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탈옥 어렵네~ 스위치로 만난 ‘백 투 더 던 ~브레이크 더 애니멀 프리즌~’
지난해 PC와 엑스박스 등으로 먼저 출시돼 RPG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메탈헤드게임즈의 서스펜스 탈옥 RPG '백 투더 던(Back to the Dawn) ~브레이크 더 애니멀 프리즌~'이 올해 3월 5일 닌텐도 스위치와 닌텐도 스위치 2로 정식 발매됐다.
국내 시장에는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오 게임피아가 협력해 선보였으며,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도 연내 출시 예정이다.

이 작품은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쓴 기자와 잠입 임무를 수행하는 수사관 중 하나가 되어 감옥에서 탈옥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과정을 하드보일드 분위기의 정통 CRPG로 완성했으며, 앞서 발매된 스팀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다수의 게임 어워드에서도 수상했다. 지난해를 대표하는 인디 RPG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스위치 버전 출시를 계기로 직접 ‘백 투 더 던 ~브레이크 더 애니멀 프리즌~(이하 백 투 더 던)’을 즐겨봤다. 20여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탈옥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 못지않게 몰입감 있는 재미를 선사했다. 일부 이용자들이 이 게임을 ‘퍼리즌 브레이크’라고 부르며 칭찬하는 이유도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었다.
먼저 게임의 그래픽은 2D 픽셀풍의 귀여운 느낌이지만, 일러스트와 게임 전반의 분위기는 다소 어둡고 진중한 편이다. 마냥 귀엽기만 한 분위기보다는 묵직한 느낌을 전달한다. 게다가 남성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등장하는 여성 동물 캐릭터가 매우 적어 전반적인 분위기가 다소 칙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캐릭터 크기가 작아 표정 변화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말풍선 형태로 표정을 표현하는 연출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전투와 탐색 과정에서의 캐릭터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다. 여기에 각종 그림자와 빛 반사 효과까지 구현돼 있어 비주얼에 꽤 공을 들였다는 인상을 준다.
게임은 여우 기자 토마스와 흑표범 밥 중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밥은 기본 능력치가 더 높지만 탈옥 과정에서 동물을 한 명 더 탈출시켜야 하는 조건이 있어 토마스보다 난도가 높다. 게임에서도 초회차 플레이에서는 토마스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게임에는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엔딩이 마련돼 있으며, 100건 이상의 퀘스트와 여러 탈옥 루트,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엔딩 분기가 준비돼 있다. 여기에 100만 자 이상의 방대한 텍스트로 구성된 이야기가 더해져 볼륨감도 상당하다. 각 캐릭터마다 약 20시간 정도 플레이할 수 있다고 하니, 플레이타임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기존 버전과의 가장 큰 차이점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일본어와 중국어 음성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한국어 더빙은 아니지만, 전문 성우들의 연기가 더해지면서 캐릭터의 감정선이 한층 살아나 게임 몰입도를 높여준다.

게임의 핵심 재미는 교도소 생활을 이어가면서 몰래 탈옥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 토마스의 경우 자신의 누명을 벗을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해 탈옥을 시도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 목표다. 물론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게임 속 볼더튼 교도소의 하루 일과는 철저한 시간표에 따라 진행된다. 오전 7시 기상 후 점호, 8시부터 12시까지 교도소 내 작업 시간, 12시부터 13시까지 점심시간, 13시부터 17시 30분까지 야외 활동 시간, 17시 30분부터 22시까지 저녁 시간, 그리고 22시 이후 소등 시간으로 구성된다.

플레이어는 이 정해진 시간표 속에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탈옥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탈옥 준비만으로도 바쁜 상황에서 교도소 안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신경을 쓸 것이 많다는 것이 이 게임의 중요한 재미 포인트다.
볼더튼 교도소에서는 대부분의 활동에 돈이 필요하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데도 돈이 들고, 더 좋은 식사를 하려 해도 돈이 든다. 하루 두 번 제공되는 기본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포만감을 느끼기 어렵다.

위생용품 역시 매주 지급되는 기본 수량을 제외하면 모두 구매해야 한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체력이 약해지고, 씻지 않으면 몸에서 악취가 나 다른 캐릭터들과 정상적으로 교류하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니게임 형태의 교도소 작업을 수행하거나 갱단 퀘스트 등을 성공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다양한 죄수들과 교류하며 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거나 때로는 속이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교도소 내 갱단 간 경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캐릭터의 힘, 민첩, 매력, 지력 등의 능력치를 육성할 필요도 있다. 간수와 친해져 교도소 내 더 많은 구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은 대부분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하며 진행된다. 휴식을 통해 회복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행동을 이어갈 수 없다. 주어진 시간과 기회는 제한적인데 해야 할 활동은 많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여기에 주사위 판정 방식의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돼 있어 상황에 따라 여러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CRPG 팬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요소다.
CRPG가 낯설 수 있는 이용자나 게임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를 위해 편의 장치를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체력 관리나 주사위 눈금, 흘러가는 시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점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들이 어려워서 그만두게 만들기보다는 게임이 가진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마련한 셈이다.

'백 투더 던 ~브레이크 더 애니멀 프리즌'~은 겉으로 잠깐 보기에는 귀여운 게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정통 CRPG의 재미가 살아 있는 작품이다. CRPG 장르를 좋아하는 이용자나 일본식 RPG가 아닌 신선한 RPG를 찾고 있었던 이용자라면 한 번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