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5] 역대급 조직 슬림화 후 벤처 정신으로 신작 쏟아내는 엔씨소프트

올해 초, 엔씨소프트(이하 엔씨(NC))의 박병무 공동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벤처 정신으로의 재무장'을 강조했다. 안일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고, 엔씨(NC)의 창업 시절 초심을 찾아 완전히 재정비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엔씨(NC)는 지난해 4분기부터 5천여 명에서 3천5백여 명으로, 1/3에 가까운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다. 비대한 몸집으로 회사의 중추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뼈 아픈 선택이었다.

이에 따라 엔씨(NC)는 2025년 초부터 조직을 빠르게 재정비하는 한편, 다양한 장르의 신작에 도전하며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이다. 2025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작만 5종이며, 내부적으로 개발 중인 작품을 더하면 역대 가장 바쁜 1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주목할만한 점은 그동안 엔씨(NC)가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중심의 대작을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해 왔던 것과 달리,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탈 리니지' 선언으로 부분 유료화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신작들과 함께, 외부 투자를 통해 다양한 IP(지식 재산)의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하는 등 '퍼블리셔'로서의 역량 강화에 나섰다는 점도 기존과 확연히 바뀐 점이다.

엔씨(NC)가 올해 선보일 신작은 ▲아이온 2 ▲LLL ▲TACTAN(택탄) 등 직접 개발 중인 서로 다른 장르의 대작 3종과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이하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즈 등 외부 스튜디오 투자를 통해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한 IP 2종이다. 전문 분야인 MMORPG부터 슈팅, 전략, 서브컬처까지 다양한 장르를 배치했다는 점부터 이례적이다.

올해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아이온 2'
올해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아이온 2'

가장 큰 기대작은 '아이온 2'다. 엔씨(NC)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전체를 통틀어도 주목받는 올해의 대형 신작으로, 엔씨(NC) 반등의 핵심 열쇠로 꼽히는 작품이다.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 제작되는 차세대 MMORPG로, 방대한 양의 PVE 콘텐츠를 지닌 게 특징이며, 원작인 '아이온'이 국내와 해외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IP였던 점, 그리고 글로벌 이용자 트렌드에 맞춘 개발 방향성을 고려하면 더욱 기대가 크다.

특히 전작 '아이온'이 출시되기 전 엔씨(NC)의 주가가 2만 원 대에서 38만 원대로 급등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또다시 엔씨(NC)의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엔씨(NC) 측 관계자는 "'아이온 2'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제작 중인 게임”이라며 “콘텐츠 규모와 품질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제시하는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으며, 사내 평가에서도 전작에 비해 훨씬 자유로워진 공중 이동과 보다 광활해진 RVR(진영 간 대규모 전쟁)의 구현으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스타 2023 당시 'LLL' 플레이 장면
지스타 2023 당시 'LLL' 플레이 장면

'LLL'과 '택탄'은 기존과 달리 자회사 개념의 스튜디오 체제 하에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슈팅 장르의 LLL과 전략 게임 택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을 확보한 IP로 평가받고 있으며, 각각 '빅파이어 게임즈', '루디우스 게임즈' 등 신생 독립 스튜디오를 꾸려 개발을 진행한다.

특히 'LLL'은 지난 2023 지스타 게임쇼에서도 메카닉 시가전으로 크게 호평을 받은 만큼 2년 여가 지난 지금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는 퍼블리셔로서의 엔씨(NC)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NC)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4개의 국내외 개발사에 투자하며 다양한 IP의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 중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 미스틸게임즈의 '타임 테이커즈'가 올해 출시될 게임으로 꼽힌다.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

'브레이커스'는 서브컬처 장르에 전문성을 둔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애니메이션 RPG로, 지난해 도쿄게임쇼에 출품해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액션성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엔씨(NC)는 작년 8월 빅게임스튜디오에 투자를 통해 브레이커스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고, 출시까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타임 테이커즈'는 미스틸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독창적인 콘셉트의 PC·콘솔 기반 3인칭 타임 서바이벌 슈팅 게임이다. 작년 지스타 2023에서 '프로젝트 테이크타임'이라는 이름으로 최초 공개되어 전통 슈팅 장르와 차별화된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출시를 앞둔 '블레이드 & 소울 2'
중국 출시를 앞둔 '블레이드 & 소울 2'

신작 출시와 함께 기존 IP의 지역 확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엔씨(NC)의 또 다른 주요 변수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블레이드 & 소울 2'의 중국 출시다. 현재까지 수많은 콘텐츠를 쌓아왔고, 또 무협이라는 테마가 중국 시장과 궁합이 좋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만 낸다면 엔씨(NC)에게 큰 호재로 다가올 수 있다. '리니지 2M'의 동남아 6개국 출시도 올해 중 예정되어 있어 숨은 변수로 지목된다.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호라이즌 랜드 오브 셀베이션'. 사진은 원작인 '호라이즌 제로던'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호라이즌 랜드 오브 셀베이션'. 사진은 원작인 '호라이즌 제로던'

마지막으로 엔씨(NC)의 주가를 급등시켜 놓을 호재는 또 있다. 당장 올해 출시될 가능성은 적지만, 업계에서는 소니와 합작으로 개발 중인 대작 '호라이즌 랜드 오브 셀베이션'이 일부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게임은 최근 외신의 오보로 프로젝트가 접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내부에서는 활발하게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NC)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 또한 '호라이즌 랜드 오브 셀베이션'과 '아이온 2'가 엔씨(NC)를 가장 빠른 기간에 또다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개발사로 탈바꿈시킬 기대작으로 손꼽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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