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에 나온 게임이 아직도 정정하다, 열혈강호 20주년 업데이트 체험기

신승원 sw@gamedonga.co.kr

“2살에 나온 게임이 아직도 이렇게 활성화돼 있다고?” 이는 열혈강호 온라인(이하 열강 온라인)에 접속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필자는 20대 초반으로, 열강 온라인이 활발하게 서비스를 시작할 시기인 2004년에 어린이 장난감이나 만지작거리며 놀았던 만큼 게임이나 원작 IP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는 않다. 딱 이름과 동명의 원작 만화가 존재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정도다.

이런 출생의 한계(?)로 인해 열강 온라인과 데면데면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열강 온라인이 무려 20주년을 맞이한 뒤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20년이 된 게임의 이벤트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증이 들어 직접 플레이해 봤다.

20살이 된 열혈강호 온라인
20살이 된 열혈강호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위해 모인 이용자들
게임을 즐기기 위해 모인 이용자들

처음부터 큰 기대는 없었으나, 게임을 실행하자마자 마을을 꽉 채우고 있는 이용자들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업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모인 이용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아이템을 사고파는 모습은 방금 막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이런 활발한 모습에 괜히 덩달아 의욕이 생겨 빠르게 ‘무공(스킬)’을 세팅하고, 퀘스트를 접하며 이번에 업데이트된 ‘승천 7식’을 즐기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승천 7식’이란 전 단계인 ‘승천 6식’을 완료해 170등급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도달할 수 있는 단계다. 여기에 5억냥과 15억 기연이 필요한 총 4단계의 의뢰를 추가적으로 진행해야만 비로소 승직할 수 있다.

승천 7식을 달성하면 최고등급 아이템도 장착할 수 있다
승천 7식을 달성하면 최고등급 아이템도 장착할 수 있다

이렇게 준비 과정이 복잡한 만큼 결과물도 달다. ‘승천 7식’에 도달한 이용자는 ‘외양’부터 다르다. 7식으로 승직한 이용자는 캐릭터 주위에 밝게 빛나는 기운이 맴돌면서 다른 이용자와의 차별성을 느낄 수 있다. 기운의 색상은 직업마다 달라서 마을 중앙에서는 초록색, 붉은색, 보라색 등 다양한 기운을 가진 이용자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이용자의 성취를 나타내는 기능이 있으니, 확실히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것 같았다.

반기공
반기공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승천 7식’ 이용자는 170레벨 무기와 방어구 등 최강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반기공’도 습득할 수 있다. ‘반기공’이란 상대의 기공을 무효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내가 투자한 ‘반기공’ 점수와 분야에 비례해, 상대방의 기공이 감소된 수치로 적용되는 것이다. PVP를 즐기는 이용자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기능으로 보인다.

당장 ‘승천 7식’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용자가 있어도 걱정할 것 없다. 20주년을 맞이한 열강온라인은 ‘승천 7식’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해 두었다. 필자도 아직 게임에 서툰 만큼 ‘승천 7식’의 ‘무공’이나 ‘반기공’보다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간단하고 실용적인 이벤트들이 눈에 밟혔다.

무협의 멋이 살아있는 20주년 의상
무협의 멋이 살아있는 20주년 의상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20주년 기념 특별 의상 이벤트다. 5월부터 10월까지의 월간 의상을 모두 모은 이용자는 퀘스트를 통해 화려한 20주년 기념 의상을 받아볼 수 있는데, 퀄리티가 상당히 괜찮다. 남성 캐릭터의 경우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멋을 낸 무협풍 의상이 제공되어 실제 무협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법한 장면처럼 보였다. 호패에는 작게 ‘20’이라는 숫자도 적혀 있어 어떤 시기에 얻은 의상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의상 수집가들에게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리라 본다. (참고로 20주년 기념 의상을 받는다고 월간 의상이 사라지진 않는다)

퀘스트를 받아가자
퀘스트를 받아가자

성장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이벤트도 눈에 띄었다. NPC 화련홍에게 의뢰를 받아 몬스터를 사냥하면, 획득한 의뢰 아이템을 통해 20주년 구슬과 20주년 기념 버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구슬의 경우 의뢰를 반복할 때마다 1~20까지의 임의의 숫자가 부여되는데, 1부터 20까지의 모든 숫자 구슬을 수집할 경우 ‘20주년 생사환’을 얻을 수 있다.

‘20주년 생사환’의 경우 사망 시 경험치 손실을 보호해 주는 것은 물론, 공격력, 무공 명중, 기공 증가 등의 효과도 챙길 수 있어서 기존 이용자는 물론 신규 및 복귀 이용자도 해당 아이템을 얻으면 게임 플레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외에도 위탁판매소 수수료를 무려 절반으로 줄이고, 모든 장비(무기, 방어구, 장신구)의 강화 비용을 20% 할인하는 등 겉만 화려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즐거움을 더해주는 이용자 친화적인 이벤트가 돋보였다.

이렇게 다양하고 알찬 20주년 업데이트를 즐겨보니 어떻게 열혈강호 온라인이 긴 세월 동안 이용자들과 함께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20주년 이벤트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되니 접었던 사람들, 잠시 게임을 쉬었던 사람들도 한 번씩 즐기고 가기 좋으리라 본다.

20년이 넘도록 정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열혈강호 온라인이 30년, 40년을 넘어 국내 최장수 MMORPG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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