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룩에 이은 나비야의 도전

#PC
최우진 nsblu@hanmail.net

홈 인테리어 게임?
필자가 처음 이 게임의 패키지를 보고 생각난 것은 바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다. 필자는 싸이월드를 이용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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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누님이 하루에 한 번 씩은 꼭꼭 가기 때문에 덩달아 필자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그 방을 지겹도록 보았으며, 자신이 꾸민 방을 자랑하며 평가를 부탁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꾸민다는 것을 좋아하던 필자였지만 가입하기도 귀찮았고(필자는 엄청난 게으름뱅이), 방을 꾸미기 위해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본말전도와 같은 상황을 만들고 싶지도 않았기에 그러려니 신경을 끄고 지냈는데, 그런 방 꾸미기가 게임으로 나왔다고? 패키지 전면의 귀여운 캐릭터들과 동화 같은 그래픽을 보고 흥미가 동한 나머지 덥썩 집어와 당장 게임을 실행했는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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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싸이월드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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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써니 하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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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전체를 무리없이 연결해주는 간단한 구성
이 리뷰를 쓰기까지 아마도 플레이를 20시간 정도 한 것 같은데 할 때마다 정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그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즐겼다는 뜻인데 게임의 그래픽이나 소재 등 어디를 봐도 여성유저를 겨냥했다고 보이는 게임인데도 남자인 필자가 어디에서 그렇게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까? 필자의 취향이 약간 독특한 탓도 있겠지만 얼마 전까지 계속 복잡한 RPG나 근성을 요하는 3D 액션 게임 등만을 주로 플레이하다가 「써니 하우스」를 플레이 해보니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랄까? 가출한 공주가 마을에 머무르며 요정이나 거인족들을 도와주기도 하며 집을 꾸며 마을을 부흥시켜 나가고 자신의 할머니가 봉인했던 마왕의 부활을 저지한다는,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스토리는 게임의 귀여운 그래픽이나 평화로운 음악, 게임 전반을 감싸고 있는 푸근한 분위기의 도움을 입어 플레이어에게 마치 한 편의 동화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준다. 물론 도중에 진행을 막아버리는 어려운 난관이나 복잡하게 머리를 써야 하는 퍼즐 같은 것은 나오지 않기에 플레이어는 중간 중간 인테리어에만 신경을 쓰며 흐르는 스토리를 따라가면 된다. " Simple is best "라는 말도 있듯이 의외로 단순할수록 더 빠져들기도 쉬운 법. 사실 요즘 게임들은 대부분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스타크래프트 프로 게이머의 손놀림을 보고 있으면 게임을 하는 건지 타자를 치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수많은 키를 재빠르게 입력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 하지만 「써니 하우스」는 마우스를 돌려주기만 하면 끝이다. 명령어도 거의 없고 인테리어 파트 이외에는 가고 싶은 곳을 마우스 좌측 버튼만 눌러서 돌아다니면 된다. 사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매뉴얼의 첫 장을 보니 크림빌을 관광도시로 만드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주거단지나 상업단지가 들어서야 한다는 글이 있었는데, 이것을 보고 필자는 "설마 심시티 같은 복잡한 게임은 아니겠지?"라는 걱정을 하기도 했으나 게임을 직접 해보고 그런 불안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확실히 게임의 목적은 크림빌의 재건이지만 입주자들이 건물의 인테리어를 나나(주인공)에게 의뢰하고 플레이어는 의뢰 받은 건물의 인테리어에만 신경 써주면 알아서 인구가 늘어나고 크림빌이 관광도시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마을에는 돌아다닐 곳이 여러 군데 있지만 복잡하게 돌아다닐 필요없이 나나의 방으로 오기만 하면 무조건 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진행이 막혀 곤란해 할 필요가 거의 없다. 물론 게임이 너무 단조롭게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중간 중간에 RPG 형식의 모험 이벤트를 추가했지만 이것 역시 맵이 전혀 복잡하지 않고 전투도 간단명료하기에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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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이 크림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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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만 오면 스토리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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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도 간단한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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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진행은 간단하고 인테리어는 즐거우니 중간 중간 인테리어를 즐기며 "다음 인테리어는 뭘까? 다음에는 내용이 어떻게 될까?" 라는 기대를 하며 무리없이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다. 게임의 메인은 어디까지나 홈 인테리어지만 단순히 인테리어를 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뚜렷한 하나의 줄거리 내에서 플레이어가 여러 이벤트를 겪으며 자신의 인테리어를 통해 그 줄거리를 미세하게 바꿔 나갈 수 있는, 단순한 홈 인테리어 시뮬레이터 이상의,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확실히 지니고 있는 것이다. 간단히 게임의 흐름을 설명하자면 「의뢰(인테리어) ->의뢰 후의 이벤트 ->모험 ->의뢰」의 반복인데, 적당히 지루하지 않도록 인테리어 파트를 여러 요소들을 이용하여 부드럽게 연결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게임의 흐름을 이루고 있는 각 요소들부터 하나 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확실히 인테리어가 즐겁긴 한데…
장르가 장르인 만큼 확실히 인테리어 부분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우선 인테리어에 사용할 소품과 가구가 상당히 많이 준비되어 있고(의자 하나만 해도 왕실 의자, 모던 의자, 전통 의자 등 7가지가 준비되어 있다)가구에는 다양한 종류의 코디를 적용시킬 수 있다. 그 외에 창문 틀이나 문의 색깔도 바꿀 수 있으니 이 정도 수의 아이템을 조합하면 정말 무한할 정도로 다양한 집을 꾸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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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베이직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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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이버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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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왕실 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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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집을 꾸미는 동안에는 내내 가구의 위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소품을 사용할 것인가, 색은 어떤 것이 좋을까 생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본 인테리어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문제가 있다. 막상 이런 인테리어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그 동안의 과정이 약간 복잡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 우선 불만을 토로하기에 앞서 인테리어를 즐기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자. 「①의뢰가 들어온다 ②의뢰자의 요구품목을 확인한다 ③벽지와 바닥재, 소품과 가구재료를 구입한다 ④가구재료들을 조합하여 필요한 가구를 만들어낸다 ⑤각종 인테리어 물품들을 이동창고로 옮긴다 ⑥이동창고로 옮긴 물품들로 인테리어 시작」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대충 이런 과정이 요구되는데 필자가 가장 불만스럽다고 느끼는 부분은 바로 3번과 4번, 5번이다. 그럼 각 부분의 문제점을 하나 하나 살펴보자.
③ - 우선 의뢰가 들어오면 의뢰자가 자신의 집에 필수로 있어야 하는 가구나 소품의 목록을 가르쳐준다. 이 목록에서 물품을 하나라도 빠뜨리고 일을 마치면 아무리 인테리어가 아름답고 환상적이라 할 지라도 무조건 의뢰실패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우선적으로 이 필수품목들을 구입하러 상점을 돌아다녀야 한다. 주로 돌아 다니는 곳은 곰 아저씨 상점이나 루이즈 상점, 시장터인데 이 필수품목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한 번에 외우는 것이 좀 어렵다. 만일 아이템 구입 창이 뜨면서 옆에 필수품목 리스트가 함께 뜨면 하나 하나 확인을 하면서 쉽게 쇼핑을 마칠 수 있는데, 이 필수품목 리스트는 화면 위의 아이콘을 클릭해야 나타나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이 기억나지 않으면 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창을 닫고 아이콘을 클릭해서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다시 아이템을 사는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더군다나 루이즈 상점의 경우는 일단 상점 안으로 들어가면 아이템 구입 창이 저절로 뜨기 때문에 아이콘을 클릭해서 필수품목 리스트를 확인할 수가 없다. 만일 필요한 물품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다시 상점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루이즈 상점에서는 아이템 구입 이외에는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없기 때문에 기본 옵션 창이 뜨지 않는 것 같은데(애플 아줌마 상점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실수 하나라도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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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필수품목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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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는 리스트
아이콘이 뜨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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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즈 상점에서는
아이콘이 안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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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 보통 가구를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재료가 3가지 필요하다. 가구의 수가 총 56개이기 때문에 필요한 재료도 그만큼 엄청난데, 가구를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그 수많은 재료들 중에서 직접 플레이어가 세 가지 재료를 골라서 선택을 해줘야 한다. 만들고 싶은 가구를 클릭하면 그 가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 3가지가 나오는데 말이 쉽지, 그 많은 아이템 창을 뒤지며 맞는 재료 3가지를 하나 하나 골라낸다는 것은 상당한 노동이다. 게다가 만일 필요한 재료가 없다면 취소 버튼을 연타해서 네오의 가구 공방에서 나온 후에 헌드레헨 상점까지 가서 필요한 재료를 찾아 구입을 한 후에 다시 공방으로 돌아와서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글로 읽어보면 간단할 것 같지만 실제 플레이를 해보면 꽤나 짜증스러운 부분이다). 설상가상으로 재료를 입력하는 순서도 틀리면 안 된다. 「참나무, 선반 다브, 노란색 도료」가 필요한 가구의 경우 참나무, 선반 다브, 노란색 도료의 순서대로 골라서 입력을 해주지 않으면 맞지 않는 재료라는 문구가 나오며 취소를 해줘야 하는 것이다. 이런 불편함과 콤비를 이루는 또 하나의 불만점은 만들 수 있는 가구가 1회에 1개뿐이라는 것. 예를 들어 같은 종류의 침대 4개가 필요한 경우, 「가구 선택 ->확인 ->재료 3가지 순서대로 선택」의 단순노동을 4번이나 계속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의뢰에 중복되는 가구가 많이 요구되니만큼 복수제작이 가능하게 만드는 배려 정도는 해줬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런 것들은 모두 플레이어가 직접 가구를 만든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물론 그렇다고 해도 가구재료의 순서까지 정확하게 넣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써니 하우스」는 인테리어 시뮬레이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게임이므로 게임 자체를 지루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는 적당한 선에서 과감히 버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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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까지 맞춰야 하는 게 말이 되냐고!!


⑤ - 다른 집에 가서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서는 공방에서 만든 가구들을 가지고 가서 작업해야 한다는 것은 확실히 맞는 말이다. 게임에서도 단순히 아이템을 클릭해서 이동창고에 옮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문제는 이 작업을 수시로 반복해야 한다는 것. 벽지, 바닥재는 10종류(같은 것은 99개까지), 가구와 소품은 10개(같은 종류라도 별개로 계산한다)씩을 이동창고에 옮길 수 있는데 보통 바닥재는 기본으로 100개가 넘게 필요하며 가구의 경우도 10개가 넘게 필요한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최대한 아이템을 꾸겨 넣어서 인테리어를 할 집에 몇 개를 놓아두고 다시 공방으로 가구를 가지러 가야 한다. 특히 메모리아의 바 의뢰 같은 경우에는 필요한 의자 수만 해도 16개인데 다른 가구나 소품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 두 번이 아니라 밥먹듯이 공방을 들락날락 거려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 힘들게 인테리어에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해두고 의뢰 받은 건물로 가서 상쾌하게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필요한 물품을 가지러 이렇게 왔다갔다 해야 한다면 게임의 맥이 뚝 끊겨버려 인테리어 구상을 느긋하게 할 수 없다. 이것도 앞서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가, 어느 정도 쾌적한 게임진행을 위한 리얼리티 배제인가의 문제인데 사실 이런 이동창고로 가구를 배달하는 느낌을 느끼는 것은 무리다. 이동창고라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적당한 선에서 괜찮은 시도라고도 보이지만 담을 수 있는 가구가 너무 적다는 것은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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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10개를 담을 수 있는 이동창고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며 쇼핑을 마치고 고생고생해서 가구를 완성하고 공방을 들락날락 거리며 인테리어에 필요한 물품들을 모두 의뢰 받은 건물로 옮기고 나면 드디어 재미있는 인테리어 구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뭐, 사실 필자가 위에 저렇게 불평불만을 늘어놓았지만 첫 플레이 시에는 그렇게까지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아무리 왔다갔다 하며 시간을 보내더라도 처음 보는 아이템들을 구경하고 여러 가게를 돌아 다니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의뢰를 계속 맡아갈수록 반복되는 단순노동에 질리게 되었을 따름. 어찌되었든 의뢰 한 번 맡고 끝나는 게임은 아니니 위에 적은 불만점은 생각할수록 아쉽기만 하다. 이러한 불만점이 상당히 크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모든 준비를 갖춘 상태에서 인테리어에 착수하고 나면 그렇게 큰 불만점은 느껴지지 않는다. 가구배치 조작도 꽤나 간단하고 코디하는 것도 쉽다. 앞서 말한 필수품목은 어디까지나 반드시 있어야 하는 품목들이므로 거기에만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이 방에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가구나 소품도 얼마든지 사다가 쓸 수 있다(물론 돈은 더 들겠지만 워낙 돈이 남아도는 게임이라 자금 걱정은 없다). 시간도 넉넉한 편이기 때문에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행복한 상상에 빠져도 좋다. 그럼 열심히 인테리어를 끝내고 그 완성품을 보며 흡족해하는 플레이어에게 떨어지는 "판정"은? 「써니 하우스」는 어디까지나 게임이므로 자신이 무언가를 했다면 그에 대한 피드백이 있어야 하는 법. 슈팅에서 적을 파괴하면 점수가 오르고, RPG에서 몬스터를 무찌르면 경험치를 얻고 레이싱 게임에서 랩을 돌면 클리어 타임이 나온다. 「써니 하우스」에서는 인테리어를 마치면 의뢰자의 평가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예술에 대한 평가를 컴퓨터가?
올림픽을 보면 경기마다 평가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축구는 골을 많이 넣은 팀이 이기고 육상은 0.01초라도 먼저 들어온 선수가 승리하는 등,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명확한 조건이 있다. 그럼 리듬체조나 다이빙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예술 종목에서는 점수를 잘 받기 위한 특별히 명확한 조건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심사위원 시스템을 사용한다. 딱 잘라 말 할 수 있는 평가방식이나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그 분야에 정통한 몇몇 심사위원들이 직접 판정을 하고 그것이 곧 점수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일종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소재로 한 「써니 하우스」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인간이 아닌 컴퓨터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약간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일단 필자는 제작자가 아니라서 어떤 알고리즘으로 의뢰의 성공/실패 여부가 판가름나는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의뢰자가 요구한 필수품목만 채운다고 의뢰가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남은 평가 요소는 벽지와 바닥재의 선택, 코디의 적용, 가구의 배치뿐인데 이것을 고려해서 대체 무슨 수로 컴퓨터가 판정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써니 하우스」가 게임인 이상 필수품목만 채운다고 무조건 의뢰가 성공하도록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의뢰를 맡길 때 자신은 이런 이런 계통의 색이 좋다거나 마루가 넓었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식으로 어느 정도의 힌트라도 줄 수는 있지 않은가? 만일 그렇다면 각 의뢰마다 의뢰자가 요구한 일정범위 내에서 플레이어의 감각에 맞춰 마음대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을 테니 어느 정도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느낄 수 있고 순수한 인테리어의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예를 들어 파란 색 계통의 색이 좋다는 의뢰자의 집을 꾸밀 때는 파란 색, 하늘 색 등의 몇 가지 바닥재나 벽지를 미리 선정해두고 그것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의뢰가 성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한다거나). 하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첫 번째, 두 번째 의뢰에서만 "핑크 색이 좋다" "알록달록한 것이 좋다"는 등의 힌트를 줄 뿐, 그 이후에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의뢰만 맡긴다. 고생고생해서 겨우 보람찬 인테리어를 끝내고 주변 친구들도 방 잘 꾸몄다고 칭찬을 해줬는데 의뢰자에게 보고를 해서 듣는 소리가 "어머, 얘들아 이건 너무 촌스럽구나. 역시 소문은 믿을 것이 못 돼." 이렇다면 황당할 수밖에 없다. 어디가 어떻게 촌스러운지, 의뢰자가 원하는 이상적인 인테리어가 어떤 것인지는 말해주지도 않고 저 한 마디로 끝, 곧바로 의뢰실패다. 필자의 경우 메모리아의 바 의뢰에서 4번을 실패했는데 처음에는 바에 걸맞게 최대한 조용하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브라운 계열의 분위기로 꾸몄다가 가구 배치를 좀 아늑하게 바꿔보기도 하고 벽지를 밤하늘 색으로 바꾸기도 했지만 한다는 소리는 달랑 "촌스럽다"이니 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 뜬구름 잡는 식으로 이것도 바꿔보고 저것도 바꿔보다가 정 안 되면 스트레스만 남기고 그 의뢰는 실패로 넘길 수밖에 없다. 이 게임에서 의뢰는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사실상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의뢰성공뿐이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의뢰를 실패하게 되면 상당한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되고, 그만큼 모험장비를 구입하거나 인테리어에 필요한 아이템을 사는데 제한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방을 꾸미는데 들인 돈은 환불 받을 수도 없으니 고생은 있는 대로 하고 돈은 돈 대로 나가고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물론 성공만 한다면 돈이 꽤나 넉넉하게 들어오지만 한 번이라도 실패하게 된다면 그 막막감이란 이루 말 할 수 없다. 글쎄…예술의 일종인 인테리어와 게임과의 접목에서 어쩔 수 없이 오게 되는 문제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써니 하우스」에서는 그 문제점을 해결해보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게임을 제작할 때 "게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이 부분을 게임에 걸맞게 넘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사실 필자의 경우 퇴짜를 맞은 의뢰는 두 개뿐이었고 하니 적당히 자금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을 정도로만 몇 번 실패하며 진행하면 의외로 일반 플레이어들에게는 신경 쓰이지 않는 요소일 수도 있겠다(단, 한 번이라도 퇴짜를 받으면 스트레스가 폭발한다는 것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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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
하는 인테리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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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겠지만 퇴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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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런 힌트라도
주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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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역할은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이 없는 이벤트
필자가 앞에서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는데, 그만큼 스토리는 이 게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그렇다고 심오한 스토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토리 진행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벤트!! 「써니 하우스」에서는 의뢰에 성공하게 되면 반드시 의뢰주가 파티를 연다던가 행사를 도와달라던가 하며 나나를 초대한다. 대단한 이벤트는 아니고 간단한 그림 한 장과 함께 짤막한 대화가 나오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재미있고 개그로 충만하다. 이런 식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게임 내에서 행사나 축제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감정이입이 잘 되어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의뢰 후의 이벤트에서 항상 3가지 선택문이 등장한다는 것인데, 사실상 뭘 선택하든지 앞으로의 전개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한다. 기껏해야 다음 모험에 관한 정보를 조금씩 다르게 준다는 것 정도? 이런 부분은 다음 모험을 떠나기 위한 목표를 심어준다는 점에서 게임의 매끄러운 진행을 도와준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정말 너무 간단한 정보라는 것이 흠. 사실 이 선택문의 진정한 존재 이유는 바로 나나의 결혼 상대자(또는 애인?)를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써니 하우스」는 7가지 멀티 엔딩을 채택하고 있는데 나나가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는가 와는 별개로 결혼 파트가 따로 있다. 노처녀로 늙어 죽거나 네오와 결혼, 또는 레이와 평생 함께 할 수가 있는데 이 의뢰 이벤트에서 어떻게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그 결과가 바뀌기 때문에 따로 노리는 남자가 있다면 신경 써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이벤트 파트지만 역시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눈요기 거리가 너무 없다는 것. 앞서 언급했듯이 이 이벤트는 간단한 그림 한 장이 나오는데, 정말 너무 간단하다. 나나나 네오 등의 캐릭터가 등장해서 춤추는 그림 같은 경우는 비록 간단하기는 하지만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와 대화 내용에 어울리는 상황을 연출하여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스몰킹의 예언 이벤트나 휘파람 나무를 심는 이벤트에서는 캐릭터 하나 없이 돌 무더기나 늘어선 썰렁한 배경만 보여주는 등, 이벤트로서 볼거리가 너무 부족하다. 엔딩에 등장하는 CG수준의 이미지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물론 그랬더라면 더 좋았겠지만)그래도 게임에서 몇 장 나오지 않는 장면들인데 되도록 볼 만한 것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써니 하우스라는 게임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수수함으로 일관하고 있고 어떻게 보면 그것이 매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여러 번 플레이할수록 느껴지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다음으로 아쉬운 점은 3가지 선택문인데, 이것이 엔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너무 막막하다. 여러 이벤트를 걸쳐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네오만을 공략하면 네오와 엔딩,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레이를 공략하면 레이와 엔딩이며, 그 외에는 어떻게 선택을 하든 노처녀 엔딩이다. 13번 정도의 이벤트가 있는데 그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단 두 가지 루트만 결혼 엔딩이고 나머지 90% 이상의 루트는 엔딩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 한다는 것은 모처럼의 이벤트 선택문을 제대로 써먹지 못 하고 아깝게 썩힌 느낌이랄까…. 만일 누군가와의 결혼을 목적으로 플레이를 한다면 그 조건이 너무 빡빡하기 때문에 특정 선택문만 골라서 진행을 해야 하니 한 번의 플레이에서 이벤트의 다양성을 맛보기 힘들다. 반면 엔딩에 신경 쓰지 않고 마음대로 선택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그다지 바뀌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기분. 단, 후자의 불만점은 필자가 5번 정도 엔딩을 보고 나서 느낀 불만이니 한 두 차례 게임을 즐긴다면 그리 큰 불만점은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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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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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돌 무더기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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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 번도 아니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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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하고 간단한 전투
이 게임에서는 모험을 할 수 있는 필드가 총 6군데 있다. 필자가 처음 모험을 끝마치고 느낀 것은 "「프린세스 메이커」의 무사수행을 최대한 간략하게 바꾼 것"이었다. 화면 스크롤 없이 한 화면에 모두 들어가는 엄청나게 간단한 필드(「꿈의 미로」라는 필드는 명색이 미로인데 갈림길이 하나뿐…), 간간이 등장하는 아이템 상자, 적과의 전투 후 아이템 입수(돈은 얻지 못하지만 시장터에서 아이템을 팔아 돈을 마련할 수 있다), 특정 장소로 가면 일어나는 이벤트 등, 상당히 비슷하다. 배경도 정말 간단하고 전투 시스템도 복잡하지 않다. 플레이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공격, 아이템 사용, 퇴각뿐이기 때문에 별다른 전략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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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꿈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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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물 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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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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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던젼인 언더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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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순하지만 모험 파트 역시 나름대로 재미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플레이어가 모험 파트를 플레이해야 할 경우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스토리 진행에서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이벤트, 두 번째는 필요한 가구 재료를 모으기 위해서이다. 첫 번째 경우는 대부분이 「의뢰자가 있는 장소로 이동 ->의뢰를 수락하고 보스가 있는 장소로 이동 ->보스를 클리어 하고 마을로 귀환」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앞에서도 적었듯이 그렇게 넓지도 않은 맵에서 두 군데만 돌아다니면 해당 이벤트는 끝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전투를 치를 필요가 없다. 처음 오는 필드라면 오히려 상자에 어떤 아이템이 있나, 적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주는 아이템은 무엇인가 확인하느라 진행이 짧게 느껴질 정도. 두 번째 경우는 필요한 가구 재료를 구하기 위한 일종의 노가다라고 보면 되겠지만, 그 필드에서의 이벤트를 넘겼다면 충분한 양의 재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의식해서 "지루한 노가다"를 하게 될 일은 거의 없다. 보통은 이벤트로 해당 필드로 가기 전에 호기심이 동해서라도 먼저 그 필드를 돌아다녀보는 유저가 대부분 아닐까? 이런 식이라면 처음 플레이를 해보는 경우, 오히려 재료가 남아돌아서 문제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필자의 경우도 첫 플레이에서는 재료가 많이 남았고, 두 번째 플레이 이후부터 재료를 찾기 위한 노가다를 했다). 사실 전투 자체가 공격만 하면 끝날 정도로 단조롭다고는 해도 보통 플레이 타임의 반을 차지하는 RPG의 전투와는 달리 「써니 하우스」에서의 전투는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이라도 아이템 획득과 여러 적과의 조우, 레벨 업이라는 전투의 원초적인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먹혀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나와 네오가 일정 레벨을 달성하게 되면 특수기를 익히게 되므로 다음 특수기의 연출을 보고 싶어서 전투를 하게 되는 일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모험 파트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마을이 대부분 2D로 이루어진 것에 반해 모든 것이 3D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필드 그래픽, 전투시의 배경, 몬스터, 나나와 네오까지 모두 3D로 만들어져 있다. 보통 같은 세계관을 2D와 3D로 각각 처리한다면 웬만해서는 위화감을 느끼게 마련이지만 모험 파트의 그래픽은 3D라도 「써니 하우스」특유의 아기자기함을 잘 살려 만들었기 때문에 그다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나 훌륭한 그래픽이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꿈의 미로의 전투배경을 보면 둥글둥글한 버섯만 봐도 상당히 귀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깔끔하고 동화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몬스터들의 움직임도 꽤 괜찮은 편이고 특히 안개의 늪 보스인 휘파람 나무의 움직임은 정말 생동감이 넘친다고 할 정도로 부드럽다. 아쉬운 점이라면 전투에서 쓸 수 있는 캐릭터가 나나와 네오 단 둘 뿐이라는 것. 개인적으로는 자스민이나 레이를 꼭 사용해보고 싶었는데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나나와 네오만으로 모험이 진행된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불만인 점은 각 특수기 간에 위력의 차이점이 별로 없다는 것. 나나의 경우 순서대로 연기검 ->해동검 ->무위검 ->필살검을 익히게 되는데, 필요 MP에 비해서 위력의 차이가 너무나도 없다. 약간의 랜덤성 대미지 시스템 덕분에 해동검 보다도 연기검이 더 강력한 경우마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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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MP 20의 연기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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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MP 35의 해동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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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MP 55의 무위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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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네오는 나나에 비해 HP가 상당히 낮은 대신에 MP가 더 강력한 전형적인 마법사 계열의 캐릭터인데, 문제는 네오만의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는 것. 공격방법이 마법이라는 설정이지만 실제로는 나나의 단순공격과 다른 효과가 없으며 공격력도 네오가 더 떨어진다. 레벨을 올려 두 번째 특수기를 익히게 되면 네오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전체공격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위력은 낮고 갈수록 강해지는 적들의 공격력 때문에 적이 세 마리 이상 나오게 된다면 적들의 집중공격을 받고 그대로 죽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마법사는 HP가 낮은 대신이 MP가 많다는 고전적인 RPG의 공식을 따서 네오와 나나의 스테이터스를 설정한 듯한데 실제 게임에서는 전체공격 이외에 마법사에 걸맞는 능력을 부여하지 못 했으니 너무 안일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마법사라면 네오만이 가능한 속성 마법을 설정하고 적들에게 몇 가지 속성을 부여했다면 한층 더 게임의 전략성도 생기고 네오의 위상도 높아졌을 텐데 현실에서는 보스전에서 아예 네오를 사망시키고 나나 혼자서 전투를 하는 경우까지 생기니 원(중후반 보스전에서는 네오의 HP가 너무 낮아서 아예 공격 할 타이밍을 잡지 못 하고 회복만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차라리 나나 혼자 전투를 하는 것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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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인 파이어 볼이 너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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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위안이 되는 네오의
전체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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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벨이 올라도 여전히
위력은 그럭저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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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사소한 불만점들
너무 길게 늘어놓긴 했지만 「의뢰 ->인테리어 ->이벤트 ->모험」의 각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봤다. 사실 이 게임은 위의 흐름을 몇 번만 반복하면 곧바로 엔딩이기 때문에 위에 적은 글을 보고 단점 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느끼는 당신은 분명 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단점 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고 느꼈기에 첫 플레이를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각종 엔딩을 보기 위해 여러 번 플레이를 반복하면서 아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몇 가지 있었다. 그건 "정말 자유로운 인테리어"가 힘들다는 것. 집을 꾸미는데는 동양풍, 르네상스풍, 사이버풍 등의 몇 가지 컨셉이 있는데, 「써니 하우스」에서도 크게 7종류의 컨셉이 있다. 모든 가구는 각각 베이직, 로맨틱, 클래식, 모던, 오리엔탈, 사이버, 왕궁 풍의 7가지 컨셉을 가지고 있는데 의뢰를 맡아갈수록 그 컨셉에 어울리는 집을 인테리어 하게 된다. 처음에는 평범한 신혼부부의 베이직 컨셉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요정족의 아름다운 로맨틱 컨셉 인테리어, 동양풍 외계인(?)들의 전통적인 오리엔탈 컨셉 인테리어 등으로 각 의뢰의 컨셉이 정해져있으며, 집의 구조가 고정되어 있고 의뢰 성공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틀을 유지하며 인테리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약간의 제약이 걸려 진정 자유로운 인테리어를 할 수가 없다. 의뢰의 성공/실패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마음 대로 인테리어를 한다면 게임 진행에 지장이 있고(한 두 번 정도는 실패를 각오하고 인테리어를 해도 관계없지만 결국 엔딩을 보기까지 여러 번의 실수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중간 중간 계획적으로 실패할 의뢰를 잡아두고 해야 한다는 것은 자유롭지가 못 하다)한 번 인테리어를 끝마친 집은 재 인테리어는커녕 수정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엔딩 직전까지 진행을 해도 딱히 마음대로 인테리어를 할 공간을 찾기 힘들다. 유일하게 아무 제약도 받지 않고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곳은 나나의 방인데, 너무 좁다. 바닥재 121개만 깔 수 있을 정도로 좁기 때문에 엔딩까지 모든 인테리어의 노하우를 쌓은 플레이어의 감각을 뽐내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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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의 방. 너무 좁다


게임이라는 형태를 띈 물건이니만큼 몇 가지 컨셉을 정해두고 거기에 맞춰 인테리어를 해나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진정 자유로운 인테리어가 가능하도록 보너스 요소를 넣어주는 것도 좋았을 텐데…. "엑스트라 인테리어!!"라는 제목으로 마지막에 10만 골드가 넘는 돈을 쏟아부어(엔딩까지 가게 되면 최소한 10만 골드 이상은 남아 돌게 된다)플레이어의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 커다란 공간을 하나 만들어주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또 한 가지 필자가 인테리어를 하면서 느꼈던 사소한 불만점 중에 하나는 방을 인테리어하는 것이 아니라 집을 인테리어하는 것인데도 집 전체에 공간의 구분이 없기 때문에 공간을 잘 살려 인테리어 하기가 힘들었다는 것과 벽난로, 부엌 등의 장소는 미리 정해져서 인테리어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의 직업은 건설가가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이너이니 어쩔 수 없지만 위에 적은 "엑스트라 인테리어!!" 같은 곳에서 집의 크기나 벽면, 부엌 등의 조절을 플레이어가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만들었더라면….

이 게임을 진정으로 즐기려면…
허술한 그래픽에 도대체가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없어 왜 만들었는지 모를 3D 오프닝과 오프닝의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어 일어나는 본 게임 시작부분 스토리의 부자연스러움, 공격은 매 턴 일정하면서 HP만 무식하게 높아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보스전과 위에서 적은 단점을 제외하면 「써니 하우스」는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다. 평소에 집 꾸미기 등의 취미를 가진 분들이 있다면 필히 구입해 볼 가치가 있는 소프트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생각날 때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프트를 원하는 분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단, 여러 번 즐기게 되면 항상 같은 의뢰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인테리어를 하게 되어서 질리게 될 수도 있다. 이 게임에서는 그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7가지 멀티 엔딩을 만들어서 여러 번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를 한 것 같지만 사실 게임 중간 중간에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하기 때문에 엔딩만을 보기 위해서 여러 번 플레이를 하는 것도 지겨운 것이 사실이다. 부가적인 이벤트나 숨겨진 요소가 너무 없다는 것이 흠. 어쨌든 이렇게 질리게 되었을 때 이 게임을 다시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이 게임을 함께 플레이 할 친구가 필요하다. 자신이 글을 쓰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프라모델을 만들거나, 무얼 하더라도 그것을 봐줄 사람은 필요하다. 그것이 아무리 재미있어서 혼자 몰두를 하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혼자 그런 것들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자신의 취미를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거나 특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기쁨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본능 아닌가. 「써니 하우스」도 마찬가지다. 여러 번 고심해서 플레이 마다 다양한 인테리어를 해봤자 컴퓨터에게 듣는 소리는 항상 같다. 친구와 함께 「써니 하우스」를 즐겨서 서로 자신이 만든 방을 보여주거나 함께 의논해서 새로운 인테리어를 생각해낸다거나 하는 것이 몇 배 더 즐거울 것이다. 다행히 요즘은 인터넷도 발달해 있으니 주변에 「써니 하우스」를 즐기는 친구가 없다고 해도 「써니 하우스」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 커뮤니티 등을 찾아가서 자신이 만든 방의 스크린 샷을 올리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써니 하우스」공식 홈페이지에도 자신이 만든 방의 스크린 샷을 올리는 게시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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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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