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다시 지고 핀다!” 한번 망했다가 다시 부활한 게임
꽃도 피고 지고, 파릇파릇한 잎이 울창한 산도 결국 마른 가지로 뒤덮이듯, 게임 산업 역시 예외 없이 흥망성쇠를 반복한다.
한 시대를 풍미하던 IP가 개발사 파산이나 대형 실패로 자취를 감추고, 그렇게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일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일부 게임들은 완전히 꺼진 불씨처럼 보이다가도, 인수와 재정비, 혹은 전혀 다른 개발사의 손을 거쳐 다시 시장 전면에 등장하기도 하는 것이 사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게임들이 무덤에 들어갔다 다시 대중 앞에 나선 것일까?

[붕괴된 id 소프트에서 다시 피어난 꽃 '둠']
1993년 출시된 '둠'(Doom)은 게임 산업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영향을 미쳤다. 1인칭 슈팅게임이라 할 수 있는 FPS의 기틀을 잡은 게임이었고, 네트워크 플레이를 지원하여 온라인 멀티 게임의 모델을 제시했으며, 세기의 천재 ‘존 카멕’의 손에서 창조된 ‘둠 엔진’을 통해 그래픽 엔진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등 하나하나가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작품이었다.
이렇듯 엄청난 인지도를 쌓은 ‘둠’이었지만, 2004년 ‘둠3’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둠3’는 기존 게임과 비교해 아득히 높은 그래픽을 자랑했지만, 당시 PC 사양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사양이었고, 판매량 역시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전 작품에 비해서는 저조한 편이었다.
여기에 차기작 개발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내부 조직 변화와 핵심 인력 이탈이 이어지며, 수년간 재기획을 반복했고, 이 공백을 틈타 ‘콜 오브 듀티’와 ‘배틀필드’와 같은 현대 FPS가 주류가 되면서 ‘둠’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게임 중 하나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2009년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회사였던 제니멕스가 id 소프트를 인수한 이후 오랜 시간 공백기를 끝낸 ‘둠’은 2016년 리부트를 통해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은폐와 엄폐라는 현대적인 FPS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나 악마를 찢고 발기는 ‘둠가이’를 앞세운 ‘둠 리부트’는 화끈한 액션과 잔혹한 근접 전투 빠른 속도감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리즈의 명성을 되찾은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등극했다.
여기에 2020년 ‘둠 이터널’은 이동과 전투를 더 입체적으로 확장하며 ‘공격하지 않으면 죽는’ ‘둠’ 특유의 요소를 더욱 발전시켰고, 2025년 출시된 ‘둠: 더 다크 에이지스’는 ‘둠가이’의 과거를 다루는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하나의 게임이 부활한 이후 확장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새로운 터전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운 ‘폴아웃’]
서양 RPG의 명작 시리즈이자, 방대한 자유도와 치밀한 스토리로 명성을 높인 작품 ‘폴아웃’도 의외로 큰 위기를 겪은 이후 다시 성공 가도를 달린 게임 중 하나다.
많은 이들이 ‘폴아웃’을 베데스다의 게임으로 기억하지만, 사실 이 게임은 ‘인터플레이 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작품이다. ‘바즈테일’, ‘웨이스트랜드’ 등 서양에서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을 다수 선보인 ‘인터플레이’에서 1997년 처음 선보인 ‘폴아웃’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RPG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작품은 아니었다.
당시 PC RPG 시장 자체가 매우 작았고, CRPG 장르 자체가 매우 마니악한 장르였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1998년부터 급격한 재정난에 휩싸였던 ‘인터플레이’가 2001년부터 재정난 해소를 위해 다수의 게임 판권을 판매하면서 결국 ‘폴아웃’ 역시 베데스다로 권리가 넘어가게 되었다.

이 베데스다가 판권을 넘겨받은 이후 ‘폴아웃’은 한때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났으나, 2008년‘폴아웃3’가 공전의 히트를 달성하면서 단숨에 대형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변모했다.
탑뷰 아이소매트릭 CRPG 게임이었던 1~2편과 달리 ‘폴아웃3’는 1인칭 오픈월드 게임으로 완전히 새롭게 변화했고, 방대한 스토리와 맵 곳곳에 배치된 유기적인 퀘스트 라인 등 방대한 콘텐츠를 선보여 1,3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이후 전성기에 돌입하며 물이 오른 베데스다는 폴아웃3의 확장팩인 ‘뉴 베가스’, ‘폴아웃4’를 연달아 선보이며, 폴아웃 시리즈는 2010년대 명작 게임을 논하는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임이 되었다. 물론,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되었던 ‘폴아웃 76’이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고, 후속작 역시 ‘엘더스크롤 6’에 밀려 소식이 없는 등 이전보다는 명성이 다소 낮아졌지만, 드라마로 제작된 ‘폴아웃’이 시즌 3까지 등장할 만큼 히트를 기록. 영상 매체까지 영향력이 확대되는 중이다.

[10년간 흔들린 명작의 부활 선언 –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앤 매직]
‘히어로즈 마이트앤 매직’(HOMM / 이하 히마매)은 80~90년대 게임 이용자들에게 ‘게임 이상의 게임’으로 불리던 작품이었다. 턴제 전략이라는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향력을 미친 작품이기도 하며, 요정, 괴물, 천사, 악마, 언데드 등 다양한 종족으로 구성된 유닛을 컨트롤하는 재미로 많은 이들의 시간을 불태운 게임이기도 했다.
‘히마매’는 명작으로 불리는 2편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3편을 잇달아 선보이며, 전성기를 맞았으나, 2003년 원 개발사인 3DO 컴퍼니가 파산 보호 신청에 실패하며, 자산 매각 절차에 들어간 이후 유비소프트로 게임 판권이 넘어가면서 한차례 위기를 겪었다.

이후 유비소프트에서 선보인 ‘히마매5’는 풀 3D로 개발되어 이전 작품과 차별화를 두려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2011년 출시된 ‘히마매 6’는 온라인 연동 시스템 도입했으나 서버 불안으로 큰 곤욕을 치르며, 사실상 실패한 작품으로 남는 등 시리즈의 존폐가 흔들릴 정도로 잇따라 부진한 성과를 거뒀다.

이렇듯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흔들리고 또 흔들렸던 명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등장하는 게임이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올든 에라’다. 2026년 발매 예정인 이 게임은 ‘히마매 3’를 기반으로 시리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디렉터 ‘존 반 케너헴’이 다시 게임 개발에 참여하여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지난해 처음 공개된 스팀 데모 버전이 호평을 이끌어내어 기대를 받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차례 출시일을 연기하여 과연 명작 시리즈의 명성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원작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