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흥행 결정짓는 ‘스트리머’, 스트리머 모드 지원하는 게임들
게임 흥행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로 스트리머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게임 가격이 점점 높아지고, 얼리 액세스나 미완성 상태로 출시되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이용자들은 스트리머의 플레이를 참고해 게임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또한, 스트리머가 플레이하는 게임을 직접 즐기고 싶은 마음으로 해당 게임을 구매하거나,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스트리머의 ‘시참(시청자 참여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게임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게임 스트리머의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 조사 분석 업체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는 2031년까지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시장이 약 296억 5,433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51.23%로 전망될 정도다.
이에 따라 게임 흥행을 결정짓는 스트리머가 자신의 게임을 보다 편안하게 즐기고 원활하게 방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트리머 모드를 제공하는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사례만 보더라도 ‘리그 오브 레전드’와 ‘레인보우 식스 시즈’가 닉네임을 가려 신원을 보호하거나 특정 게임 내 정보를 숨기는 방식으로 스트리머 보호 기능을 도입했으며, ‘사이버펑크 2077’과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는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음소거하는 기능을 제공해 스트리머가 안심하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이런 기능 외에도 스트리머가 이용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해주고, 시청자가 게임 진행에 개입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들도 있다.
그중 ‘파티 하드 2(Party Hard 2)’는 트위치 통합 기능을 제공해 시청자가 직접 게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파티에 잠입해 목표물을 암살하는 것이 골조인 이 게임에서 시청자는 스트리머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포인트를 사용해 NPC를 조종하고, 법 집행 기관에 뇌물을 주는 등의 개입이 가능하다.
게임 세션이 시작되면 스트리머는 게임 설정을 조정하고 시청자의 투표 참여를 활성화한다. 시청자는 제한된 시간 동안 아이템, 함정, NPC 등을 배치하여 게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적대적인 NPC를 배치해 스트리머를 방해할 수도 있고, 유용한 아이템을 배치하여 스트리머를 돕는 것도 가능하다.
시청자는 자신이 배치한 NPC나 아이템이 특정 행동을 수행할 때 포인트를 획득한다. 예를 들어, 스트리머가 시청자가 배치한 몰로토프 칵테일을 사용하여 파티 참석자를 제거하면 포인트가 증가한다.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시청자는 ‘게임의 왕’이 되며, 스트리머에게 새로운 목표를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
다수의 파티 게임을 묶은 패키지 게임인 ‘잭박스 파티팩’에도 스트리머를 위한 모드가 마련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잭박스 파티팩 8’의 폴 마인(Poll Mine)에서는 이용자들이 팀을 이루어 스트리머와 경쟁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마법의 광산에 갇힌 이용자들이 미친 마녀에게서 도망치며 팀원들과 협력해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에는 8개의 문이 있으며, 안전한 길을 찾기 위해서는 함께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특정 주제에 대한 답변을 결정해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토핑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새는?’ 등의 카테고리에서 상위 3개의 답변을 선택해야 살아남는 식이다.
폴 마인은 2~10명의 이용자와 최대 10,000명의 시청자를 지원하며, 스트리머 모드를 활성화하면 스트리머가 게임 진행 방식을 더욱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스트리머는 게임 내 최대 이용자 수를 설정하고, 특정 이용자에게만 입장 권한을 부여할 수 있으며, 게임 실행자가 직접 시작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또한 객실 코드를 원하는 시점까지 숨길 수 있고, 시청자가 한 팀으로 구성되어 스트리머 팀과 경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900명의 시청자가 있다면 900명이 한 팀이 되어 다수가 원하는 답으로 선택지를 결정한다.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 ‘데드 셀’도 트위치 연동 기능을 통해 시청자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시청자들은 채팅 명령어를 통해 레벨의 게임플레이 수정자를 추가하고, 다음 스테이지를 결정하며, 심지어 스트리머에게 힌트를 제공할 수도 있다.
스테이지의 진행 방향은 시청자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특정 통로에서 시청자들은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스테이지가 다음 레벨로 확정된다.
각 스테이지마다 한 명의 시청자가 스트리머의 서포터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트위치 채팅창에서 'pickme' 명령어를 입력한 시청자 중 한 명이 무작위로 선택되며, 서포터는 스트리머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체력이 낮아질 경우 'heal', 'potion', 'life' 등의 명령어를 입력하면 즉시 스트리머에게 회복 효과가 발동된다.
시청자는 가장 중요한 보스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용자가 채팅에 'boss' 명령어를 입력하면 무작위로 선택된 한 명이 보스 조종자가 된다. 조종자는 'zombies', 'flies', 'bombs', 'rain' 등의 명령어를 입력해 보스의 추가 공격을 활성화할 수 있다.
이처럼 스트리머 모드를 지원하는 게임들은 스트리머와 시청자 간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며, 게임 플레이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준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게임을 ‘보는 것’이 익숙해지는 세대가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시청자들을 실제 게임 플레이하도록 끌어들이기 위해선 지속적인 게임 스트리머와의 협업과 스트리머 친화적인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스트리머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