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역대급 변화와 신선한 재미 ‘진・삼국무쌍:오리진’
코에이테크모의 대표 액션 게임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 진・삼국무쌍:ORIGINS(오리진) 이 지난 1월 17일 발매됐다. 국내 유통은 디지털터치가 맡았다.
진・삼국무쌍 시리즈는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긴 장수 시리즈다. 전장에서 일기당천의 위력을 보여주는 장수들의 힘을 버튼을 조합하는 간단한 조작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기기의 사양이 부족했던 과거에도 어마어마한 수의 병사들을 화면에 표현해 무쌍이 가진 액션의 재미를 그대로 보여줘 왔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 시리즈는 본가 작품은 물론 다양한 외부 IP와 협업하며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물론 발전이 매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고,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도 큰 변화는 없었다. 장수 하나를 고르고 네모(플레이스테이션 기준) 키만 눌러도 깬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2025년 등장한 ‘진・삼국무쌍:오리진(이하 오리진)’은 엄청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진・삼국무쌍 5’는 아이들 장난으로 느껴질 정도로 기존의 무쌍 시리즈에서 볼 수 없던 매력을 갖춰 돌아온 것이 특징이자 강점이다. 말 그대로 역대급 변화를 보여주며 재미 측면에서도 신선함이 가득하다.
먼저 가장 큰 변화는 오리지널 캐릭터인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게임을 즐겨보면 알 수 있겠지만 태평의 중심이라는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설정을 가진 주인공을 마련했다. 이용자는 기억을 잃어버린 주인공 ‘자란’을 활용해 삼국지의 수많은 전장을 다양한 장수들과 함께 누빌 수 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 거대한 땅덩이를 직접 오갈 수 있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특히, 게임 초반에는 진영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조조, 유비, 손견 등 시대를 대표하는 군주들과 전장을 함께하며 초기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3장 이후 게임 중후반부가 넘어가면 진영을 결정해 적대 관계가 되기도 하는 등 기존의 삼국무쌍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 시스템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오리지널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수들과 관계를 맺고 인연 레벨을 올릴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던 삼국지가 아닌 또 다른 이야기들도 만나볼 수 있다.
삼국지연의 자체가 픽션이지만 적당한 수정이 가미되기에 기존의 장수들로 즐기는 것보다 더 몰입할 수 있고 새로운 시각으로 삼국지를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장각이 인상 깊게 그려졌으며, 삼국지 초기 이벤트인 황건적의 난이 게임에서 이 정도로 비중을 가졌던 게임이 있었냐는 생각이 들었다.
전투 부문도 일신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반격을 매력적인 시스템으로 구현해 전투의 재미를 한층 살렸다.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들처럼 적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쳐서 반격하는 재미를 구현했고, 발경이라는 스킬도 준비해 반격 액션의 폭을 넓혔다. 적이 큰 기술을 사용할 때 발경을 활용해 반격할 수 있는 식이다. 여기에 게이지를 모아 스킬(무예)을 활용하는 시스템도 준비했고, 회피도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일반 병사와의 전투보다 장수급 부대장급 캐릭터와 즐기는 전투의 재미를 한층 살렸다. 특히 전장에서 유명 무장과 단기 접전(일기토)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해 게임이 준비한 전투의 재미를 더욱 극대화했다.
아울러 주인공이 오리지널 캐릭터인 만큼 다른 장수를 활용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행 장수 시스템으로 보완했다. 수행 장수는 주인공과 함께 전장을 누비게 되고, 잠시지만 교대해 플레이도 가능하다. 장비, 관우, 하후돈, 손상향 등 다양한 장수들과 함께할 수 있으며, 이들을 컨트롤하는 재미는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주인공의 액션은 고정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 마련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검, 창, 수갑, 비권, 박도, 곤, 쌍극, 사모, 언월도 등 9종에 달하는 무기가 준비됐으며, 숨겨진 무기 1종을 추가로 만나볼 수 있다. 각 무기의 숙련도에 따라 다양한 무예를 배울 수 있고, 전체 무기의 누적 숙련도에 따라 레벨이라고 볼 수 있는 ‘경지’도 상승한다. 경지가 오르면 HP나 공격력, 투기 상승 등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봐야 한다.
전장의 분위기도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작품에는 주변 장수와 병사와 함께하는 기습과 돌격 외에도 대군단 시스템 등 대규모 전투가 구현됐다. 돌격이나 기습을 진행할 때 등장하는 많은 병사와 연출이 대규모 전장의 느낌을 한층 살려준다. 주인공 부대원을 활용한 액션도 준비돼 있다.
여기에 대규모 군단의 경우 엄청난 수의 적 병사가 등장하며 부대장이나 장수도 많아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기당천의 주인공이지만 활약을 위해서는 아군의 사기를 올리고 적 장수를 하나씩 공략하는 등 다양한 요소에 신경 써야 한다. 혼자 전황을 뒤집지만, 그 일이 마냥 쉽지는 않다. 그 부분의 재미를 잘 살렸다.
게임의 비주얼도 나쁘지 않다. 물론 그래픽 자체가 AAA급 타이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저사양의 PC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이 된다. 최적화라고 봐야 하는 부분인가 싶기도 하지만 DLSS나 FSR 같은 업스케일링 기술과 프레임 생성 기술을 활용해 초당 프레임을 대거 확보했다. ROG ALLY X 같은 UMPC에서도 높은 수준의 옵션으로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다.
또 이번 작품의 경우 익숙한 장수들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었다. 전체적인 모습이나 비주얼은 시리즈를 즐겼던 이용자라면 쉽게 눈치챌 수 있지만, 변화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게임이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에 부족하지 않은 느낌이지만, 당연히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게임이 적벽대전까지만 다루기에 삼국이 정립된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아쉽게도 볼 수 없다. 그나마 플레이타임이 상당하고 엔딩 이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이를 보완해주는 느낌이지만, 더 길어서 이용자가 손해 볼 것은 없지 않나 싶다.
여기에 전장에서 주인공이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거점에 박혀서 미동도 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장수들의 AI나 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무기가 모두 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주로 지장이나 여성 캐릭터들이 사용했던 무기들은 만나볼 수 없다.
외에도 주인공이 오리지널 캐릭터이지만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하고, 게임 시스템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등장하는 장수들이 주인공 바라기인 것도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다. 방금 칼을 맞대고 싸웠지만, 웃으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폰트도 고해상도에서 잘 안보이는 문제가 있으나 수정이 이뤄진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진・삼국무쌍:오리진’은 기존 시리즈 팬이나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 모두 매력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본다. 이번 작품에서 큰 변화를 보여준 진・삼국무쌍이 다음에는 어떻게 등장할지 벌써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