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와 타워 디펜스의 만남. 샤이니 슈가 개발한 '몬스터 트레인2'
카드 게임과 타워 디펜스, 그리고 로그라이크가 결합된 독특한 전략 게임 '몬스터 트레인 2(Monster Train 2)'가 본격적으로 이용자층을 넓히고 있다. 2011년 설립된 미국 개발사 샤이니 슈(Shiny Shoe)가 선보인 이 작품은 전작의 핵심 재미를 계승하면서도 시스템과 볼륨을 대폭 확장해, 전략 장르 팬들 사이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층 단위로 나뉜 열차 내부에서 펼쳐지는 전투 설계,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 위에서 이루어지는 판단, 그리고 매 판 달라지는 로그라이크 구성은 이 게임을 단순한 카드 게임 이상의 경험으로 만든다. 빠른 판단과 치밀한 설계가 동시에 요구되는 이 작품은, 전략 게임이 줄 수 있는 긴장과 만족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

열차 3층을 무대로 펼쳐지는 카드 전략
'몬스터 트레인 2'의 전투는 3층 구조의 열차 내부에서 진행된다. 플레이어는 각 층에 유닛과 주문 카드를 배치해 몰려오는 적을 막아야 하고, 카드를 언제 어디에 사용할지에 대한 선택 하나하나가 전투의 흐름을 바꾼다. 단순히 강한 카드를 내는 것이 아니라, 층별 배치와 시너지, 다음 턴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입체적인 설계가 특징이다.
로그라이크 구조는 이 싸움을 매번 다른 이야기로 만든다. 플레이어는 시작과 함께 두 개의 클랜을 선택해 덱을 꾸리고, 전투 보상과 상점, 예기치 않은 이벤트를 거치며 자신만의 전략을 다듬어 간다. 예상하지 못했던 카드 조합이 한순간에 전세를 뒤집고, 실험 끝에 탄생한 빌드가 거대한 승리로 이어질 때, 이 시리즈가 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는지가 또렷해진다.

15년 경력의 베테랑 팀이 만든 ‘선택의 게임’
샤이니 슈는 PC와 콘솔, MMO 개발 경험을 가진 19명의 베테랑으로 구성된 스튜디오다. 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화려한 연출보다 ‘플레이어가 계속 고민하게 만드는 선택의 밀도’다.
개발진은 “재미의 핵심은 시스템을 이해하고, 메커닉을 조합해 자신만의 강력한 전략을 발견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접근은 반복적인 도전을 통해 실험을 장려하는 로그라이크 구조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실제로 스튜디오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잦은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하며 밸런스와 플레이 감각을 꾸준히 다듬어 왔다.

전작을 넘어선 확장 – 천국으로 옮겨간 무대
이 작품은 단순한 확장판이 아니라, 전작의 구조를 한 단계 밀어 올린 진화형 작품에 가깝다. 무대는 지옥에서 천국으로 옮겨졌고, 그 변화만큼 새로운 적과 메커닉, 전략적 선택지가 대폭 추가됐다. 유닛 능력 시스템과 클랜별 인터페이스, 열차 층간 이동을 활용한 전투 설계는 기존 전술에 더 입체적인 판단을 요구한다.
기술적 완성도 역시 크게 개선됐다. 스팀 덱 공식 지원과 UI 개편을 통해 접근성이 높아졌고, 전작에서 지적됐던 불편 요소들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 개발진의 목표는 분명했다. 1편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구조와 경험의 범위를 더 넓혀 다음 단계의 몬스터 트레인을 만드는 것이었다.

신규 DLC로 더 깊어진 도전
최근 공개된 DLC ‘Destiny of the Railforged(선로의 자손에게 주어진 운명)’는 게임의 규모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열차 시스템의 창조자인 헤르잘과 헤프가 이끄는 신규 클랜 ‘레일포지드’가 합류했고, Forge·Burst·Room Ability 등 기존 전투 구조와 결이 다른 완전히 새로운 메커닉이 도입됐다. 이로 인해 전투는 단순한 카드 운용을 넘어, 상황에 맞춘 층별 설계와 능력 조합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신규 모드 ‘소울 세이비어’는 숙련자를 위한 도전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플레이어는 다음에 맞설 보스를 직접 선택하며, 승리 후에는 보너스와 함께 저주를 동시에 받는 구조라 전투 순서 자체가 중요한 전략 요소로 작동한다. 여기에 소울 기반의 성장 시스템이 더해져 카드와 능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단기 승부가 아닌 장기적인 빌드 설계와 위험 관리가 요구된다. 이러한 구성은 매 전투를 개별 단계가 아닌 하나의 긴 여정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숨겨진 콘텐츠와 ‘되돌리기’ 기능의 탄생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요소는 거대한 비밀 콘텐츠였다. 1편에 등장했던 모든 몬스터 클랜이 2편에도 존재하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제공되지 않고 게임 내에서 직접 구출해야만 해금된다. 출시 전까지 철저히 숨겨졌던 이 구성은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큰 반전을 안겼다.
기술적으로는 행동 되돌리기(Undo) 시스템이 가장 난이도 높은 도전이었다. 본래 온라인 챌린지의 부정행위 탐지를 위해 설계된 리플레이 기능을 확장해, 플레이어가 실수했을 때 현재 턴의 시작 지점까지 되돌릴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전략 게임 특유의 부담을 낮추고 다양한 실험을 장려하는 핵심 장치로 자리 잡았다.

이용자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게임
샤이니 슈는 강한 커뮤니티 중심의 개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 안에는 피드백 버튼이 내장되어 있어, 플레이어의 의견이 스크린샷과 로그, 세이브 파일과 함께 자동으로 전달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개발진은 문제 상황을 실제 플레이 맥락 속에서 파악할 수 있으며, 실제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거의 매일에 가까운 업데이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이용자에게 어울리는 ‘투명한 전략’
개발진은 한국 플레이어들이 깊이 있는 전략과 최적화를 특히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몬스터 트레인 2’는 현재 12개 클랜 조합과 550종 이상의 카드를 제공하며, 전투에 필요한 정보 대부분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즉 숨겨진 확률에 크게 의존하기보다, 플레이어의 판단과 설계 능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구조다. 무작위 요소가 존재하더라도 그 비중이 과도하지 않아, ‘운이 좋아서 이겼다’기보다는 ‘내 전략이 통했다’는 감각을 남기는 것이 특징이다.
개발진은 “플레이어가 몰입 상태에서 빠르고 의미 있는 결정을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딱 한 판만 더’라고 말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전작보다 나은 게임으로 기억되길
샤이니 슈가 바라는 목표는 명확하다. 전작을 넘어서는 최고의 전략 로그라이크로 기억되는 것. 15년간 쌓아온 개발 경험과 집요한 피드백 문화는 ‘몬스터 트레인 2’를 그 이상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만들고 있다. 개발진은 단순히 콘텐츠를 늘리는 대신, 플레이어가 매 순간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만드는 구조를 다듬는 데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이 게임은 운에 휘둘리는 로그라이크가 아니라, 선택이 결과로 이어지는 ‘투명한 전략’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추가될 콘텐츠와 커뮤니티와의 협업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지 역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열차는 이미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남은 것은 플레이어가 어떤 카드와 어떤 선택으로 그 여정을 완성하느냐다.
기고: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