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패드 사상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새턴패드가 돌아왔다

#PC

94년도에 세가가 발매한 비디오 게임기 세가 새턴. 이 게임기는 당시 32비트의 고성능 게임기로서 주목받았었으나, 비슷한 시기에 발매됐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에 밀려 사장되고 만 비운의 게임기다. 그러나! 게임기 자체가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손 치더라도 세가 새턴의 패드만큼은 지금도 수많은 게이머의 가슴속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명품, 세가새턴 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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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드가 PC용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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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사의 PS가 비디오 게임 시장을 장악해 PS의 패드가 거의 공식화되어 버렸지만, 사실 PS 패드의 십자키가 불편하다는 것은 알 사람은 다 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니아들 사이에서 세가 새턴 패드의 우수성이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하지만, 최근 세가에서는 이런 마니아들의 요청 때문인지, USB를 장착해 PC에서 이용이 가능한 새턴 패드를 발매했고, 게임플래닛(대표 이범선)이란 곳에서 이 새턴 패드를 수입해 드디어 국내에서도 새턴 패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게이머들이 우수하다고 인정하는 새턴 패드, 어떠한 점이 다른지 알아보도록 하자.

1. 외관
먼저 외관을 보면 첫 느낌은 '그저 그렇다'이다. 지금같이 PS2, XBOX등의 인체공학적으로 편리함을 추구해 미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패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막상 패드를 쥐어보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는 PS2, Xbox의 패드보다도 더 간편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리보고, 저리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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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그 자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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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패드를 설계했을 때 당시에도 나름대로 고민을 해서 만들었겠지만 정말로 어린 아이가 아닌 이상은 손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손쉽게 쥐고 플레이가 가능한, 부담이 없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첫 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견고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험하게 패드를 다루고 플레이를 많이 한다 하더라도 끄떡없을 것 같은 견고함.(실제로도 그렇다)전체적인 곡선도 매우 완만해서 패드를 쥐었을 때 전혀 걸리는 부분이 없으며, 두께 또한 성인의 손가락 하나의 굵기 정도여서 L/R키를 사용하는 검지손가락의 크기에 잘 들어맞는다. 나머지 세 손가락과의 격차도 거의 없어서 패드를 오래 쥔다고 손가락과 손 자체에 대한 부담은 없는 편이다.


십자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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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배열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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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의 배열도 손가락이 미치는 위치에 따라서 잘 되어있다. 오른손을 쥐었을 때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이 미치는 위치에 맞게 버튼 6개가 배열되어 있으며 아래쪽 3개는 크게, 위쪽 3개는 작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아래쪽 3개는 위쪽에 비하여 약간 경사지게 하단에 위치해 있으므로 위쪽 버튼을 누를 때 아래쪽이 실수로라도 같이 눌리는 것을 예방해준다.
아래쪽 버튼 3개는 약간의 부드러운 홈이 파여 있어서 엄지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를 때 그 손가락에 전해지는 압력을 덜어주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위쪽 버튼은 오히려 전체적으로 볼록하게 만들어서 아래쪽과의 차별성을 두었으며 이것도 엄지손가락이 미치는 위치를 고려하여 누르기 편하게 만들어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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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키는 닌텐도사의 전매특허인 십자키 모양이 아닌 둥근 키이다. 둥근 원모양 안에 십자가 모양으로 상/하/좌/우를 표시해 놓았으며 각 십자모양 사이에는 대각선의 표시가 되어있다.

2. 연결
PC에 연결했을 때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 없이 바로 인식이 가능하다. 게임은 에뮬이든 PC판이든 관계없이 키보드 전용의 게임이 아니라면 대부분 인식이 가능하다. 설정 역시 단순해서, 디폴트키(기본 키)가 지정되어 있겠지만 사용자가 임의로 원하는 버튼을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USB로 쉽게 연결이 가능!


3. 플레이 소감
전체적인 소감으로는 대만족이다. 방향키와 버튼의 감촉 및 감도, 그립감 등 딱히 불편한 점을 찾기가 힘들다. 특히 방향키 버튼이 다른 PS2, XBOX 등의 패드와 비교도 할 수 없이 매우 편하고 조종하기도 쉽다. 감도도 매우 훌륭하고 또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방향이 원하는 곳으로 아주 부드럽게 움직인다. 덕분에 혹시 버튼이 약해서 금방 고장 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겠지만 필자가 본 소감으로는 매우 튼튼하다. 그리고 또 마음에 들었던 점은 매우 가볍다는 것이다.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패드와 PC를 연결하는 USB 연결선이 더 무겁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때문에 장시간 플레이를 하더라도 두 손을 모아서 패드를 잡아야 하는 피로 외에는 다른 면에서는 매우 쾌적한 조건을 갖추었다.


그립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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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로 만져보자! 쾌적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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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전게임을 해보면 이 패드의 우수함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동그란 방향키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여서 '스트리트 파이트 2' 같은 경우에는 승룡권도 무리없이 남발할 수 있다. 필자는 스틱으로 조종을 하고 상대편(게임동아 모 기자)은 이 새턴 패드를 사용했는데 단 한번 빼고 전패를 하고 말았다… 도저히 패드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움직임을 당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


버튼 또한 최적의 위치에 놓여져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2'가 버튼도 6개를 골고루 사용해야 하는 게임이므로 이 패드의 성능 테스트용으로는 제격이었기에 선택했는데, 결과는 합격. 방향키나 버튼이나 조금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버튼도 6개를 엄지손가락 하나로 전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 또한 완벽한 오산이었다. 6개라고는 하지만 이 버튼들이 전부 엄지손가락이 편하게 움직이는 범위 내에 모두 들어가 있어서 전혀 무리가 없었다.

단점이라고 꼭 꼬집어 말한다면 대부분의 게임 패드가 다 그렇듯이 버튼을 2개 이상 동시에 입력해야 할 때 불편하다는 점과 R/L 버튼이다. R/L 버튼은 다른 휴대용 게임기나 패드와 마찬가지로 패드의 상단 측면에 붙어 있다. 하지만 방항키나 버튼의 눌렀을 때의 편안함과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방향키와 버튼을 누를 때에는 굉장히 편안하다는 느낌이 드는 반면에 R/L 버튼은 조금 딱딱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것도 다른 패드에서는 보통이라는 평가를 받을만 하나 바로 이 세턴 패드에 붙어 있기 때문에 상대평가가 가혹하게 적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통의 에뮬이나 PC 에서는 이 R/L 키까지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무난할 듯.


R/L 버튼도 무난하지만 그래도 패널티를 주자면 이 부분


슈팅게임의 경우에도 매우 원활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상/하/좌/우의 직각 방향에서 대각선으로의 방향 전환도 매끄럽게 잘 돌아가며 버튼 역시 계속 연타를 해도 버튼이나 손가락에 무리가 없었다. 스틱에서나 볼 수 있는 제자리에서 비행기의 빙글빙글 돌리기도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다.

패드의 성능을 잘 알 수 있는 장르인 대전과 슈팅을 비롯하여 아케이드, 퍼즐 등 여러 종류를 다양하게 해보았지만 결과는 합격이다.

4. 총평
매우 훌륭하다. 한마디로 가볍고, 튼튼하고, 편해서 부담없이 쓸 수 있다. 필자의 집에도 여러가지 게임패드가 있지만 이 새턴 패드를 다루어보다가 나중에 집에서 다른 패드를 만져보니 벽에다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이 새턴 패드는 역시 세가의 장인의 혼이 깃든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새턴의 게이머들이 시간이 흘러서 다양한 게임패드가 나와도 이 새턴의 패드에 유난히 집착을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똑같은 게임이라지만 역시 키보드와 패드는 그 게임의 느낌부터가 달라지는 것이다. 마치 게임기가 하나 더 생기는 기분일 것이다. 이제 이 새턴 패드와 함께 더욱 재미있고 편안하게 게임의 환경이 업그레이드 될 것을 확신하며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단, 가격은 어느 정도 비싼 편이다. 하지만 쾌적한 게임을 필요로 하는 게이머라면 이 정도는 투자하는 게 좋지 않을까?


뒷모습이 궁금한 게이머가 있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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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을 공개해봤다. 뒷모습도 무난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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