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튜토리얼 좀 잘 볼 걸!” 저니 오브 모나크, 제로부터 다시 익히는 ‘영지’ 시스템
할 일은 많지만, 하기가 싫다.
저니 오브 모나크(모나크)가 출시된 지 벌써 8일이 지났다. 모나크는 리니지 IP 최초로 MMORPG를 탈피한 방치형 게임으로, 이름 그대로 군주(이용자)의 여정을 조명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게임은 ‘주사위’라는 핵심 시스템을 통해 다른 방치형 게임과의 차별성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 ‘주사위’는 장비와 코스튬을 획득하거나 특수 이벤트를 진행하는 도구다. ‘주사위’의 레벨 성장에 따라 더 높은 등급의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이 증가하고, 한 번에 소모할 수 있는 ‘주사위’의 양도 늘어난다. 군주의 스펙업에 있어서 반드시 사용해줘야 하지만, 솔직히 조금 귀찮다.
게임을 오래 즐기는 이용자는 다이아로 ‘주사위’를 구매할 정도라는데,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짬짬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필자는 아직도 각종 푸시 보상, 퀘스트 보상 등으로 쌓인 1만 개의 ‘주사위’가 남아 있다. ‘주사위’를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오르는 ‘주사위 레벨’도 열심히 올려봤지만, 동시 사용 개수가 4개에 불과해 고봉밥을 티스푼으로 떠먹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배부른 투정을 해보자면 맛은 있는데, 감질나고 번거롭다.
그렇게 해야 할 일(1만 2천 개의 주사위, 그사이 2천 개가 늘었다)에서 눈을 돌리고 새로움을 찾아 떠나다 보니, 튜토리얼도 대충 넘기고 방치해 둔 영지가 떠올랐다. 냉큼 들어가 보니 영지는 생산 과부하 상태를 알리는 빨간 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거 어떻게 없애더라?
-튜토리얼 좀 잘 볼걸! 처음부터 다시 익히는 ‘영지’ 시스템
분명 모나크에서는 영지 관련 튜토리얼을 진행해 줬지만, 빠르게 넘기느라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밤 사이 아데나가 쌓여 시설 업그레이드도 진행해야 하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급하게 이것저것 누르다 보니 우측 상단 물음표(도움말) 시스템이 열리며 튜토리얼 때 배웠던 내용을 다시 익힐 수 있었다.
영지의 기본 골조는 이렇다. 영지는 1차 시설인 ‘농장’과 ‘광산’으로 다른 2차 시설에 필요한 ‘재료’를 만들게 된다. 이 재료를 바탕으로 2차 시설인 ‘잡화점’, ‘연금술’, ‘세공’ 등은 게임에 소비하는 아이템을 생산해 준다. ‘잡화점’은 농장이 생산한 ‘곡식, 고기’ 등을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연금술’과 ‘세공’은 ‘보석, 수정, 철광석’ 등으로 서약의 결정이나 장신구를 만드는 식이다. 참고로 1차 시설에 재료가 한계치만큼 쌓이면, ‘바로가기’를 통해 어디에 소비할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시스템이 크게 어려운 편이 아니라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금방 익힐 수 있었다. 놓치고 있었던 인력 배치도 완료했다. 인력은 각 시설에 영웅을 배치하면, 시설 효율을 늘려주는 시스템이다. 영웅의 ‘숙련도’가 높을수록 더 생산효율도 높아진다. 던전에서 나오는 영지 일꾼 경험치를 어디에 쓰는 건가 했는데, 여기서 ‘숙련도’를 올리는 데 사용하는 거였다.
이렇게 천천히 영지를 둘러보며 가닥을 보니 요리의 재료가 되는 농지도 중요하나, 피의 서약에 필요한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시설 중 하나인 ‘연금술’를 업그레이드해야 빠른 스펙업이 가능할 것 같았다. 심지어 ‘연금술’ 레벨이 4가 되어야 또 다른 스펙업 시스템인 ‘휘장’이 열렸다. 빠르게 업그레이드해 줬다.
-현질의 증거가 아니라 ‘다구리’의 증거였구나...
‘피의 서약’과 ‘휘장’을 기반으로 전투력이 좀 오르기 시작하니 전투에도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영지’에서는 각종 재화의 수급 외에도 ‘병영’을 통해 일종의 약탈 시스템인 ‘영지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영지 전투’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먼저 일반 약탈은 말 그대로 상대방이 쌓아둔 1차 자원(곡식, 고기, 보석 등)을 선택해서 일부 약탈해 가는 행위다. 약탈을 시도할 때 ‘주사위’를 하나 굴리는데, 해당 주사위의 눈이 일정량을 넘기면 전투 없이 바로 재화를 훔쳐갈 수 있다.
반면 파괴 약탈은 ‘반드시’ 전투가 벌어지는 약탈이다. 하지만 전투에서 승리하면 일부 재화를 가져가는 것은 물론, 해당 시설을 일시적으로 ‘중단’ 시킨다. 파괴 약탈에 당한 이용자는 재화도 잃었는데 재화를 수급하는 시설도 한동안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는 다른 이용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일반 약탈을 위주로 체험해 보기 시작했다.
마음을 먹고 전장에 나섰지만 이상하게 약탈이 불가능한 보호된 영지가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유료 아이템인가’, 하고 상점을 살펴봤지만 영지 전투와 관련된 아이템은 발견하지 못해 마음이 초초해졌다. 내 영지도 지켜야 하는데.
뒤늦게 찾아보니 시스템적으로 3번 이상 약탈당한 영지는 일정 시간 다른 이용자가 약탈할 수 없도록 보호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현질의 증거가 아니라 ‘다구리(뭇매)’의 증거였던 것. 전략 게임처럼 돈을 내고 보호 시스템을 구매해야 하는 시스템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몇 번 공격 대상 재탐색을 진행하니 보호가 없는 영지도 하나둘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운이 나빠 주사위를 굴려 약탈하는 건 모두 실패했지만, 공격 조와 방어 조의 영웅 중복 편성이 불가능했기 때문인지 나보다 레벨이 높은 이용자의 영지도 몇 번 약탈에 성공했다. 병력 배치의 중요성을 알게 된 부분이었다.
전반적으로 재밌는 경험이었지만 영지를 직접 들어가 보지 않는 한 약탈 보호 여부를 알 수 없어 시간 소모가 좀 있으니 이 부분은 개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보호 중인 영지의 이름 옆에 방패 아이콘 하나만 붙여줘도 훨씬 편안한 플레이가 가능하리라 본다.
영지 콘텐츠는 충분히 즐겼으니, 지난 11일 업데이트된 블레이드&소울 컬래버레이션을 즐기러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