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테일 ‘머펫’, 스컬 ‘지배자’, 로보토미 ‘묘’... 의외로 유저가 디자인한 게임 캐릭터들!

신승원 sw@gamedonga.co.kr

게임 캐릭터는 보통 개발자의 손에서 탄생한다. 그러나 일부 게임은 펀딩 참여나 자선 후원의 대가로 이용자에게 캐릭터 제작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실제로 베데스다는 지난 17일 자선 경매를 열고, 추후 출시될 엘더스크롤6에 NPC를 생성할 수 있는 권리를 상품으로 내걸었다. NPC 생성권의 낙찰가는 8만 5450달러(약 1억 2,195만 원)를 넘길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낙찰된 NPC 생성권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낙찰된 NPC 생성권

이처럼 후원과 경매를 통해 이용자가 만든 캐릭터 중 유독 뜨거운 관심을 받은 사례들이 있다. 단순히 이용자의 손길이 닿았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와 개성을 높인 캐릭터들이다.

‘펀딩의 희망편’, ‘펀딩의 전설’로 불리는 토비 폭스의 ‘언더테일’도 게임 출시 전 킥스타터 펀딩을 진행하면서 500달러(약 71만 원)를 후원한 이용자에게 인 게임에서 전투가 가능한 NPC의 생성권을 선물했다.

언더테일
언더테일
매력적인 디자인의 머펫
매력적인 디자인의 머펫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머펫이다. 머펫은 웹코믹 Ava's Demon을 그리는 작가 미셸 차이코프스키가 후원하고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거미의 습성과 특징이 잘 반영되면서도 매력적인 소녀 같은 외형을 자랑하는 머펫은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팬아트와 굿즈가 생기며 폭발적인 팬덤을 자랑했다.

음만 존재했던 전용 브금인 스파이더 댄스의 가사 역시 개발사에서 제공한 것이 아닌 이용자들이 임의로 창작한 것이다. (참고로 이를 개사한 한국어 버전의 스파이더 댄스 커버곡도 한때 우리나라에서 성행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쏘 쏘리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쏘 쏘리

참고로 언더테일 펀딩에 1000달러(약 142만 원)를 후원하면 ‘언더테일의 정식 캐릭터(세계관에 공식적으로 합류하는 캐릭터)’를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쏘 쏘리(정말 미안)’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이스터에그 캐릭터로, 만나기 어려운 희귀성 덕분에 이용자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쏘 쏘리’는 (플레이하는 컴퓨터 시간으로) 10월 10일 오후 8시에만 핫랜드의 숨겨진 예술 클럽 방에서 만나볼 수 있다.

스컬
스컬
지배자
지배자

인디게임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이하 스컬)에도 이용자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스컬이 존재한다. ‘지배자’라는 이름의 스컬은 유명 스트리머 머독이 200만 원을 후원해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자’는 준수한 성능과 카리스마 있는 외형으로 등장 초기부터 많은 이용자에게 사랑받았다. 또한 해당 캐릭터를 처음 획득했을 때 내 이름을 말해라(Say My Name, 방송인 머독의 인트로 문구)라는 도전과제가 클리어되는 등 방송인과 관련된 다양한 오마주 요소가 포함돼 방송인의 팬들도 흥미를 가지고 게임을 즐겼다.

겜블러
겜블러

또 다른 레전더리 스컬 ‘겜블러’도 방송인 ‘타요’가 선보인 스컬이다. ‘지배자’와 달리 ‘겜블러’는 방송인의 모티브보다 게임에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중요시한 만큼 방송인의 오마주 요소가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겜블러’는 운만 좋으면 다른 스컬에 비해 강력한 스킬과 빠른 스킬 회전 속도를 가질 수 있는 만큼, 운으로 얻은 ‘한방’을 좋아하는 이용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로보토미
로보토미
묘

프로젝트 문의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이하 로보토미)도 후원자를 위한 NPC 제작권을 제공한 적이 있다.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바로 ‘묘’다

‘묘’는 인게임 내 토끼팀의 대장을 맡고 있다. 토끼팀은 특정 구역의 독자적인 지배권을 가지는 대신, 해당 구역의 환상체(괴물), 직원 등 모든 생명체를 피아식별 없이 처리하는 전투 집단이다. 보스전인 ‘세피라 코어 억제’ 상황에서 1~2페이즈 정도는 담당해서 처리해 줄 수 있을 정도의 전투력과 존재감 덕분에 묘는 오랫동안 팬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됐다. 토끼가 연상되는 슈트를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이 덕분인지 ‘묘’는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의 후속작인 라이브 오브 루이나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용자는 묘와의 전투를 통해 묘의 책장(몸통)을 획득할 수 있다. 묘의 책장은 ‘묘의 기량(속도 우위 상황에서 대미지를 올려주는 능력)’을 가진 준수한 성능 책장으로 꼽힌다.

녹아내리는 사랑
녹아내리는 사랑

아울러 로보토미에서는 묘 이외에도 후원자의 손길이 닿은 환상체(괴물)인 녹아내리는 사랑도 큰 인기를 끌었다. 슬라임 같은 질감의 여성형 환상체인 녹아내리는 사랑은 언뜻 보면 귀여운 외형과는 다르게 악랄한 관리 난도로 플레이어들에게 충격을 준 캐릭터다. 그럼에도 캐릭터의 독특한 설정과 아기자기한 전용 장비 외형 덕분에 많은 팬덤을 형성하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앞으로는 어떤 이용자 캐릭터가 새로운 이야기와 매력을 뽐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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