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팬을 위한 선물 ‘드래곤 퀘스트 3 HD-2D Remake'

1988년 출시된 명작 RPG ‘드래곤 퀘스트 3'를 HD-2D 그래픽과 일부 개선 등을 더해 재해석한 리메이크 작품 ‘드래곤 퀘스트 3 HD-2D Remake'가 지난달 출시됐다. 직접 게임을 즐겨보니 36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명작에 기반을 둔 게임 플레이와 재미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와 JRPG 팬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을 정도로 풍성한 것이 강점으로 다가왔다.

드래곤 퀘스트 3 HD-2D Remake
드래곤 퀘스트 3 HD-2D Remake

먼저 게임의 강점으로 느껴진 부분은 그래픽이다. 스퀘어에닉스가 야심차게 준비한 HD-2D 그래픽은 정말 게임에 빠져들게 만든다. 지난 2019년에 발매된 ‘옥토패스 트래블러'에서 처음 선보인 HD-2D 그래픽은 도트와 3D CG가 융합된 그래픽 표현 방식이다. 도트 캐릭터와 입체적인 배경이 어우러지고, 여기에 시각 효과와 정교한 이펙트를 더해 고전적이면서도 새로운 영상미를 전해주는 것이 강점이다.

이번 ‘드래곤 퀘스트 3 HD-2D Remake'는 HD-2D 타이틀로서는 5번째 작품인 만큼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한층 매력적인 비주얼로 완성했다.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동시에 전해주는 것은 기본이며, 던전을 탐험할 때의 분위기와 월드맵 표현도 수준급이다. 여기에 낮과 밤의 실시간 변화를 통한 빛의 처리 등도 상당히 눈길을 끈다. 덕분에 원작보다 훨씬 생동감이 느껴지며, 아름답다는 느낌까지 든다.

HD-2D  그래픽
HD-2D 그래픽

분위기가 참 좋다.
분위기가 참 좋다.

사운드 부문에서도 오케스트라 버전의 음악이 수록되었으며,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특유의 모험심 넘치는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게다가 주요 이벤트 장면에서는 캐릭터의 음성까지 추가했다. 과거 버전을 즐겼던 경험이 있는 게이머라면 이러한 요소들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으리라 본다.

스토리나 세계관은 원작과 동일하다. 16세 생일을 맞은 주인공이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마왕 바라모스를 물리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하지만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월드맵이 더욱 커져 모험이 규모거 커진 듯한 느낌을 전한다.

용사의 아버지 이야기
용사의 아버지 이야기

월드맵에서 각 지역의 특색을 느낄 수 있다.
월드맵에서 각 지역의 특색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 용사의 아버지인 오르테가와 관련된 에피소드 등 다양한 요소도 만나볼 수 있어 한층 새롭다. 여기에 HD-2D 그래픽으로 인해 각 지역의 특색이 더욱 뚜렷해져 보는 재미도 살아난다.

아울러 원작의 경우 한정된 맵 크기를 가진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반전 등으로 모험의 재미를 폭넓게 선사했다. 배를 얻고 바다를 누비고, 최후의 열쇠를 얻어 새로운 장소를 가고, 불사조 라미아로 걸어서 갈 수 없는 곳을 날아가는 등 다양한 탐험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전직 화면
전직 화면

또 당했다.
또 당했다.

여기에 게임의 백미인 반전까지 생각하면 한정된 자원으로 엄청난 재미를 선사했던 원작이 정말 대단했던 게임이란 생각이 든다. 게임을 처음 즐기는 게이머라면 나름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88년 발매된 ‘드래곤 퀘스트 3'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일부 요소들을 추가해 게임을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먼저 전투 부문의 경우 맵을 이동하며 랜덤으로 적을 조우하는 랜덤 인카운터와 턴제 기반의 전투, 다양한 직업과 전직 등 원작의 것을 그대로 따른다. 전직 시스템의 경우 주인공 캐릭터를 제외하고 20레벨을 달성하면 다른 직업으로 전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직을 하면 스탯의 절반가량과 기존에 배운 주문 및 특기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드퀘 3'를 더욱 파고들며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요소다.

몬스터를 찾아보자
몬스터를 찾아보자

몬스터 배틀로드
몬스터 배틀로드

특히, 이번 작품에는 신규 직업인 마물조련사가 추가됐다. 원작에서 즐길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모든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특기를 가졌다. 다만 마물 조련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맵 곳곳에 숨어 있는 몬스터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좀 있다. 찾은 몬스터는 몬스터를 활용해 치르는 신규 전투 콘텐츠인 ‘몬스터 배틀 로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투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는 점과 난이도 조절 기능도 추가돼 초보자부터 하드코어 게이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난도를 낮추면 캐릭터가 사망할 수 있는 위기에 처해도 HP 1을 남기고 계속해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어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드래곤 퀘스트 III HD-2D Remake'를 가볍게 즐기고자 하는 플레이어에게 제격이다.

커맨드는 3인칭
커맨드는 3인칭

전투는 1인칭
전투는 1인칭

여기에 이번 작품은 천장이 있는 실내에서도 얼마든지 이동기인 ‘루라'를 사용해 세계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동할 수 있는 지역도 더 많다. 맵도 보기 쉽게 만들어 놨고, 이동 지역을 표시해 줘 모험이 한층 수월하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여러모로 개선한 부분이 느껴진다.

다만, 3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등장한 리메이크 작품임에도 전투가 ‘드래곤 퀘스트 11'처럼 3인칭으로 그려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 과거 작품처럼 전투가 1인칭으로 진행된다. 특히 명령을 내리는 커맨드 화면은 3인칭으로 그려져 더 아쉬움이 남는다.

방대한 모험이 펼쳐진다.
방대한 모험이 펼쳐진다.

용사의 엄마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용사의 엄마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여기에 인벤토리 관리의 불편함이나 동료 캐릭터들도 생성할 수 있는 캐릭터인만큼 동료 캐릭터들과 발생하는 이야기가 없어 스토리 텔링의 재미가 조금 떨어 질 수 있는 아쉬움도 있다. 랜덤 인카운더의 경우 장르적 특성 때문에 어쩔수 없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드래곤 퀘스트 III HD-2D Remake'는 클래식 RPG를 한층 강화해 재미를 전하는 작품이다. 플레이타임도 상당하고, 개선된 부분이 원작을 즐긴 이용자들에게 충분히 강점으로 다가갈 수 있는 요소들이라 본다. ‘드퀘' 시리즈나 JRPG 팬이라면 큰 고민 없이 플레이해 봐도 재미를 만끽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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