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5] 서른한 살의 넥슨 ‘매출 6조 기업’의 발판 마련할까?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넥슨은 무수한 이슈와 각종 사건 사고 속에서도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2024년 넥슨은 3분기에서만 누적 매출 3조 3,225억 원을 기록했다. 큰 변수가 없다면 한국 게임사 최초의 ‘매출 4조 클럽’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2023년 코로나 사태가 종식된 이후 급격히 침체를 겪은 게임 업계 분위기 속에서도 달성한 수치라는 점에서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

이 성과의 저변에는 넥슨이 가진 대형 IP의 성장 그리고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인한 영향력 확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2024년 넥슨이 출시한 게임은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퍼스트 디센던트’, 해외 스튜디오인 띠어리 크래프트 게임즈에서 개발한 ‘슈퍼바이브’ 단 2종이었다.

이중 ‘슈퍼바이브’가 '오픈 베타 서비스'(이하 OBT)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고려하면 정식 서비스된 게임은 ‘퍼스트 디센던트’ 단 하나에 불과한 셈. 이렇듯 신작의 수가 적었지만, 넥슨은 30년간 쌓아온 IP(지식재산권)의 힘으로 그 빈자리를 훌륭히 메꾸어 내며 역대급 성과를 달성했다.

던파 모바일 중국
던파 모바일 중국

[IP 잠재력이 폭발한 넥슨의 2024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다. 지난해 5월 21일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던파 모바일’은 중국 시장 진출 한 달 만에 약 2억 7천만 달러(한화 약 3,742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내 자체 마켓을 제외한 수치로, 이 앱스토어 한 달간의 매출만으로 상반기 전 세계 매출 14위에 오르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현지 서비스를 맡은 텐센트의 3분기 실적이 ‘던파 모바일’의 성적이 반영된 이후 전 분기 대비 8% 이상 상승했을 정도의 기록적인 성공이었다. 이에 해외 유명 데이터 기업들은 던파 모바일의 2024년 매출을 '9조 125억'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메이플M 중국 서비스
메이플M 중국 서비스

던파와 함께 넥슨의 주요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로 손꼽히는 ‘메이플스토리’(이하 메이플)와 ‘FC 온라인/모바일’ 역시 건실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중 메이플의 모바일 버전인 ‘메이플M’은 중국 시장에서 매출 10위권을 유지하는 등 기록적인 성장을 기록했고, ‘FC 온라인/모바일’의 경우 ‘아이콘 매치’를 통해 넥슨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자회사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서든어택’, ‘히트2’, ‘V4’ 등의 게임도 국내외에서 기대 이상의 성장을 보여주는 등 2024년 넥슨은 자신들이 가진 IP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한 한 해를 보냈다.

넥슨 IP 성장계획
넥슨 IP 성장계획

[글로벌로 향해 있는 넥슨의 2025년 전략]

이러한 성과의 기반에는 과감한 조직 개편이 큰 역할을 했다.

넥슨은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3월 넥슨의 신임 대표로 이정헌 전 넥슨 코리아 대표를 내정되었고, 넥슨 코리아 역시 넥슨의 대표 타이틀의 개발을 맡은 강대현 대표와 경영지원 및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반을 이끌었던 김정욱 대표가 선임되어 공동 대표 체제로 새롭게 개편했다.

이정헌 대표이사
이정헌 대표이사

이들 신규 경영진의 특징은 넥슨에서 오랜 시간 몸담으며, 다수의 IP 개발 및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이정헌 넥슨 대표는 과거 피파온라인(현 FC 온라인)의 총괄을 거쳐 넥슨 모바일 게임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장본인이다. 여기에 김정욱 공동 대표는 경영지원 및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반을 이끌며, 대내외 게임 업무를 오랜 시간 맡은 인물이며, 강대현 공동 대표 역시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의 대표 타이틀의 개발을 맡아왔다.

이에 게임 IP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로 경영진이 재편된 만큼 넥슨은 2025년 블록버스터 IP를 확장하는 ‘종적 확장’, 새로운 블록버스터 IP를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횡적 확장’을 통해 서구권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 2027년까지 ‘매출 7천 5백억 엔’(6조 9천억), ‘영업이익 2천 5백억 엔’(2조 3천억)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퍼스트 버서커 카잔

이러한 계획의 선봉에 선 작품이 오는 3월 28일 PC,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이다. 넥슨의 2025년 첫 신작으로 출격할 예정인 '카잔'은 PC 및 콘솔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개발된 AAA급 하드코어 액션 게임으로, ‘던파’의 세계관인 ‘DNF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한 세계관을 선보여 큰 주목을 받는 작품이다.

2023년 북미 최대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에서 처음 게임을 공개할 만큼 서구권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카잔’은 게임스컴, 도쿄 게임쇼 등 해외 유수의 게임쇼에 출품되어 인지도를 쌓았으며, 최근 공개된 체험판이 스팀 데모 게임 전체 1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기대를 받는 중이다.

프로젝트 오버킬
프로젝트 오버킬

여기에 던파 IP를 활용한 작품도 다수 개발 중이다.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되어 2024 지스타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 호평받은 ‘프로젝트 오버킬’, 던파 IP 중 유일하게 네오플이 아닌 외부 개발사인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던파 아라드’ 등 다수의 작품이 PC 및 콘솔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아크 레이더스'
'아크 레이더스'

엠바크 스튜디오의 신작 ‘아크 레이더스’도 모습을 드러낸다. 출시 1시간 만에 스팀 동시 접속자 12만 명을 기록한 ‘더 파이널스’를 통해 잠재력을 보여준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아크 레이더스’는 PvPvE 서바이벌 3인칭 슈팅 게임으로, 지난해 테스트에서 호평을 끌어내 서구권 시장 공략에 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마비노기 영웅전’의 후속작으로 PC, 콘솔 버전으로 출시가 예정된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의 경우 스팀 알파테스트에서 해외 이용자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프로젝트DX
프로젝트DX

자회사 넥슨게임즈 역시 듀랑고 IP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DX’, '블루 아카이브'의 개발진이 개발 중인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 RX'를 개발 중이며, 지난해 스팀 동시접속자 20만을 달성한 ‘퍼스트 디센던트’의 개발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데이브 더 다이브’의 성공으로 주목받은 민트로켓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 개발력을 강화하고 개발 문화를 더욱 고도화하여 대형 프로젝트와는 다른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항해 나서는 넥슨 “불안 요소는 여전히 존재”]

이렇듯 과감한 시장 개척에 나서는 넥슨이지만, 불안요소도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큰 요인은 콘솔 시장의 불확정성이다. 2022년부터 한국 게임사들의 콘솔 진출이 활발해졌고, 또 나름의 성과를 기록한 사례도 있었으나, 한국은 여전히 콘솔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가 아닌 도전자의 입장에 있으며, 콘솔 이용자들의 인지도 또한 일본, 미국, 유럽보다 상당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2024년 세계 게임시장 규모(자료 출처-s뉴주)
2024년 세계 게임시장 규모(자료 출처-s뉴주)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신호가 들려오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시장조사 업체 뉴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콘솔 시장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약 519억 달러(한화 약 74조 7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규모는 크지만, 성장률이 둔화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도전자의 입장인 한국 게임사들에게 이러한 콘솔 시장의 성장 정체는 부정적인 요소로 다가온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시장을 점령하며, 노하우를 지닌 해외 유수의 거대 게임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넥슨 판교 사옥
넥슨 판교 사옥

여기에 콘솔이나 PC 게임은 기존 주력 플랫폼이었던 모바일 & 온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다. 게임 패키지 판매가 주 매출원인 플랫폼인 만큼 업데이트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며, 지속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모바일 & 온라인과는 체질적으로 다른 시장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출시 라인업 중 상당수가 콘솔, PC 플랫폼으로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넥슨의 신작들이 이러한 불안 요소를 극복하고, 이정헌 대표가 밝힌 ‘매출 6조 9천억’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초석을 닦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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