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덕연구소] TV와 게임기를 합쳤다고?! 세상에 별 신기한 게임기들이 다 있네!

(해당 기사는 지난 2023년 04월 27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 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게임과 TV가 합쳐진, 신기한 게임기들을 알아보고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게임, TV 속으로 들어가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오늘은 게임과 TV가 합쳐진 퓨전 게임기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이런 식으로 퓨전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오늘 이렇게 주제를 잡은 이유가 있을까요?

검떠: 아, 있습니다. 최근에 굉장히 획기적인 소식을 들은 게 있거든요. 바로 삼성과 MS가 맞손을 잡은 것이죠. 삼성TV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게임들을 즐길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삼성TV에 게임패스가 기본 탑재되다
삼성TV에 게임패스가 기본 탑재되다

검떠: 지난 2023년 1월에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엑스박스 게이밍 패키지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 행사 대상인 TV 제품을 구매하면 엑스박스 게임 패스 3개월 무료 이용권과 엑스박스 컨트롤러를 제공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했었죠. 기억하시죠?

조기자: 네. 제가 기억하는 이유는, 그 당시에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 서비스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이 굉장히 강렬한 얘기를 했기 때문이죠.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게임기는 시장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대중은 가장 편리한 콘텐츠 경험을 원한다는 원칙에 따라 결국 리모컨이나 컨트롤러만 있으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TV로 다양한 수요가 집중될 것입니다.”

검떠: 게임기의 멸종.. 정말 쉬운 건 아닐 것 같은데, 가정을 사로잡는 TV 제품군을 꽉 잡고 있는 삼성이 하는 얘기다보니 단순 헛소리로 치부해버릴 순 없더군요. ​클라우드로 게임패스 게임들을 통으로 끌어온다는 발상은 정말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월 3만 원 정도만 되면 엄청나게 많은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으니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게, '넷플릭스'같은 구독형 서비스를 퍼뜨릴 수 있는 세계적인 글로벌 단말기를 확보한 셈이니까요.

조기자: 맞습니다. ​특히 지난 4월 25일에도 삼성전자 직원들이 영국 런던에 조성한 게이밍 허브 체험존에서 삼성전자 영국 현지 법인 직원들이 스마트TV와 게이밍 모니터를 활용해 게임을 하는 모습을 시연했습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런던 외에 미국 뉴욕에도 같은 체험존을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것을 보면 삼성도 마이크로소프트도 '게임에 진심'이구나 싶긴 합니다.

검떠: 결국 가정집의 마루, 거실을 누가 장악하느냐의 싸움인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삼성이라는 아군을 만나서 차세대 점유율 싸움의 포문을 열었구나.. 이렇게 보면 될 것 같네요.

조기자: 이러한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 외에, 국내에서도 또 다른 시도가 하나 있죠. 바로 SK브로드밴드와 CFK의 협의죠.

지난 지스타 2022에 참석한 SK브로드밴드
지난 지스타 2022에 참석한 SK브로드밴드
당시 시연되었던 게임들
당시 시연되었던 게임들

조기자: 지난 지스타 2022 게임쇼에서 ​CFK와 SK브로드밴드가 공동부스를 차렸죠.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되는 식스타게이즈:스타트레일, 셔터냥! Enhanced Edition, PC로 발매되는 닌자 일섬 등을 시연했는데요, SK브로드밴드의 올인원 플레이박스 ‘PlayZ’로 악마성 레밀리아 비색의 교황곡, 원터보이 리턴즈 리믹스, QV(큐브이) 등도 즐길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 단말기만 있으면, 정확하게는 IP TV를 SK브로드밴드로 신청했다면 이들 게임을 구입해서 즐길 수 있는 방식이었죠. 셋탑박스에 게임을 탑재해서 즐길 수 있게 하다니 굉장히 색다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검떠: 이렇게 삼성과 SK브로드밴드의 사례에 대해 소개했는데요, 이렇게 TV 속으로 게임이 훅 빨려들어간 모습을 보니 예전 레트로 게임기들이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TV와 게임기가 섞인 퓨전 게임기들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V와 게임기를 합치다, 당시엔 로망이었지]

검떠: 자아 그러면, 시간대별이나 가나다 순 같은 형태 없이 두서없이 한 번 싹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저는 이런 TV와 합쳐진 게임기들이 로망이었어요. 비싸서 살 수도 없었고, 또 국내에 거의 들어오지도 않았었구요. 그저 손만 빨았었죠.

그런 제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퓨전 기기는 바로 '패미콤 TV' 였습니다.

샤프! 패미콤 TV!
샤프! 패미콤 TV!

검떠: 이 패미콤 TV는 패미콤과 TV를 합친 일체형 게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TV와 합쳐전 레트로 게임기의 첫 모델이라고나 할까요?

국내에서 이 제품을 아는 분들이 많지 않을텐데, 이유는 국내에 정식 출시된 적이 없습니다. 1983년에 일본에 발매를 하고, 1989년도에 북미 지역에도 Sharp Nintendo Television 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를 했다고 하더군요.

화면 아래 패미콤 팩을 꽂을 수 있게 되어 있고, 당시에 패미콤이 RF 단자 연결이었던 것에 반해 AV 단자로 연결되어 있어서 당시에는 굉장히 선명한 화질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 특징입니다.

조기자: 저도 이 제품 가지고 싶어서 한 번씩 일본 옥션에 들어가보는데, 가격이 어마무시하더군요 한 30만 엔까지 올라가더라구요. 국내에 들여오려면 400만 원은 줘야하는 어마어마하게 귀한 게임기죠

이 패미콤 TV 다음 버전이라고 할까요? 샤프에서 출시한 '슈퍼패미콤 TV'

검떠: 슈퍼패미콤 TV! 저도 예의상 한 대 가지고 있는 기기입니다. 보통 SF 시리즈라고 하는데요, 14인치와 20인치 버전 이렇게 2종류가 있죠.

게임기의 특징은 화면 위에 팩을 꽂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기존 패미콤 TV가 화면 아래 꼽는 것과는 다르게 위쪽으로 꽂게 되고, 옆에 붉은색 스위치로 팩을 다시 걷어올리게 되죠. 그냥 적당한 크기의 TV에 슈퍼패미콤이 매달려있는 느낌?

조기자: 저도 20인치는 좀 공간이 부담이 되어서, 14인치 한 대 가지고 있지요. 화면은 RGB 연결이 아니어서 약간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 모델들이 아주 사운드가 빵빵합니다. 틀어놓으면... 와~~~ 콘서트장 온 것처럼 웅장한 사운드를 느끼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죠.

검떠: 이 모델은 그래도 아직은 구할만하죠?

조기자: 그렇죠. 보통 일옥에서 구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래도 구입할만한 가격인 것 같습니다. 만약 관심있으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구하셔야합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이 기기도 넘사벽이 되어버리고 말 거에요.

MSX도 게임기 일체형 TV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이 계실까요?

검떠: 자아. .일체형 MSX 입니다. 일본 PAXON에서 내놓은 PCT 50 모델은 TV와 일체형으로 개발된 MSX입니다. 앞서 설명했던 패미콤 TV나 슈퍼패미콤 TV가 아래나 위로 팩을 꽂는 것과 달리 이 PCT 50 모델은 화면 우측에 팩을 꽂게 되어 있었죠.

조기자: 제가 이 모델을 가지고 있는데.. 가만히 보면 무슨 피아노 같은 재질 같았어요. 플라스틱이긴 한데, 광이 나는 도료를 엄청 뿌려놔서 고급그럽긴 한데 촌스러운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MSX1 규격이라서 아쉽게도 MSX2 게임은 돌아가지 않고, 메모리도 16kb라서 그렇게 좋은 성능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양배추 같은 것들을 돌리면 너무 행복했습니다.

검떠: 저는 '요괴의 집'이요!!!

조기자: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래쪽에 슬롯을 열어서 키보드를 연결할 수 있고, 그 위에 1P와 2P 조이패드 연결 포트가 달려 있습니다. 일체형 MSX로 초창기에 슬쩍 출시되었다가 단종됐기 때문에 지금은 이 모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은 듭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모델을 구해둔 걸 매우 잘한 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껴야죠

대우에서 출시한 국산 일체형 모델, 재믹스 TV

검떠: 이렇게 일본의 일체형 MSX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일까요? 이러한 MSX 일체형 모델은 국내에도 있습니다. 대우에서 출시됐던 '재믹스 TV 말이에요. 심지어 이 기기의 정식 이름은 '슈퍼보이' 였죠. 모델명은 DTX-1493FW 입니다.

검떠: 사실 이 재믹스TV는 재믹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기기 중 하나입니다. 다만 89년도에 MSX1 모델(CPC-50)로 출시되어서 성능 자체는 좋지 않았습니다. 저용량 롬팩의 게임만 돌아가는 수준이었으며 브라운관 오른쪽에 재믹스 팩을 꼽는 슬롯이 있었고 그 아래에 조이패드를 꼽을 수 있게 되어 있었죠. 이름이 슈퍼보이로 불리웠는데 재미난 것은 남색 외에도 검은색, 흰색, 빨간색 등 색상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조기자 : 네에 그렇죠. 사실 저도 한 대 가지고 있긴 한데.. 색상 별로 모으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희귀 게임기이지요. 흘. 10년 가까이 전에 약 200만 원 정도 들여서 구했는데, 정말 구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검떠 : 휴.. 정말 구하기 쉽지 않은 기기였는데 어떻게든 구하고야마는 조기자

드림캐스트에도 일체형 TV는 존재한다!

검떠: 디자인부터가 획기적인 드림캐스트 TV 'Divers CX-1' 입니다. 이 무렵의 세가는 CRT가 저물어가는 시기에 아이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브라운관 콜라보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Divers 2000dms 세가와 후지 텔레비전 네트워크 등이 드림캐스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멀티미이더 장치를 생산하는 합작 회사였는데요, 2000년 3월에 단 5천 개 한정으로 CX-1을 발매하게 되죠. 가격은 자그마치 88,888엔!!!! 현재 환율로 1백만 원에 가까운 놀라운 가격!!!

조기자 : 헉.. 88,888엔!! 무슨 소니 방송용 모니터도 아니고 놀라운 가격이로군요

뒷면을 열어서 GD 게임을 돌린다
뒷면을 열어서 GD 게임을 돌린다

조기자 : 아 세상에 사이버 텔레토비가 있다면 바로 이 'CX-1'이 모티브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귀엽고 세련되었죠. 양 옆에 찬란한 불빛과 여러모로 신경 안 쓴 부분이 없지만 드림캐스트가 망하는 시점에 최저 30만 원까지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매니아들의 열광적인 수집에 힘입어 일본 옥션에서 제대로 구하려면 돈 백만 원은 우습게 사용하셔야 할 겁니다.

검떠 : 이쁘긴 한데.. 공간 문제도 있고 구하기 쉽진 않은 기기로군요.. 하하. 그런데 제가 들은 바로는 이 기기가 '메이드인 코리아' 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쁘고 귀여운 게임기가 메이드인 코리아라니! 세상 참 모를 일이네요.

PC엔진 일체형 모니터! NEC PC-KD863G

검떠: NEC PC엔진 모니터도 소개를 꼭 하고 넘어가야합니다. PC-KD863G 얘기입니다.

조기자 : 음.. 생소한 이름이네요. 이 기기 또한 국내에 출시된 적이 없으니 아는 분이 많지 않을 겁니다. 일단 모니터에 PC엔진이 탑재됐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검떠: 그렇습니다. 조기자님 말씀처럼 PC-KD863G는 1988년 9월에 NEC에서 출시한 모니터 일체형 PC엔진 게임기입니다. 컴퓨터 모니터(31khz이 아니라 15khz와 24khz 지원이어서 사실상 PC 9801 용)로도 활용이 가능한 이 게임기 모니터의 가격은 자그마치 138,000엔!! 150만 원을 호가하는 엄청난 녀석이었죠.

조기자 : 이야~ 150만원.. 당시의 돈 가격을 보면 현재에는 250만원은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참 대단합니다.

검떠 : 사실 이 모델의 강점 중 하나는, PC엔진을 RGB 화질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었다는 점이죠. 기존의 PC엔진들은 (최근에는 RGB앰프 개조를 통해 RGB 출력을 뽑아낼 수 있긴 하지만) RGB로 연결된 화면을 볼 수 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 모니터 게임기는 애초에 PC엔진이 RGB로 연결되어 있어서 극상의 화질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이죠.

조기자 : 호오.. 저런 엄청난 가격에도 활용성이 있어 선호하시는 분이 계셨다는 얘기로군요. 흐...

검떠 : 그렇습니다. 지금 봐도 참 탐나는 기기인 건 맞지만.. 가격도 가격이고 공간도 없어서 여전히 입맛만 다시게 되는 녀석이지요. 흐흐. 지금은 뭐.. 일옥에서 한 30만 엔은 훌쩍 넘어갈 거에요.

PS2도 일체형으로.. 유럽 한정으로 출시된 브라비아 TV!

검떠: 이 모델도 좀 생소하시죠? 플레이스테이션2인데 LCD TV와 합쳐진 형태입니다. 소니의 명품 TV 브랜드인 브라비아로 출시됐으며 모델명은 KDL-22PX300 입니다.

조기자: 저도 기억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정확히 이 제품은 2010년 말에 소니에서 자사의 핵심 TV 브랜드인 브라비아 시리즈와 PS2를 합쳐서 출시한 모델입니다. 기본적으로 720P 해상도를 지원하고 3개의 USb단자, 스카트 단자, PC 입력단자 등을 탑재해서 범용성을 꾀했지요. PS2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DVD 재생 능력이 탑재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검떠 : 보통은 잘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소니에서 유럽 한정으로 내놓은 모델이거든요. 스카트 단자가 달려있다는 것만 봐도 벌써 유럽의 냄새가 확 나지 않습니까. 그리고 가격은 300달러 수준이었는데요, 35만원 선인 걸 감안해보면 브라비아TV 제품군 치고는 괜찮은 가격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조기자 : 실제로 본적은 없어서, 화질도 잘 모르겠습니다. LCD 모니터에 스카트 단자라.. 흠.. 화면이 다소 이상할 것 같은데 내부에 게임용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나 모르겠네요. 정수배로 확대해주면 괜찮을 것 같긴 하거든요.

검떠 :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예전에 봤을때 그럭저럭 봐줄만은 했습니다. DVD 재생도 그렇고요. 물론 CRT 연결 화질 보다는 한참 못하긴 하지요.

휴대 게임기들, TV를 품다.. PC엔진 TV 튜너

검떠: PC엔진 GT! 현역 시절에 갑부 오브 갑부들이 가지고 놀던 휴대용 게임기입니다.

아시다시피 게임기어는 세가마크3를 휴대용으로 만든 기기인데요, 이 PC엔진 GT는 PC엔진을 휴대용으로 만들어서, 당시 휴대 게임기 중에는 가장 고성능을 자랑합니다. 화면도 게임기어의 형광등 방식 보다는 격자 무늬로 미묘하게 더 선명한 느낌입니다.

조기자: 지금 보기엔 그놈이 그놈이고 못봐주겠다 싶지만 그 당시에는 이 화면 한 번 보여주면 친구들 다 너무 선명하다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물론 화면이 워낙 작다보니 PC엔진 용 RPG 같은 경우는 플레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에 PC엔진은 히라가나나 영문 등으로 문자를 몇 줄 암호문처럼 남기는 방식으로 RGB 세이브를 표현했는데, 화면이 워낙 작다보니 그 커맨드를 잘못 받아적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즐겼던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되었죠.

그래도 당시에 휴카드를 직접 꽂으면서 그정도 그래픽과 게임성을 내는 휴대용 게임기가 없었기 때문에 너무 너무 멋진 기기였습니다.

조기자: 그리고 이러한 PC엔진을 TV로 변신시켜주는 기기가 있었으니, 바로 TV튜너 입니다. 지금은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말았지만 이 TV튜너는 당시에 TV를 볼 수 있는 획기적인 기기였습니다.

카시오 미니 TV도 잘 없던 시절인데 꽤 그럴싸한 화질로 TV를 볼 수 있어서 놀랐었죠. 특히 중요한 점은 AV 입력이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케이블을 통해 외부 입력을 넣을 수 있었다
이런 케이블을 통해 외부 입력을 넣을 수 있었다

조기자: 그래서 PC엔진 GT에 TV 튜너를 꽂고 AV 콤포지트 입력으로 슈퍼패미콤이나 패미콤 게임을 즐길 수 있었죠. 정말 대박이었죠.

검떠: 이러한 PC엔진 GT와 TV 튜너 외에 다음 모델도 발매되지 않았습니까? 꿈의 기기라고 불리우던 휴대용 게임기. 바로 PC엔진 LT 얘깁니다.

조기자: GT 보다 훨씬~ 비싸고 훨씬~ 귀하다는 그 PC엔진LT! 2000년대에 일본 아키하바라 레트로 게임 매장에 가면 유리상자 안에 9만엔 이상의 가격으로 적혀있다는 바로 그... 전설의 기기... 그 당시에 9만엔이지 지금은.. 후후

검떠 : 잘 알고 계시는군요. PC엔진LT는 1991년도에 등장한 PC엔진GT의 개량형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액정이 여전히 격자형이긴 하지만 4인치로 커져서 훨씬 볼만해졌고 컴팩트 처럼 접히는데다 CD롬 같은 주변기기와 그대로 결합이 될 수 있었죠. PC엔진GT가 확장성이 없는 독자적인 기기였다면 PC엔진LT는 확장성에 화면 확대까지 이루어진 완전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TV튜너도 내장되어 TV를 바로 볼 수 있었죠!

조기자 : TV 튜너가 기본 탑재였다는 게 정말 놀라워요. 화면도 당시 기준으로 어마어마하게 컸구요. 돈 생각 안하고 때려 박아서 만든 기기라는 생각이 확 들거든요.

검떠 : 네 부품을 보면 비쌀만 하긴 했지만... 가격이 높아도 너무 높았습니다. 무려.. 99,800엔.. 하하하. 당시 닌텐도 게임보이(미니컴보이)가 9,800엔 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10배 차이가 나는 초 고오오오오오급 게임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 그야말로 버블시대가 낳은 괴물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게임기어(핸디 겜보이)에도 TV 튜너는 있다!

조기자: 세가의 게임기어. 지금은 화질이 안좋기로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꿈의 게임기중 하나였습니다. 지금 순정 상태의 게임기어를 보면 '흑백인가?' 이렇게 생각할 정도인데요, 그래도 밤에 이불 뒤집어 쓰고 보면 아주 선명한? 칼라가 나오는 게임기였습니다. 제가 게임기어를 현역 시절에 쓰다가 친구들을 빌려주곤 했는데요, 다음날 다들 눈이 빨갛게 되어서 나타나곤 했습니다. 밤새 이불 속에서 게임을 즐기다 온 거였죠. 다들 엄지를 치켜세우며 게임기를 반납했었죠.

검떠: 이 게임기어도 마찬가지로 TV 튜너를 장착할 수 있었고, PC엔진 GT와 마찬가지로 AV 외부 입력이 가능했습니다.

게임기어에 TV 튜너를 연결하고 AV 커넥터로 엑스박스원과 패미콤을 연결한 모습
게임기어에 TV 튜너를 연결하고 AV 커넥터로 엑스박스원과 패미콤을 연결한 모습

조기자: 그리고 이 핸디겜보이와 TV튜너가 국내에도 출시가 되었었는데요, 이전에 박스셋 사진을 찍어놓은 적이 있어서 공유드립니다.

핸디 겜보이 TV 튜너를 그 당시에 정말 구입한 사람이 많지 않은 기기였고, 그래서 지금도 최고의 레어템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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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디겜보이와 핸디겜보이 TV 튜너 완전체의 모습
핸디겜보이와 핸디겜보이 TV 튜너 완전체의 모습

시간은 흘러 흘러.. GBA도 휴대용 TV가 된다​

검떠: 이렇게 PC엔진 GT와 게임기어만 TV가 되느냐! 아닙니다. GBA도 TV 튜너가 따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칼라 휴대용 게임기다보니 이런 주변기기가 없을리 없었죠.

조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GBA는 닌텐도에서 발매한 메이저 휴대용 게임기이기 때문에 TV 튜너의 종류도 여러 종류였습니다. 보통은 안테나가 따로 달려있고 AV 외부 입력을 받고 웬만한 기능은 다른 기종의 TV 튜너와 다 비슷했습니다.

외부 입력으로 패미콤을 연결한 모습
외부 입력으로 패미콤을 연결한 모습
이러한 TV 튜너는 GBA SP 시대까지 나아간다
이러한 TV 튜너는 GBA SP 시대까지 나아간다

검떠: GBA 자체가 그립감도 좋고 또 '휴대용 슈퍼패미콤'이 되자는 모토이기 때문에 성능도 좋습니다. 전세계에 워낙 많이 팔려나갔기 때문에 이 TV 튜너도 지금 이베이 등지에서 곧잘 발견되곤 합니다.

휴대용 TV로 쓰기에도 딱 깔끔하고 좋기 때문에 여러 군데서 내놓았겠죠. 저도 창고에 GBA 용 TV 튜너가 있긴 할텐데 여기 소개된 모델이 아니네요 여튼 저도 하나 가지고 있긴 합니다.

NDS 시리즈도 휴대용 TV로 변신한다! 알고 있니?​

검떠: NDS 초기형. 모습을 보면 약간 탱크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요, 이렇게 TV 튜너를 연결하니 정말 탱크같구나.. 싶긴 합니다.

초기형 NDS가 사실 NDSL 보다 그립감은 더 좋죠. 화질은 좀 떨어져도요.

그리고 NDS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팔려나갔는데요, 그래서 TV 튜너도 굉장히 이쁘게 생겼더라구요.

조기자: 단자가 얄상하다보니 AV 외부 입력이 될 것 같진 않은데요? 흠?

검떠: 네에. 저도 저 모델을 직접 써본적은 없었어요. 사실 이 NDSL이 활개칠 때에는 굳이 AV 외부 입력을 쓸 시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팩 슬롯처럼 생긴 부분을 연결해서 TV를 본다는 건 참 신박한 발상인 것 같습니다.

조기자: 먼 미래에 귀해질수도 있으니 지금쯤 하나 잘 구해두는 게 좋아보인다 싶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PSP도 TV 튜너가 있긴 한데요, 일반 TV가 아니라 원세그라고 일본 전용 방송 튜너가 있습니다. DMB 튜너인데요, 혹시나 왜 PSP는 얘길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올까봐 슬며시 보여봅니다

검떠: 휴.. 그럼 조기자님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일체형 TV 게임기들과, 휴대 게임기들의 TV 튜너를 살펴보니 어떤가요?

조기자: 저야 뭐 너무 좋았죠. 게임업계가 어떻게 변해갔는지 파악할 수 있었고, 당당하게 게임업계의 한 축을 담당했구나 싶어서 좋았습니다. 검떠님 넘 수고하셨어요. 다음에 뵈어요.

검떠: 네 조기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봬요~

조기자 : 네에.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TV와 게임 일체형'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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