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게임계 월별 이슈 정리.

강덕원 campus@grui.co.kr

Q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3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현직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2003년 게임계는 어떠했나요? A : 국산 온라인게임의 해외 선전 소식을 제외하고는 좋았던 점 보다는 아쉬운 점이 더 많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 계속되는 PC게임의 불황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게임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던, 연초 천랑열전 버그사건. 이 일은 올해 2월 출시와 함께 불거져 나와 5월 모든 패치가 포함된 골드CD가 배송될 때까지 PC게임 시장에 많은 타격을 줬으며, 게임의 완성도 없이는 국내PC게임 시장이 살아남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2001년부터 3년 동안 매년 초 때마다 계속해서 PC게임 대란 사건이 이제는 징크스처럼 느껴질 정도다. 다음으로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 그리고 중국업체 샨다 간에 벌어졌던 갈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꿈의 시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에로의 무차별적인 진출이 낳은 부작용 중 하나로, 로열티 미지급 사태로 이어지면서 중국 서비스 중단 결정까지 갔었으며, 미수금 로열티 1차분이 지급된 후에도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액토즈와 위메이드 사이에서도 미르의전설3에 대한 샨다 측과 액토즈의 일방적인 계약을 놓고도 아직까지도 말들이 많다. Q : 올 한 해 있었던 많은 소식 중 게임업계 '최고의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 다른 어떤 해보다도 이슈가 많았던 한 해였지만, 뭐니뭐니해도 리니지2의 18세 등급을 시작으로 한 영등위의 등급분류 파문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블리자드 자체 운영 발표가 가장 큰 이슈였다고 생각한다. 리니지2의 18세 등급 판정은 새롭게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던 업체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는 영등위의 심의 기준 자체가 게임의 콘텐츠 단계를 벗어나 게임의 수익모델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영등위의 등급분류 파문은 웹보드 게임을 운영하는 메이저 게임포털 업체들에 까지 미쳐 현재까지도 업체와 영등위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WOW 유통권을 쥐고 국내 업체들을 휘두른 비벤디의 횡포다. 비벤디가 WOW의 직배의사를 밝히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는데, 이는 유통권을 두고 국내 업체들끼자 과당 경쟁이 일어났을 뿐만 아니라, 비벤디 측에서 요구한 자료들이 국내 게임업체들의 연봉테이블까지 담겨있는 고급정보들이라는 데 있다. 상도의를 져버린 듯한 비벤디의 행위는 분명 올해 최고의 논쟁거리 중 하나다. Q : '2004년 게임 시장은 어떠한 분위기로 어떻게 바뀔 것이다'를 예상하신다면? A :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블리자드' 라는 게임성을 담보로 하는 유명개발사가 제작한 최초의 온라인게임임과 동시에 게임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국내에서 어떤 온라인 게임보다도 많은 인지도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좋든 싫든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이 바로 온라인게임산업이라고 봤을 때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것이다. 모바일 -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전문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올해 해외 진출한 기반을 배경으로 해외공략에 더 치중할 것으로 보이며, 반면 한동안 모바일 게임사업을 등한시 했던 PC 기반 게임업체들은 일단 국내에서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다. 콘솔게임 쪽은 아무래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같이 성장할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오프라인 쪽만 보자면 DVD 레코더의 가격하락으로 인한 불법복제의 위협, 게임기 보급 부족 등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지만, 일본 문화개방에 따라 다양한 게임타이틀의 수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활기는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정식으로 시작된 콘솔게임의 온라인화는 아직 게임타이틀 수로 보나 사용자수로 보나 아직까지 미약하지만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2003년 게임계 월별 뉴스 1월 – 하반기까지 꾸준한 판매성적을 낼 여성아동 타겟 PC게임(보아인더월드1/29일, 써니하우스1/23일)이 이 시점에 출시됐으며, 한편에서는 PC게임 시장의 침체로 해외게임들의 국내 발매가 원활하지 못해 국내 미발매 해외정품게임의 직구입 대행업이 성업한다는 소식도 있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섹시캐릭터 '레디안'을 전면에 세워 마케팅이 성공한 온라인 게임 A3의 동접수가 4만5천명을 돌파했으며, 전세계 게임시장 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짐에 따라 THQ를 필두로 한 해외 게임유통사의 지사 설립도 이뤄졌다. 2월 – 국산 기대작 천랑열전이 월하랑과 멀티플레이 모드가 누락된 채 7일 출시돼 게이머들의 원성을 샀으며 패치 발표일을 기존 17일에서 21일로 연기하기도 했다. 메이저 게임업체 중 CCR이 처음으로 모바일게임 사업에 진출을 선언했으며, JC엔터테인먼트는 SK와, SBSi는 조이온닷컴과 손잡고 게임포털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MMORPG가 주를 이뤘던 온라인게임시장에 1인칭슈팅 온라인게임 '카르마온라인'의 동접수 6만명 소식은 이후 온라인게임 시장에 일어날 장르의 다양화를 미리 예견한 일이기도 했다. 선정성을 무기로 해 XBOX게임기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친 'DOAX 비치발리볼'이 국내에 출시된 시점이기도 하다. 하반기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게임 '메이플 스토리'도 이 달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대구에서 일어난 지하철 참사로 인해 게임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크고 작은 이벤트들이 연기됐으며, 대신 검은 리본 달기, 헌혈증보내기, 성금모금 등 참사를 위로할 수 있는 이벤트가 성행했다. 3월 – 출시 후 물의를 일으키고 있던 천랑열전의 2차 패치가 공개됐으며, 하나포스닷컴과 위자드소프트도 게임포털 관련 사업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이 시기에 기존 게임 포털들은 1인칭슈팅 온라인 게임(넷마블-카르마온라인/네오위즈 – 히트프로젝트 등)에 관심을 높이고 있었고, PC게임 중에는 아동용 게임 3인방(써니하우스/보아인더월드/하얀마음백구3)과, 이라크전으로 인한 전쟁게임이 특수(델타포스:블랙호크다운, C&C 제너럴)를 누리기도 했다. THQ 지사설립 후 처음 발매한 스맥다운4가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예상 밖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4월 – 카르마온라인의 동접수가 급기야 8만6천명을 돌파했으며, 천랑 멀티플레이 패치가 이뤄졌다. 5월 – E3 소식(예년의 E3전시회에서는 실시간 전략(RTS : Real Time Simulation) 게임과 롤플레잉 게임(RPG : Roll Playing Game)이 주축을 이뤘던 것에 비해, 이번 E3에서는 '하프라이프2', '둠3', '컨디션제로', '레인보우식스3'의 확장팩 '아테네의 검(Athena Sword)', '데이 오브 디피트(Day of defeat)' 등 1인칭 슈팅(FPS : First Person Shooting) 게임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 천랑열전 골드버전 CD발송(5월 21일) / 손오공이 워3 확팩 유통 / 네오위즈가 타프시스템이 투자 / 플래너스-넷마블 합병 / 다음게임이 바이탈싸인 퍼블리싱 계약 6월 - 시티레이서와 같이 기존 온라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해리포터,반지의 제왕,헐크,엔터더매트릭스 등 영화를 게임화하여 출시한 경우가 유독 많았다. 또한, 온라인게임 캐릭터 육성대행업체에 주문이 폭주하기도 했으며, 블리자드 출신의 한인개발자 이장욱씨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외에 넷마블이 노병렬 이사 체제로 변경되고, 액티비전 코리아의 김경호 지사장이 퇴진했으며, 네오위즈가 타프의 루시아드 판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7월 – 워크래프트 3 확장팩이 1일 전세계에 동시발매된 가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빌로퍼 등 블리자드 개발자 4명이 퇴사를 했다. 샨다,위메이드,엑토즈와의 갈등은 계속됐으며, 웹젠은 모바일게임에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했다. 7월 9일에는 리니지2가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하여 타 온라인게임에 타격을 주었으며, 악튜러스는 일본 판매 3일만에 2만장을 넘겼다. 게임튜브를 필두로 GOD 서비스가 재개되었으며, 라그나로크가 인기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등장시키면서 온라인게임에 인기연예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론, 예당이 프리스톤테일을 인수 스타마케팅의 시발점이 되었다. 8월 – 세이게임이 피망닷컴으로 변경되면서 게임포탈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기 시작했으며, 엔터테인먼트 자산운영회사 모션헤즈가 광진 일렉트로닉스가 보유한 비디오게임 유통망을 인수, 새로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성인 게임 A3가 8월 27일 유료화를 단행했으며, 야후가 실크로드 온라인으로 게임포탈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엑토즈는 샨다로부터 1차분 미수금 로열티 지급을 완료했으며, 엠파스는 게임나라닷컴을 오픈했다. 하프라이프:플래티넘콜렉션 유통권을 두고 웨이코스와 한빛소프트가 갈등을 보이기도 했으며, 중소게임업체들이 반독점 공동게임포털 '아메토닷컴'을 오픈했다. 9월 – 아이템 거래사이트가 시세를 조작하는 등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한빛소프트가 모바일사업에 진출했다. 동경게임쇼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많은 타이틀을 선보이긴 했지만, 일본 정서와 맞는 작품이 없어 큰 소득은 없었고, 게임큐브 타이틀은 플랫폼 홀더인 닌텐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활기가 없었다. 오로지 PS2의 독주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을 뿐이다. 10월 – 1일 리니지2가 상용화를 시작하고도 동접 9만명을 유지하며 엔씨의 성공신화를 이어갔으며, 한빛소프트가 조이임팩트를 인수했다. 영등위가 리니지2를 18세로 판정하며 등급판정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으며, 12일 WCG가 개막됐다. 이 대회에는 55개국 600여명의 게이머가 참가를 했으며 우리나라는 3위에 머물렀다. 국내 업체들의 수많은 러브콜을 받던 WOW를 블리자드가 직접 운영한다고 발표하며 한차례 파문을 가져왔고,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일반국민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벌여 '영화, 음악, 게임 중 게임 등급기준이 우선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다음 게임사업부가 보드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부분을 가지고 다음게임으로 독립이 되었으며, 한빛소프트가 아톰 모바일 및 캐릭터 계약을 했다. 나코인터렉티브가 퓨센스를 합병하며 코스닥에 입성했고, XBOX 라이브 서비스가 10월 30일부터 시작됐다. 11월 – 카멕스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게임포털들의 치열한 경쟁의 장이었던 반면, 엔씨, 웹젠, 넥슨, CCR 등 메이저 온라인게임업체들이 대거 불참. 반쪽자리 전시회가 되고 말았다. 위자드소프트가 대장금으로 모바일사업을 재가동했으며, 라그나로크의 핵심 개발자 김학규씨가 신작 '리퍼블리카'를 개발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음악연주게임 오투잼이 동접 2만 5천을 달성하며 많은 인기를 모았고, 아이템베이가 아이템 대여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많은 파문을 일으켰다. 12월 – 액토즈소프트가 최 웅 대표 체제로 개편됐으며, 손노리가 손노리와 엔트리브로 나뉘어졌다. 최초의 연재 온라인유통 게임 에이션트 블루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이수영 전 웹젠 사장이 내년에 게임회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위자드소프트 최현우 과장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