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린 조작감으로 유명해진 게임이 있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 가장 뜨겁고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임은 단연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이다.
출시 이전부터 사전 플레이를 통해 공개된 메타 크리틱 점수가 40점대부터 90점대까지 등장하는 역대급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보여준 것에 이어 대전 격투 게임을 방불케 하는 스킬과 복잡한 상호작용 키 등으로 인해 연일 숏츠가 등장할 정도로 많은 이슈를 타는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붉은 사막’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불편한 조작 시스템을 지니고 있지만, 오히려 이 불편함 덕에 예상치 못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구려서 컬트적인 인기를 얻은 전설의 게임 – 데스크림존]
가장 대표적인 게임이 세가에서 만든 ‘데스크림존’이다. 80~90년대생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버추어캅’으로 재미를 본 세가는 이와 비슷한 또 다른 건슈팅 게임을 1996년 출시했는데, 이 게임이 바로 애콜 소프트웨어에서 개발한 ‘데스크림존’이었다.
‘데스크림존’은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이슈를 얻었는데 바로 건슈팅 게임임에도 기존 게임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조작이 엉망진창이었기 때문. 당시 건슈팅 게임은 전용 컨트롤러라 할 수 있는 ‘버추어건’이 사용됐는데, 화면에 목표를 조준해도 이상하게 포인터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조준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에 총을 쏴도 미묘하게 총알이 나가는 타이밍이 달라 목표를 놓치는 것은 일상이었고, 포인트 속도와 총알의 속도가 달라 분명 총을 쐈는데, 적이 이를 무시하는 기상천외한 일이 게임 내내 펼쳐졌다.
심지어 게임 패드로 플레이하면 대각선 이동을 지원하지 않는 데다 포인트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사실상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건슈팅 게임이지만, 건과 슈팅 두 가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기적의 게임인 셈.
또한, 당시 기준으로도 처참했던 그래픽과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와 생명 게이지를 빼앗는 ‘날다람쥐’가 화면 곳곳을 날아다니는 등 게임의 완성도 역시 기괴하기가 이를 데가 없는 게임이 ‘데스크림존’이었다.

이러한 게임성으로 세가 세턴 최악의 게임(쿠소게임) 4대 천왕 중 1황으로 떠오른 ‘데스크림존’이었지만, 이 묘하게 구린 게임성에 끌린 이들로 인해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후속작이 무려 3편이나 나올 정도로 그쪽(?) 취향인 이들에게는 전설 같은 게임으로 남았다.

[더럽게 말 안 듣는 반려동물을 보는 게임 – 더 라스트 가디언]
소니에서 2016년 출시한 게임 ‘더 라스트 가디언’은 거대한 식인 독수리 ‘토리코’와 소년의 모험을 다룬 3인칭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게임은 ‘이코’, '완다와 거상' 등의 감각적인 게임으로 인기를 얻었던 '우에다 후미토'가 개발 총괄을 맡았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코’에서는 공주, ‘완다와 거상’에서는 말 ‘아르고’와 함께하는 상호작용이 게임 내 콘텐츠 중 하나일 정도로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인 개발자였던 만큼 ‘토리코’와의 유대감 넘치는 플레이를 중점으로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상호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소년과 괴수가 교류를 쌓아 나가며 역경을 해쳐나가는 컨셉인 만큼 ‘토리코’를 불러 퍼즐을 해결해야 하는 구간이 자주 등장했음에도 이 ‘토리코’가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던 것.

‘토리코’를 부르는데, 정작 다른 곳을 보고 있던가, 엄한 곳으로 가는 경우는 일상이요, 사슬을 당겨 문을 열어야 하는 퍼즐에서는 ‘토리코’가 사슬을 가지고 놀기만 할 뿐 제대로 줄을 당기지 않아 진행이 지연되는 상황이 게임 내내 펼쳐졌다.
설상가상 점프, 잡기, 떨어지기 등의 행동 모션이 자동으로 전환되어 멀쩡히 절벽을 오르다 갑자기 떨어지는 등의 상황도 심심찮게 벌어져 온갖 방식으로 사망 화면을 보는 일이 플레이 시간의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로 조작이 좋지 못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그래픽과 놀라는 일이 생기면 눈동자 색이 변할 정도로 무서워하고, 극적인 순간에 소년의 옷을 물어 간신히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토리코’의 압도적인 귀여움 탓에 ‘더 라스트 가디언’은 평작 이상의 평가를 받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사지가 너무 나풀거리는 아버지 - ‘옥토데드’]
2014년 출시된 ‘옥토데드’(Octodad)는 한 가정의 아버지가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어드벤처 게임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이 아버지가 지상에서는 제대로 설 수도 없는 문어라는 것이다.
‘옥토데드’의 주인공은 양복을 입고 사람인 척하는 문어로 등장한다. 이에 다리가 흐느적거리며, 움직이게 되는데, 캐릭터 전체를 움직이는 게 아니라, 팔다리를 각각 따로 조작해야 한다.

이용자는 마우스를 클릭하고 움직여 다리를 이동시키고, 버튼을 떼면 다리가 고정되는 식의 조작을 게임 내내 펼쳐야 하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미끄러지고, 넘어지기 때문에 주변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기 시작한다.
더욱이 상체와 하체 컨트롤을 전환하면서 플레이해야 하며, 이를 통해 퍼즐을 풀고, 온갖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등 여러모로 ‘옥토데드’는 이용자에게 극한의 고통을 안겨주는 게임으로 유명세를 탔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유명세 덕에 많은 게임 스트리머가 이 ‘옥토데드’를 플레이했고, 이를 본 시청자들이 게임을 구매하면서 출시 첫해에만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 인디 게임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