샌연시에서 이용자는 요리 학교에 입학한 학생이 되어, 커널 샌더스와의 사랑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선택에 따라 다양한 엔딩을 만나볼 수 있고, 놀랍게도 히든 엔딩도 존재한다. 현재 게임은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무료로 즐길 수 있으니 혹 커널 샌더스와의 연애를 꿈꾸는 이용자가 있다면 한번 플레이해 보자.
이어 KFC: 더 하드 웨이(KFC: The Hard Way)는 샌연시와 다르게 공포를 테마로 한 퍼즐 VR 게임이다. 방탈출의 느낌이 강한 이 게임은 ‘프라이드 치킨’을 제대로 튀겨 방을 탈출해야 한다. 잘 튀긴 치킨을 커널 샌더스 동상의 입에 넣은 뒤 치킨 제작 과정을 돌아보며 평가를 기다리는 식이다. 해당 게임은 KFC의 직원 교육용으로 개발됐으나 메타 스토어에서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맥도날드 역시 ‘맥도날드 트레져 랜드 어드벤처’를 통해 이용자와 소통했다. ‘맥도날드 트레져 랜드 어드벤처’는 세가 제네시스(메가드라이브)용으로 출시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맥도날드의 마스코트인 로날드 맥도날드를 주인공으로 삼아, 다양한 적을 물리치고 보물을 찾는 스토리를 담았다.
게임은 경쾌한 음악과 맥도날드의 상징적인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녹아있는 디테일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현재는 거래사이트 이베이에서 10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도 거래되고 있다.
일반 이용자들이 쉽게 플레이할 수는 없지만, ‘eCDP(eCrew Development Program)’도 있다. 맥도날드 직원들의 훈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닌텐도 DS 게임은 맥도날드 매장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주문 처리, 재고 관리, 매장 운영 등의 과정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게 설계됐다. 게임은 전용 카트리지과 DS 패키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꿈의 수집품으로도 유명하며, 특히 맥도날드 DS는 이베이에서 1천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이 확인됐다.
버거킹도 2000년대 중반 엑스박스와의 협업을 통해 무려 3가지 게임을 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살금살금 왕(Sneak King)은 버거킹의 마스코트인 ‘킹’을 주인공으로 한 잠입 액션 게임이다. 이용자는 ‘킹’이 되어 주변 환경에 숨은 뒤 기회를 노려 이용자에게 버거를 전달하면 된다. 모습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햄버거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곡예를 펼치게 되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멀티플레이 모드를 지원해 가족이나 친구가 하기 좋은 게임도 있다. 범퍼카 레이싱 게임 빅펌킨(Big Bumpin)은 단순히 도로를 달리는 것이 아닌 범퍼카끼리 부딪히며 점수를 쌓는 독특한 게임이다. 상대를 전기 트랩이나 회전하는 칼날 같은 장애물로 밀쳐내는 등 단순한 플레이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정석적인 레이싱 게임인 포켓바이크 레이서(PocketBike Racer)도 있다. 버거킹 캐릭터들 중 하나를 선택해 다양한 트랙에서 경쟁을 펼치는 이 게임은 빠른 속도감과 직관적인 조작법이 특징으로, 버거킹 레스토랑 주차장, 공장, ‘킹’의 정원 등 다양한 트랙이 존재해 항상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햄버거 브랜드들의 게임을 접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브랜드들이 단순히 제품 광고를 넘어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상호작용이 필요한 게임을 선보인 적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단순 홍보물보다 게임을 통한 마케팅이 더 기억에 잘 남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