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추억 돌려내! 유명 시리즈 얼굴에 먹칠한 게임들

게임 시장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출시되며 사랑받는 장수 프랜차이즈 시리즈들이 있다. 매년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나 JRPG 대표작 ‘파이널 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 같은 시리즈가 대표적이라 말할 수 있다.

워낙에 유명한 시리즈이기에 성공이 당연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연속으로 성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부터 살펴볼 작품들을 보면 아마 더 그렇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홈월드 3
홈월드 3

대표적으로 시리즈의 명성에 먹물을 칠한 게임으로 ‘홈월드 3’를 꼽을 수 있다. ‘홈월드’ 시리즈는 렐릭이 개발하고 시에라가 선보인 전략 장르 게임이다. 1999년 1편, 2000년 외전격 작품인 ‘홈월드: 캐터클리즘’, 2003년 ‘홈월드 2’가 등장하며 많은 전략 게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전략 게임인 만큼 3차원 공간을 구현해 X축과 Y축 외에도 Z축의 개념을 더해 전략적 재미를 한층 강화한 것이 강점이다. 당시 유행하던 ‘스타크래프트’나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가 평면적 게임이었던 것과 완전히 다른 게임 플레이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홈월드’ 1편의 경우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93점을 기록하며 꼭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하는 머스트 플레이를 받았고, 해외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등을 제치고 당대 최고의 전략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03년 출시된 2편 이후 약 20년의 시간이 흐른 지난 2024년, 많은 게이머들의 기대 속에 ‘홈월드 3’가 출시됐다. 하지만 긴 기다림 끝에 등장한 게임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말았다. 전작의 혁신적인 RTS 전투를 계승할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얕아진 전략성, 빈약한 캠페인, 게임 출시 후 발견된 심각한 기술적 문제 등이 대거 발견되며 시리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며 혹평받고 있다.

심시티(2013)
심시티(2013)

도시경영 시뮬레이션의 대표작 ‘심시티’ 시리즈도 비슷하다. 심시티는 맥시스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1989년에 맥시스에서 ‘심시티’ 첫 작품을 시작으로, 이후 1993년 ‘심시티 2000’, 1999년 ‘심시티 3000’, 2003년 ‘심시티 4’ 등 시리즈가 출시됐다.

‘심시티’는 이용자가 시장이 되어서 도시를 설계하고 발전시키는 게임이다. 도시의 전력, 교통, 환경, 경제 등을 관리하면서 도시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첫 작품인 1989년 작품 ‘심시티’만 해도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즐길 수 있었지만, 시리즈가 거듭되며 더 정교하고 빼어난 완성도를 보였다. 워낙에 잘 만든 게임인 만큼 건설 및 경영 게임 장르를 정의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후대에 등장하는 게임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013년 출시된 ‘심시티’가 시리즈의 재앙이었다. 2013년 ‘심시티’는 오랜만에 등장한 정식 후속 작품인 만큼 넘버링을 떼고 새롭게 시작했지만, 많은 문제를 낳고 시리즈를 저물게 만들었다. 게임은 항상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어야 즐길 수 있었고, 이용자가 만들어 갈 수 있는 도시의 크기도 매우 작았으며, AI 상태도 심각했다. 결국 이러한 요인이 맞물리면서 역대 최악의 ‘심시티’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혹자는 2013년 ‘심시티’를 EA의 역대 최대 실수라고 꼽을 정도다.

결국 2013년 발매된 ‘심시티’는 부정적 평가 속에 개발진들이 개선을 약속하며 다양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긴 했으나 초반의 부정적 인식을 넘어서기에는 쉽지 않았다. 결국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의 자리는 ‘시티즈: 스카이라인’에게 내주게 됐고, 사실상 ‘심시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게임이 됐다.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

지난해 등장한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도 마찬가지의 모습이다.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는 RPG 게임의 명가 바이오웨어가 개발한 게임으로 지난 2009년 등장한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을 시작으로, 2011년 ‘드래곤 에이지 2’, 2014년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 등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시리즈는 전통적인 CRPG 스타일의 게임에 스토리 전개와 엔딩이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시스템과 깊이 있는 동료 시스템 등 다양한 강점을 갖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편이 ‘오리진’보다 완성도 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지만, 2014년 등장한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은 오픈월드 스타일로 게임이 변화하고 액션과 전략이 잘 어우러진 방식의 전투를 준비해 사랑을 받았다. 2014년 다양한 시상식에서 최고의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작품이다.

그리고 약 10년 뒤인 2024년 등장한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가 시리즈에 크게 먹칠을 했다. 전투가 실시간 액션으로 변화하면서 전략적 요소가 다소 감소했으며, 전작의 선택이나 사건이 반영되지 않아 스토리 연계가 미흡했고, 스토리가 단순하고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열풍이 불면서 억지 PC(정치적 올바름) 사상을 강요하는 등의 모습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고 특정 단어를 고집하는 등 판타지 세계 몰입을 방해했다. 결국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기대에 못 미친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개발진은 대거 정리해고됐다.

아울러 ‘드래곤 에이지: 베일가드’의 개발을 맡은 디렉터가 ‘발더스 게이트 4’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신규 스튜디오인 ‘스켈레톤 키 스튜디오’에 고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의 몰락을 지켜본 게이머들은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디아블로 4
디아블로 4

한편, 이외에도 출시 당시 비싼 값에 등장했지만, 지루한 플레이와 부족한 엔드 게임 콘텐츠로 지적받은 ‘디아블로 4’, 기존 작품이나 스핀오프 격 작품인 ‘포르자 호라이즌’에 한참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준 ‘포르자 모터스포츠’, 오픈월드의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헤일로 인피니트’ 등 시리즈의 체면을 구긴 게임들이 다수 존재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