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랠름의 7년전 이야기
어떤말로 시작해야 할까...
최근 RTS게임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을 꼽으라면 C&C 제너럴 확장팩 '제로아워'와 워크래프트3 확장팩 '프로즌쓰론' 그리고
배틀렐름 확장팩 '윈터 오브 더 울프'일 것이다. 그 중 프로즌쓰론은 이미 많은 팬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제로아워와 윈터 오브 더 울프가 다음 자리를 노리고 있는데 재미있게도 두 게임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 발매되어
팬들을 행복한 고민으로 빠지게 하고 있다.(물론 배틀렐름의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니 이 두 게임을 모두 아는 유저들에 한해서만
고민거리일지도..)특히 배틀렐름 '윈터 오브 더 울프'(이하 WOTW)는 떨어지는 인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확장팩과 오리지널을 처음부터 합본
형식으로 저렴하게 내놓아 본작을 해보지 못한 유저들에게도 어필을 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 제작된 RTS 게임인 '천년의 신화2'와
'바다의 제왕 장보고'가 배틀렐름 엔진으로 제작되고, '반지의 제왕'의 RTS판 '반지의 제왕 : 반지전쟁'이 배틀렐름 엔진으로 제작된다고
하여 게임을 떠나서도 점차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배틀렐름이 워낙 소수의 팬들만 즐긴 게임이었기
때문에 그 확장팩인 WOTW가 얼마나 판매가 될지는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WOTW는 본편인 배틀렐름과 비슷한 구도의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전작에 비해서 뭔가 억지로 쥐어 짜낸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는
전작의 스토리가 끝이 난 상태였기 때문에 확장팩의 스토리를 원작의 7년 전 이야기를 다루어야만 했던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의 스토리는 로터스 클랜의 지배를 받고 있는 울프 클랜에서 Gravback 라는 걸출한 인물이 나와 로터스 클랜의 지배를 벗어나
자신만의 세력을 키워 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울프 클랜의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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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게 지내던 울프클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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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클랜에게 지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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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토리 전개에 있어 다소 부실하다고 보여지는 부분이 간혹 보이기 때문에 다른 경쟁작들의 치밀한 시나리오 구성과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자긍심이 강한 클랜으로 설정되어 있는 울프 클랜이 '배고파서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다'라던가 '쌀을 달라'라는 등의 대사를 해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긍심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나는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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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파서 말을 듣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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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은 대부분의 확장팩이 그러하듯 큰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게임의 소재가 '겨울'로 바뀐 만큼 필드에 눈이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유닛들이 눈 위를 걸을 때 눈이 밟히는 효과등 '겨울'이라는 소재로 인해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효과들을 추가했다. 그 밖에 배틀렐름만의
개성 있는 유닛 모델링과 동적인 유닛들의 움직임은 여전하다.
사운드의 경우에는 평이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게임 분위기에 잘 맞는 사운드이기는 하지만 기억에 남길만한 임팩트를 주는 사운드는
아니다. 그러나 효과음만큼은 전작과 비슷하게 전투 중에 깜짝 놀랄 정도로 긴장감이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게임성 역시 여전하다. 배틀렐름에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상성은 확장팩에서도 그대로인데 이번에는 새로 추가된 유닛 때문에 유저는 상성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알아 봐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효과가 미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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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는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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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밟히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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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back여 울프 클랜을 일으켜라..
싱글플레이는 전작에서 7년전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로터스 클랜의 손에서 벗어나는 울프 클랜의 활약을 그렸으며 플레이어는 울프 클랜을
로터스 클랜의 마수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한다. 초반 게임진행은 Grayback이 혈암광산에서 노예신세로 지내는 동료들을 구출해 밖으로 나오는
식으로 진행되고 후반부에는 로터스 클랜의 Yvaine가 만들어낸 겨울을 다시 따뜻한 계절로 돌리기 위한 전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서펜트
클랜이 Yvaine를 보호하게 되고 드래곤 클랜은 서펜트 클랜의 움직임을 감지하지만 Kenji는 클랜을 재건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드래곤 클랜은 간접적으로 Monk를 이용해서 울프 클랜을 도와준다. 싱글플레이 진행은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인 흔적들이
보이는데 특히 혈암광산에서 탈출할 때는 다양한 퍼즐적 요소를 두었고 더불어 확장팩에서 새로 추가된 Digger를 이용해서 진행해야만 하는
퍼즐을 두어 새로 추가된 유닛의 활용도를 익히게 도와주고 있다.
위의 글에서도 보듯이 WOTW의 구성은 전체적으로 크게 나쁜 부분은 없다. 하지만 시나리오 진행 중 서펜트 클랜이 왜 Yvaine를 도와주게
되는지에 대한 정당성이 드러나지 않는 것과 같은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부분은 위에도 언급했지만 인물 관계나 각
클랜간의 관계에 치밀한 구성이나 설정이 없기 때문으로 어떤 사건이나 대립의 구도가 급조된 것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지게 한다. 더군다나 여러
클랜들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클랜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보니 억지는 필수요소가 되어 버린 듯 하다.
비중이 적은 서펜트 클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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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중이 적은 드래곤 클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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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팩이지만...
WOTW는 새로운 시나리오와 유닛의 추가로 배틀렐름의 확장팩이라는 점을 충족시키려 하는 듯 보이지만 필자의 눈에는 뭔가가 부족해 보인다.
일단, 전작과 비교하여 발전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AI 가 이런 느낌을 들게 하는 첫 번째 요소인데 아군의 유닛은 적이 보이면 무턱대고
날뛰는 망아지마냥 적진으로 뛰어들어 가는 것은 물론이고 적이 주변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적과 전투가 벌어지면 유닛들이 마음대로 진형이나 대형을 이탈해 컨트롤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본진에서 생산되는 유닛들(생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뭐하지만...)을 렐리포인트로 지정해 주어서 전투중인 아군이나 아군의 유닛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합류시킬 때 초를 다투는 RTS임에도 불구하고 느릿느릿 걸어오는 유닛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며 게임 중에 T를 눌러
유닛간의 상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게임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라 생각된다. 이 부분은 차라리 유닛 스테이터스창에서 유닛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게 해 T를 따로 누르지 않아도 그 유닛에 대한 상성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밸런스 부분의 문제도 지적해야 할 듯 싶다. 물론 이 문제는 대부분의 RTS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즉,
아무리 조합이 좋다고 하더라도 많은 물량으로 공격을 하면 상성이 무력화된다는 물량 제일주의가 WOTW에서도 여전하다는 것이다. 경쟁작이라 할
수 있는 워크래프트 3의 경우 영웅에게 스킬을 부여해서 아무리 많은 유닛이 나오더라도 영웅의 위력이 강력하면 어느 정도 극복해낼 수 있는
여지를 주었지만 WOTW는 그렇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기대보다 적은 변화로 조금은 실망을 할 수도 있겠지만(덕분에 리뷰도 짧아지는 부작용이.. -.-)배틀렐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전보다
추가된 유닛으로 인해서 더욱 깊어진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저렴하다는 것. 이게 제일 큰 메리트이지
않은가. 이 정도 재미를 이 정도 가격에 즐길 수 있다면 결코 후회할 만한 선택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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