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군림한 심즈를 끌어내리나! AI로 무장한 인조이 기대감
오는 3월말 RF온라인 넥스트, 마비노기 모바일, 퍼스트 버서커 카잔, 인조이 등 대형 게임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기대작들이 일제히 출격을 예고한 가운데, 특히 크래프톤의 인조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른 게임들도 오랜 기간 준비한 게임들답게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긴 하지만,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20년 넘게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는 심즈 시리즈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스타, 게임스컴 등 대형 게임쇼를 통해 인조이 시연 버전을 공개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린 크래프톤은 오는 19일에 출시전 마지막 간담회를 진행하고, 게임에 대한 상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인조이가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심즈는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심시티, 스포어 등을 성공시키며 세계 3대 개발자로 꼽히는 윌 라이트가 지난 2000년에 선보인 이후, 이용자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심들에게 직접 개입하고 관찰한다는 기존 게임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25년간 누적 2억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2014년에 발매된 심즈4는 그동안 꾸준히 확장팩을 발매하면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총 8,500만 명의 이용자를 자랑하는 장수 게임으로 자리하고 있다. 도시 건설 장르를 탄생시킨 심시티가 시티즈 스카이 라인에 밀린 것처럼, 보통 하나의 장르가 흥행하면 여러 경쟁 게임들이 등장하곤 하지만,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만큼은 심즈 외 다른 게임을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독점이다.
이렇게 절대적인 강자에 도전장을 던진 만큼, 크래프톤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10년 이상된 심즈4의 투박한 그래픽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언리얼엔진5 기반의 사실적인 그래픽을 준비했으며,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먼저 공개해 전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투박한 폴리곤 형태의 캐릭터만 10년 넘게 보고 있었던 팬들에게 실제 연예인과 똑같이 만들 수 있는 조이들의 모습은 엄청난 충격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픽이 좋고, 캐릭터가 예쁘다고 해서 게임의 재미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크래프톤은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중요한 현실성을 보완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CPC(Co-Playable Character)를 준비했다.
크래프톤이 CES2025에서 공개한 CPC는 미리 정해둔 행동만 할 수 있는 NPC(Non-Player Character)와 달리, AI를 활용해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는 캐릭터들을 말한다.
크래프톤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배고픔을 호소하는 조이가 보이면, 지나가던 다른 조이가 빵집에 가서 빵을 사다주기도 하고, 길을 잃은 조이를 보면 다른 조이가 다가가서 길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현실적일수록 더 몰입감을 느끼게 되는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강점이다.
또한, 아이폰 기반 페이셜 캡쳐 기능을 통해 자신의 실제 얼굴과 똑같은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3D 프린터 기능을 통해 이미지 파일을 업로드하면, 게임 내 AI가 이를 3D 물체로 변경해서 게임에서 구현해주기도 한다. 심즈4가 나왔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최신 기술들이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는 얘기다.
물론 10년 넘게 다수의 확장팩을 통해 방대한 콘텐츠를 쌓아온 심즈4를 이제 얼리액세스를 시작하는 인조이가 바로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언리얼엔진5를 기반으로 한 수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높은 성능의 컴퓨터가 필요한 만큼 이 역시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다만, 누구도 도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분야에 드이어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고, 게다가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한국 게임사가 도전자라는 점은 박수를 보낼만하다. 오는 19일 간담회, 그리고 오는 28일로 예정된 얼리액세스 시작일에 크래프톤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