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국 프로야구 같은 'MLB 더 쇼 26'
해마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처럼, 올해도 야구 게임 신작 'MLB 더 쇼 26'이 출격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매년 큰 변화가 생기기 힘든 스포츠 게임 장르답게 올해도 눈에 띄는 도약은 없다. 그러나 즐길 만한 메이저리그 야구 게임을 찾는다면 여전히 더 쇼 시리즈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MLB 더 쇼 26'은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우물 안 개구리"라는 평가가 나오는 와중에도 연봉은 꼬박꼬박 오르는 한국 프로야구를 닮았다. 그래픽 등 기술적인 부분이 정체됐음에도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덕에 여전히 풀 프라이스를 받으면서, 과금 요소에는 오히려 더 공을 들인 느낌이다.
게임을 켜면 익숙한 비주얼이 반긴다. 익숙한 정도가 아니라, 몇 년째 그대로다. 신작을 즐기고 있는 건지 구작을 다시 꺼낸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한결같은 비주얼도 모자라 특정 장면에서는 프레임 드랍 현상까지 나타나고, 관중 디테일 문제와 계단 현상도 여전히 제자리다.

그렇다고 변화 포인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투구 시스템에는 '베어 다운 피칭'이 새로 도입됐다. 위기 상황에서 투수가 전력을 쏟아붓는 장면을 게임 내에서 구현한 것으로, 경기 중 충전한 게이지를 결정적인 순간에 필살기처럼 소모하는 방식이다. 다만 자동으로 제구가 보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컨트롤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여기에 '피치 컴' 시스템이 추가돼, 투구 시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의 스피커를 통해 구질과 방향을 소리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실제 투수들의 구종 구사율을 반영해 자주 던지지 않는 구종일수록 제구가 어려워지는 설정도 더해졌다.

타격 시스템에는 '빅 존 히팅'이 새롭게 합류했다. 정교한 컨택을 요구하는 존 시스템보다는 쉽고, 타이밍만 요구하는 방식보다는 조금 더 재미를 살린 타격 모드다. 자동 투구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판정을 뒤집을 수 있는 챌린지 시스템도 추가됐다.
콘텐츠 면에서도 손질이 이뤄졌다. RTTS(Road to the Show) 모드는 이제 19개 대학 프로그램과 NCAA 컬리지 월드 시리즈를 품으며 프로 데뷔 이전의 서사를 한층 풍성하게 갖췄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도전하는 루트도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다이너스티 모드에는 올해 진행된 WBC의 선수 카드와 유니폼을 만날 수 있으며, 쇼다운 같은 콘텐츠에서 WBC 선수들로 구성된 팀으로 경기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또 이번 다이아몬드 다이너스티에는 동일 선수 카드를 20장 이상 보유할 수 없는 제한이 생겼다. 카드 사재기꾼이 줄어들어 시장이 건전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반면 동시에 무과금 이용자들의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외에 프랜차이즈 모드에는 트레이드 협상과 루머 추적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는 트레이드 허브가 신설됐고, 니그로 리그의 전설적인 선수들을 조명하는 스토리라인도 준비돼 있다. 즐길거리 측면에서는 크게 부족한 느낌이 없다.

변화 포인트를 찾아 적다보니 변화가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착각이다.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거나 간단한 수준의 변화다. 전체적으로 보면 'MLB 더 쇼 26'은 전체적으로 보면 큰 발전은 없지만, 매년 전해줬던 야구 게임 본연의 재미는 그대로 전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버그도 유난히 많은 느낌이고, 서버 불안과 같은 모습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어 빠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 프로야구 욕을 하면서도 야구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모습과 로스터 업데이트 수준의 게임을 어쩔 수 없이 풀프라이스에 구매하는 이용자들이 겹쳐보여 더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