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네와 함께하는 감성 시간. 일본 Nestopi가 선보인 ‘Chill with You : Lo-Fi Story’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화면 앞에서 보낸다. 일과 공부, 메시지와 알림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간에서, ‘집중’은 점점 기술이 아니라 감각에 가까운 단어가 되어 간다. 그래서일까? 최근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누군가의 일상 속 빈자리를 조용히 채워 주는 존재로 확장되고 있다.
'Chill with You : Lo-Fi Story'(칠 위드 유 로파이 스토리)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빠르게 이기고 소비하는 게임이 아니라, 곁에 앉아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게임. 일본 인디 스튜디오 Nestopi(네스토피)가 그려낸 이 조용한 세계는, 효율과 경쟁 사이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형태의 플레이 경험을 제안한다. 이 칼럼에서는 사토네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 담긴 의도와, Nestopi가 바라보는 ‘감성 기반 게임’의 가능성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

■ Nestopi, 팀으로 만드는 인디의 방식
일본 인디 게임 스튜디오 Nestopi Inc.는 지난 10년간 독특한 방식으로 팀 기반 인디 개발 문화를 만들어 온 개발사다. 약 20명의 구성원이 함께하는 Nestopi는 일본 인디 시장에서 흔치 않은 ‘팀 단위 제작’을 지향하며, 개인 개발 중심의 기존 흐름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대부분 1인 혹은 2~3인 규모로 운영되는 일본 인디 환경에서, 여러 창작자가 하나의 세계를 함께 구축하는 방식은 Nestopi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특징이다.
이들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크리에이터의 개성 존중이다. 대표 중심의 일방적인 제작 구조보다, 각 디렉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우선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색깔의 프로젝트가 공존하도록 돕는다. 이번에 공개된 'Chill with You : Lo-Fi Story' 역시 한 서버 프로그래머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장시간 혼자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며 느낀 외로움, 그리고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게임 콘셉트로 이어진 것이다.

■ 사토네와 함께 만드는 집중의 공간
이 작품은 플레이어가 사토네라는 캐릭터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작업하는 체험을 중심에 둔다. 단순히 음악을 틀어놓는 애플리케이션에 머무르지 않고, 타이핑 소리와 사토네의 생활음, 창문을 열어 공기를 환기하는 연출 등 세밀한 요소를 통해 ‘같은 공간에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감각을 만들어 낸다. 음악과 배경, 환경음은 모두 사토네 테마를 기반으로 구성되어, 시각과 청각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정서로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개발진이 가장 중요하게 본 지점은 ‘의외로 집중이 잘 된다’는 실제 체험이었다. 혼자 하는 작업이지만 화면 속 사토네가 곁에서 묵묵히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플레이어에게 안정감과 몰입을 제공한다. 이 게임은 효율을 강요하는 도구라기보다, 마음의 온도를 낮추고 자연스럽게 몰입 상태로 이끄는 하나의 공간에 가깝다.

■ 감성과 일상 사이, Nestopi의 창작 철학
감성 중심의 설계는 Nestopi가 추구하는 창작 철학과 맞닿아 있다. 시장의 유행을 쫓기보다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하고, 그 이후 사용자와의 접점을 찾아 균형을 맞춘다는 방식이다. 그래서 'Chill with You : Lo-Fi Story'는 기능성 콘텐츠와 감성 게임 사이 어딘가에 자리하며, 플레이어 각자의 일상 속에서 저마다 다른 의미로 작동한다.
한국 플레이어에게도 이 경험은 충분히 공감될 만하다. 빠른 속도의 일상과 공부, 업무 사이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사토네와 함께하는 조용한 풍경은 그런 순간을 부드럽게 감싸며, 혼자가 아니라는 감각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Nestopi는 앞으로도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와 커뮤니티에서 유저들과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개발자에게 플레이어와의 만남은 단순한 피드백을 넘어, 창작을 이어가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이라는 설명이다.


■ 따뜻한 집중의 기억으로 남기를
조용하지만 또렷한 존재감으로 다가오는 'Chill with You : Lo-Fi Story'는, 거창한 목표 대신 일상의 작은 위로를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게임은 효율을 재촉하기보다 사토네와 같은 공간에 머무르며 각자의 속도로 시간을 흘려보내도록 이끈다. 그 느린 리듬 속에서 플레이어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집중을 되찾게 된다. 사토네와 함께한 짧은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공부와 일 사이의 쉼표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혼자가 아니라는 작은 위안이 된다. 그 온기가 한국의 플레이어들에게도 조용하고 따뜻한 집중의 기억으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