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모바일에서는 늙은 게임, PC에서는 새 고객?” 스팀으로 향하는 모바일게임

모바일에서 오랜 시간 서비스한 게임들이 스팀을 비롯한 PC·콘솔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작은 화면에서 즐기던 게임을 PC로 옮겨 추가 매출을 확보하는가 하면, 수년간 쌓인 이야기와 캐릭터를 재구성해 하나의 패키지 게임으로 선보이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기 어려워진 모바일 시장 환경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의 올해 상반기 분석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다운로드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약 240억 건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다운로드는 줄었지만, 같은 기간 게임 광고 지출은 오히려 8% 증가한 약 70억 달러로 집계됐다. 다운로드 수가 전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바일 시장의 특성상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마케팅 비용의 부담은 오히려 커진 셈이다.

모바일게임의 플랫폼 확장(AI 생성 이미지)
모바일게임의 플랫폼 확장(AI 생성 이미지)

이에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가며 검증된 모바일 콘텐츠를 PC·콘솔 플랫폼에 맞게 조정해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는 확장 전략이 시도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대표적이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출시 10주년을 맞은 2024년 1월 스팀으로 영역을 넓혔다. 오랜 기간 쌓아온 몬스터 수집과 육성, 조합에 따른 전략 전투를 PC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중점으로 내세웠다.

성과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2024년 ‘주술회전’ 협업 업데이트 당일 서머너즈 워는 스팀 글로벌 통합 매출 차트 14위에 올랐고, 일본과 프랑스에서는 각각 1위를 기록하여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서머너즈워 스팀 서비스
서머너즈워 스팀 서비스

아울러 마이게임즈가 개발한 ‘워 로봇’의 경우 2018년 4월 스팀에 출시된 이후 스팀 이용자 310만 명을 돌파했고, 약 8년 동안 누적 매출 5,000만 달러 이상을 거뒀다.

특히 모바일에서 구축한 게임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PC에서도 이를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은 물론, 로봇과 무기, 성장 요소 등의 플레이 경험을 PC 이용자에게 맞게 조정하여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모바일게임의 콘텐츠를 패키지 게임으로 다시 구성하여 출시한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스퀘어에닉스의 ‘옥토패스 트래블러 0’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게임은 2020년 출시된 모바일게임 ‘옥토패스 트래블러: 대륙의 패자’의 캐릭터와 스토리 등을 기반으로 PC·콘솔 버전으로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옥토패스 트레블러0
옥토패스 트레블러0

‘옥토패스 트래블러 0’는 확률형 뽑기로 캐릭터를 획득하는 원작과 달리 모험을 진행하며 동료를 만나고 자신의 마을을 재건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랜 시간 진행된 업데이트를 통해 축적된 스토리를 하나의 모험으로 연결하여 모바일판을 접하지 않았던 이용자도 패키지 게임으로 세계관을 경험하도록 했다.

여기에 2017년 출시된 ‘어나더 에덴 ~시공을 넘는 고양이~’의 패키지 버전인 ‘어나더 에덴 비긴즈’는 확률형 뽑기 대신 퀘스트를 통해 캐릭터를 영입하는 형태로 유료 콘텐츠를 개편하여, 캐릭터 뽑기와 장기간 서비스를 따라가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이용자를 겨냥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들 게임은 수년간 축적돼 온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방대한 콘텐츠를 PC·콘솔로 출시하면서 접점을 늘리고 더 많은 이용자에게 선보였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가면서 신규 이용자가 접근하기 어려워진 원작과 달리 새로운 서비스로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고, PC·콘솔에서 처음 접하는 이용자에게는 풍부한 즐길 거리를 갖춘 새로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는 개발사 입장에서도 보유한 자산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다. 기존 작품의 이야기와 캐릭터, 음악과 전투 시스템을 바탕으로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구성할 수 있고, 이용자는 업데이트를 기다리거나 확률형 뽑기에 참여하는 대신 게임을 구매해 자신의 속도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어나더 아덴 비긴즈
어나더 아덴 비긴즈

다만 방대한 콘텐츠를 옮기는 것만으로 PC·콘솔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의 양보다 깊이를 중요시하는 이용자들의 특성상 비슷한 임무와 전투가 평이하게 진행되면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옥토패스 트래블러 0’와 ‘어나더 에덴 비긴즈’의 경우 콘텐츠의 볼륨 자체는 컸지만, 평이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라인과 초반과 후반부에 영입하는 캐릭터들의 극심한 성능 차이로 기존 게임과 완성도 측면에서 큰 편차가 나타난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축적한 콘텐츠를 새로운 플랫폼의 플레이 흐름에 맞게 재구성하는 일이다. 기존 유료 콘텐츠를 조정하는 것에서 나아가 모바일게임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스토리를 강화하고, 동료를 만나는 과정과 모험의 보상, 반복적인 성장이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이어지도록 다듬어야 한다.

여기에 PC·콘솔 버전으로 게임이 출시된 이상 해당 플랫폼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선보여야 하며, 기존 라이브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모바일과는 다른 형태의 이벤트와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과연 AI의 등장으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게임 시장에서 검증된 모바일게임들의 플랫폼 확장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