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5] 넷마블, 더 큰 IP와 멀티 플랫폼으로 무장

2024년 넷마블은 길었던 적자와 부진의 늪을 벗어나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25년 1월 현재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24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 148억 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966억 원, 영업이익은 1,8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호실적에는 지난해 5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크게 한몫했다. 게임은 출시 후 24시간 매출이 140억 원에 달했을 정도로 상업적으로 큰 성적을 거뒀다.

넷마블 사옥
넷마블 사옥

그동안 넷마블은 자체 IP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지적받아 왔으나 오히려 더 큰 외부 대형 IP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며 역발상으로 우려를 날려버렸다. 자체 IP 작품도 당연히 만들고 있지만, 무작정 자체 IP를 강화하는 데에만 힘쓰지 않고, 이용자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IP들을 활용하고 있다.

하나의 세계관을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트랜스미디어 전략도 성공 배경에 있다. 지난 시간 웹툰 '신의 탑', 유명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등을 활용한 게임을 선보여왔고,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또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에도 참가했다. IP의 성과를 확장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모바일은 물론 PC 버전도 서비스 중이며, 올해에는 콘솔과 스팀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IP의 세계관을 게임에 연계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연동해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넷마블이 지난해 출시한 게임 대부분이 모바일과 PC 버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결제 수수료 측면에서도 PC 쪽이 많이 유리해 플랫폼을 확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여기에 넷마블의 마케팅 비용 절감과 같은 비용 효율화 노력까지 더해져 실적 부문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공격적인 대형 M&A의 부산물이자 큰 부담으로 자리하고 있던 단기차입금 문제도 하이브 지분 일부 매각 등으로 상환하며 부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였다. 코웨이는 설명할 것도 없이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과 회사 운영 등 여러 부분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은 모습이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2025년 넷마블은 지난해의 성공적인 모습에 이어 올해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최다 수준인 10개 수준의 론칭작을 예고한 상황이며, 대형 IP도 즐비하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처럼 대형 IP 활용이 눈에 띄는 작품은 상반기 출격 예정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다. 이미 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처음 대중에게 공개되며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IP를 활용한 오픈월드 액션 RPG로,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하여 웨스테로스 대륙을 정교하게 구현한 것이 강점이다. 원작의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게임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원작의 드라마 시즌 4 후반부를 배경으로 오리지널 스토리를 준비해 팬들에게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이 게임은 글로벌 메가 IP를 사용하는 게임인 만큼 국내보다는 서구권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난 12월 게임계의 오스카라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에서 영상을 공개해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게임 플레이 방식이나 스케일이 모바일을 넘어 콘솔이나 스팀에서 즐기기 좋은 형태임에도 모바일 기기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 서구권 이용자의 거실이나 방을 넘어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까지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것이 목표다. 그간 게임 시장에 '왕좌의 게임' IP를 활용한 게임이 제법 등장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전략 게임이었기에 오픈월드 RPG라는 장르가 큰 차별점을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 본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신화를 글로벌로 다시 한번 이어가기 위해서는 상당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넷마블의 글로벌 시장 노하우가 모두 집약되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킹 오브 파이터 AFK
킹 오브 파이터 AFK

이 외에도 상반기에는 '킹 오브 파이터 AFK', 'RF 온라인 넥스트',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준비 중이다. '킹 오브 파이터 AFK'는 지스타 2024 출품작은 아니지만 무대 이벤트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귀여운 도트 이미지를 통해 강력한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이 강점이다. 방치형과 글로벌 유명 IP의 만남이 일궈낼 성과가 기대된다. 현재 캐나다와 태국에서 소프트 론칭이 진행 중이다.

'RF 온라인 넥스트'는 지난 2004년에 출시되어 오랜 기간 사랑받은 'RF 온라인'의 IP를 계승한 SF MMORPG다.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 모두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며, 언리얼 엔진 5를 사용하여 마법과 기계가 공존하는 SF 세계관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3개 국가 간의 대규모 전투(RvR)를 핵심 콘텐츠로 제공하며, 원작의 크래그 광산 쟁탈전과 같은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구현할 예정이다.

세븐나이츠 리버스
세븐나이츠 리버스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넷마블의 대표작인 '세븐나이츠'를 리메이크한 게임으로, 원작의 스토리와 게임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트렌드에 맞게 개선한 작품이다. 지난 지스타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많은 관심을 끌어냈다. 원작의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전투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UI를 직관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원작의 핵심 콘텐츠를 그대로 준비해 팬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하반기에는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이 올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이 게임은 인기 만화 '일곱 개의 대죄'와 그 후속작 '묵시록의 4기사'의 IP를 활용한 작품이다. 이미 넷마블에프앤씨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어 더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게임이 크게 성공하며 만화도 게임에 맞춰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이 게임은 원작의 주인공 멜리오다스와 엘리자베스의 아들인 트리스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별의 서'라는 미지의 존재로 인해 시공간이 뒤틀린 브리타니아 대륙을 배경으로 새로운 모험이 펼쳐진다. PC, 콘솔, 모바일 등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서구권 시장 공략의 최전선에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가 있다면, 국내와 일본 등 시장에서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활약이 기대된다.

몬길: 스타다이브
몬길: 스타다이브

계속해서 '몬길: 스타다이브'도 등장할 예정이다. 넷마블의 인기 IP '몬스터길들이기'의 후속작으로,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개발된 액션 RPG다. 이 게임은 PC, 모바일, 콘솔 등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게임의 마스코트인 '야옹이'의 능력을 이용해 몬스터를 수집하고 성장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전투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 차별점이다.

이용자는 3인 파티를 구성하여 태그를 활용한 전략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어렵지 않은 게임 플레이에도 태그 플레이와 콤보, 각종 특수 공격 등으로 다채로운 전투를 완성했으며, '저스트 회피' 등 다양한 전투 메커니즘도 준비됐다. 여기에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을 참 잘 그려내 서브컬처 장르의 느낌까지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 넷마블이 하반기 선보인 작품 중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이 외에도 '더 레드: 피의 계승자'와 '데미스 리본',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알트나인의 '프로젝트 SOL'도 하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더 레드: 피의 계승자'는 넷마블네오에서 개발 중인 작품으로 아직 외부로 공개된 정보는 적다. 다만 넷마블네오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굵직한 작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데미스 리본'은 서브컬처 장르의 미소녀 게임으로 지스타 2023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다만 현재 잡음이 들려오고 있어 지켜봐야 할 작품이다.

'프로젝트 SOL'은 리니지, 리니지M 운영을 맡았던 김효수 대표가 설립한 알트나인이 개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게임은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신'이라는 키워드로 제작되고 있다. 언리얼 엔진 5 기반 그래픽과 심리스 오픈월드가 특징이다. 현재 개발 중이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PC와 모바일로 서비스한다.

넷마블 런처
넷마블 런처

마지막으로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콘솔 및 스팀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2025년 넷마블의 눈에 띄는 전략 중 하나는 멀티 플랫폼이다. 앞서 소개한 게임 중 '킹 오브 파이터 AFK'를 제외하면 모든 게임이 모바일과 PC로 등장한다. 넷마블은 넷마블 런처를 통해 다양한 모바일 게임의 PC 버전 서비스를 진행해 왔으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나 '레이븐2' 같은 작품을 통해 결제 시스템도 준비해 수수료 부담을 모바일 버전보다 크게 줄였다. 이는 회사의 영업이익에 큰 도움이 된다. 올해도 이러한 멀티 플랫폼 전략은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높은 환율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은 매출의 75%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환율에 민감하다. 소셜 카지노 스핀엑스 인수 이후 외화 부채가 많아 달러가 올라도 고민이었지만, 지난해 단기차입금 등 부채를 크게 줄여 고환율에 대한 부담이 이전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핀엑스는 넷마블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4년 3분기 기준으로 스핀엑스가 서비스하는 소셜 카지노 게임 '잭팟 월드', '랏차 슬롯', '캐시 프렌지 카지노'의 매출 비중은 넷마블 전체에서 22%를 차지한다. 스핀엑스 인수가 진정 빛을 발하는 시점에 도달한 느낌이다.

넷마블
넷마블

시장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등 앱 마켓 수수료 인하도 넷마블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지털시장법(DMA)을 통해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고 판단하여, 유럽 지역에서 대체 결제 시스템 도입을 허용하고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17%로 낮추도록 했다. 앱 마켓 수수료가 30%에서 17%로 인하될 경우 넷마블은 연간 최대 3,000억 원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5년 넷마블은 대형 작품과 회사에 이익이 될 만한 긍정적인 소식이 많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한 가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 있다. 바로 넷마블 산하 넷마블네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회사가 상장을 준비하면 중복 상장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넷마블이 넷마블네오 지분 78.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넷마블네오의 가치 상승은 넷마블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넷마블로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엇갈릴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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