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G 블라인드 스팟 종료한 크래프톤, 결정의 시간이 빨라졌다

크래프톤이 올해 초 스팀얼리액세스로 선보인 PUBG 블라인드 스팟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2월 7일 얼리액세스 시작 후 불과 2달만이다. 탑다운 뷰 기반의 5:5 PvP 슈팅 게임인 만큼, 무료로 서비스됐지만, 다소 난해한 게임 플레이 때문에 동시접속자가 200명대까지 떨어지면서 과감하게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

스팀 얼리액세스는 정식 출시 전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시범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인 만큼,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은 게임이라면 빠르게 종료를 발표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요즘 게임 시장은 개발비만큼이나 마케팅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많은 게임사들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으며, 크래프톤 역시 PUBG 블라인드 스팟 이전에도 어비스 오브 던전, 썬더 티어 원, 디펜스 더비 등을 빠르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PUBG 블라인드 스팟
PUBG 블라인드 스팟

그럼에도 불구하고, ‘PUBG 블라인드 스팟’ 서비스 종료가 충격을 안겨주는 것은, 나름 꽤 많은 공을 들였던 게임이기 때문이다. 원래 ‘프로젝트 아크’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지만, 나중에 간판 IP인 ‘PUBG’를 붙여서 ‘PUBG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에 합류시켰으며, 지스타는 물론이고, 게임스컴, 빌리빌리월드 등 국제 게임쇼에서 선보일 만큼 마케팅에 신경을 썼다.

이전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어비스 오브 던전’ 역시 각종 게임쇼에 간판 게임으로 소개됐던 만큼,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포기하는 것이 당연해보일 수 있지만,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PUBG’ IP를 붙였음에도 과감하게 정리했다는 점이다. 회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펍지 스튜디오 작품이고 ‘PUBG’ IP를 붙였어도, IP 인지도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한, ‘PUBG’ IP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단순히 신작에 ‘PUBG’ IP를 붙였다는 사실만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없다는 결과도 얻었다.

게임스컴에도 출전시킬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인 게임이었다
게임스컴에도 출전시킬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인 게임이었다

크래프톤은 과거 선보였던 PUBG 뉴스테이트 모바일 때도 기대만큼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PUBG를 빼고 뉴스테이트 모바일로 게임명을 변경할 정도로 ‘PUBG’ IP 인지도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PUBG IP에서 제외된 뉴스테이트 모바일
PUBG IP에서 제외된 뉴스테이트 모바일

크래프톤의 이런 움직임은 소규모 크리에이트 스튜디오 중심으로 회사 방향성을 변경하면서,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옥석 가르기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서, 개발비 낭비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간 매 분기마다 역시 최대 실적을 발표할 정도로 PUBG 배틀그라운드가 많은 돈을 벌어다주고 있긴 하지만, 다수의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인원이 대폭 증가하면서, 지출 또한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인건비 감소를 위해 지속적인 인력 정리를 진행했지만, 넵튠 인수와 신규 스튜디오 설립 등으로 인해 1863명으로 다시 늘었다. 평균 연봉도 타 게임사 대비 높은 수준이라, 연간 인건비는 2025년 기준으로 2400억을 상회한다. 즉, PUBG 배틀그라운드 의존도가 높고 계속 지출이 늘어나고 있으니,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하지 못하면 곧바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소규모 스튜디오 체제로 변경한 크래프톤
소규모 스튜디오 체제로 변경한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현재 19개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며, 그 중 블루홀 스튜디오, 5민랩, 플라이웨이게임즈 등 많은 곳들이 적자 상태다. 지난해 폐업처리한 띵스플로우처럼 성장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곳들은 빠르게 정리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PUBG 블라인드스팟을 예상보다 빠르게 정리한 크래프톤은 곧바로 PUBG IP를 활용한 신작인 PUBG V를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된 블랙 버짓과 발러도 개발 중인 만큼, PUBG IP 세계관을 넓히려는 시도는 계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이번 PUBG 블라인드 스팟이 보여준 것처럼 간판 IP를 달아줬다고 해도 무한정 기회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개 스튜디오의 무한 경쟁을 통한 적자생존이 크래프톤이 도약을 위해 선택한 다음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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