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전 곽노진 대표,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로 '바이오하자드' 같은 정통 서바이벌 재미 전할 것“
국내 게임 시장에서 불모지에 가까운 '정통 서바이벌 호러'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개발사가 있다. NHN과 블루사이드 등에서 '킹덤언더파이어' 시리즈를 거친 곽노진 대표 등 개발진이 주축인 개발사 '인플루전'이 그 주인공이다.

인플루전은 모바일과 VR 콘텐츠 개발을 거치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포 전문 스튜디오'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난 2월 진행된 스팀 넥스트 페스티벌에 게임을 출품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기세를 몰아 오는 6월 신작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의 출시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공포 전문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확립한 인플루전의 시작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창업 후 처음 선보인 3D 액션 게임 '스톰본'은 뛰어난 그래픽 기술력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다.
이후 회사는 생존을 위해 자신들의 강점인 3D 그래픽을 살리기 위해 실사형 그래픽이 필요한 VR 산업용 콘텐츠 개발에 뛰어들었고, 개발력을 인정받아 다수의 제품을 납품하며 개발력을 키우는 동시에 자금까지 확보해 2023년부터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거대한 배가 곽노진 대표의 눈에 들어왔다.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의 무대가 되는 6,000톤급 선박은 단순히 상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다. 곽 대표는 한국해양대학교와 VR 비상탈출 훈련 콘텐츠를 개발하며 접했던 실제 선박의 데이터를 게임에 녹여냈다. 라이다(LiDAR) 스캔 데이터를 유니티 엔진의 HDRP(고해상도 렌더 파이프라인)을 활용 현실적인 모델링을 진행했다고 한다.
곽노진 대표는 "우리가 가진 그래픽 구현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게임 장르가 무엇일까 깊이 고민했고, 그 답은 공포였다. 그리고 배에 승선해 살펴보니 배의 설계나 구성이 서바이벌 호러 게임의 레벨 디자인에 정말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협조를 구해 배를 무대로 하는 호러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가 인플루전의 공포 게임 첫 작품은 아니다. 공포 장르 검증을 위해 실제 선박 데이터를 활용해 일종의 프롤로그 형태의 게임인 '세이브 티저: 비포 더 던'을 선보여 이용자의 반응을 끌어냈다.
이후 선박 규모를 전체로 확대해 활용한 4인 멀티 게임인 '세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오히려 넓은 맵이 고요한 공간이 주는 공포라는 강점을 저해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해 봄, 과감하게 방향을 선회했다.

곽 대표는 과거 '바이오하자드'나 '사일런트 힐'에서 느꼈던 정통 생존 공포의 재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기로 했고,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의 프롤로그를 지난해 8월 먼저 이용자들에게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실적·밀폐 공간'에 기반한 '스토리 주도 싱글 생존 공포'의 가능성을 확인한 곽 대표는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의 개발에 집중했다.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6,000톤급 선박 실제 스캔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한 작품이다. 이를 통해 기존 게임들이 편의를 위해 임의로 키워놓은 공간과는 차원이 다른 압박감을 구현했다. 특히 독특한 카메라 시점이 눈길을 끈다.
게임 내 시점이 다소 높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곽 대표는 "실제 배에 타보면 층고가 낮아 천장과 머리 사이의 공간이 좁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시점이 매우 높게 느껴진다. 우리는 실제 데이터를 그대로 썼기 때문에 그 리얼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술적인 노력을 통해 전 구간 로딩 없는 '심리스(Seamless)' 환경을 구축했다. 유니티 엔진 자체에는 해당 기능이 없어 직접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끊김 없는 몰입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플루전은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 개발 과정에서 철저하게 '이용자가 원하는 재미'에 집중했다. 당초 올해 2월보다 앞선 지난해 11월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의 데모를 선보이려고 했으나, 해외 홍보 전문가들과 이용자들로부터 평가와 의견을 받아보니 기존의 정통 서바이벌 호러 게임들과 스타일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더 정확하게는 "정통 바이오하자드 스타일과 다르다"는 냉정한 피드백을 받았다.
곽 대표는 이 지점에서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해서는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우리가 뭐라고 기존의 성공적인 문법을 함부로 바꾸겠나 싶어 정통 서바이벌 호러의 편의성과 문법을 그대로 따르거나 오히려 더 개선하는 방향으로 게임 전체를 다시 뜯어고쳤다."고 회고했다.

호러 서바이벌 장르의 또 다른 재미인 퍼즐 시스템도 대폭 수정했다. 해외 이용자들에게 생소했던 한국식 디지털 도어락이나 국가별로 다른 날짜 표기법 등을 과감히 덜어내고, 전 세계 누구나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숫자 퍼즐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조작을 통한 기믹을 도입하는 식으로 선회했다.
그리고 지난 2월 진행된 스팀 넥스트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데모 버전에서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스템 고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장애물 수준에 머물렀던 몬스터들의 AI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출시 전까지 몬스터의 애니메이션 퀄리티와 지능적인 AI 패턴을 추가하여, 단순히 마주치는 것을 넘어 전략적인 전투가 필요한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구현할 계획이다.
여기에 서바이벌 호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추적자' 시스템을 도입한다. 과거 작품 '세이브'에서 등장했던 크툴루 기반의 거대 몬스터가 추적자로 등장해, 이용자들을 안심할 수 없게 만든다. 게임에는 권총부터 시작해 샷건, 화염병 등 다양한 무기가 등장하지만, 생존이 만만치 않을 예정이다.
게임의 서사는 러브크래프트의 '인스머스의 그림자'에서 영감을 받아, 서구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크툴루 신화가 한국의 어느 어촌 마을로 흘러 들어왔다는 독특한 설정을 취했다. 여기에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 특유의 사이비 종교 색채를 덧입혔다.

곽 대표는 서바이벌 장르를 준비하며 "뻔한 감염에 의한 공포보다는 오컬트적인 공포를 다루고 싶었다"며, "다곤 신앙이 한국에 전파되어 인신공양을 일삼는 사이비 종교가 만들어졌다는 설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진행된 스팀 넥스트 페스티벌에서 '새나라: 더 새크라멘트'는 해외 주요 매체에 소개되며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4명의 소수 정예 인력이 개발 중인 이 게임은 약 7~8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보여줄 예정이며, 멀티 엔딩 시스템을 통해 분기에 따른 다양한 결말을 선사할 예정이다.

곽 대표는 "선박이라는 완성된 형태의 레벨 디자인과 한국적 오컬트가 만난 우리만의 호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플루전의 이름을 각인시키겠다. 오는 6월 스팀 버전을 약 19.99달러에 출시한 뒤, 가을에는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 무료 DLC가 포함된 통합 버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