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틀러의 명성이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PC

새로운 세틀러 시리즈
Serf City라는 이름으로 세틀러가 처음 발매됐을 때만 해도 386컴퓨터가 판치던 때였는데 이제는 2Ghz CPU가 판치고 시리즈는 벌써 5편으로 접어들었다. 세틀러 5 : 왕들의 유산(이하 세틀러 5)는 이전 시리즈의 아기자기한 2D 분위기를 벗어나 중후한 분위기의 3D로 바뀌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세틀러만의 고유한 특징을 버리고 RTS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취향으로 변화한 것이 과연 유저들에게 어느 정도까지 먹힐 수 있을까? 세틀러 5의 세계로 들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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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틀러5 메인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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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틀러5 게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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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우리는 여러 가지 방식의 RTS를 즐겨왔으며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전술'이 중심이 되는 게임과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와 같이 '업그레이드'와 '자원'이 중심이 되는 게임으로 크게 구분을 해왔다.(단순하게 예를 든 것이지 게임이 그 방향으로 한정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세틀러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자원'이 중심이었는데 이러한 경향은 세틀러 5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세틀러 시리즈의 자원은 게임의 핵심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게임 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자원은 serf를 이용해서 얻거나 광산을 건설해서 얻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serf를 이용하는 것은 소극적인 방법으로 소수의 양을 얻는 대신 인구수를 관리할 수 있으며 광산을 이용하면 다수의 양을 얻을 수 있으나 광부들이 쉴 수 있는 집을 건설해야 하고 밥을 먹을 수 있는 농장을 건설해야 하는 등의 다른 자원 소비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유저는 플레이 중에도 자원 분배에 관한 효율적인 관리를 생각해야 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자원을 사용해야 된다. 또한, 세틀러 5에는 운송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활용해 서로간의 운송거리를 단축시키면 더욱 효율적인 게임 진행을 할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은 게이머로 하여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을 많이 만들어내게 하고 결국 이것에서 한 재미를 찾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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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류의 광산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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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경우에는 serf를 이용해서 자원을 캐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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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원 위주의 RTS는 양날의 검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지루함이다. 많은 자원이 등장하다보니 그 자원들을 캐는데 시간이 많이 소비되고,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자원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니 채취해야 하는 자원도 많다. 자연히, 플레이어는 어떻게 얼마만큼의 자원을 확보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고, 자원의 소비량 또한 조절해가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떻게 병력을 생산해서 적을 공격하느냐를 먼저 생각하는 '전략, 전술'위주의 RTS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고 게임템포가 느려지는 경향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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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에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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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에 집중해서 초반에는 병력생산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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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틀러 5는 '자원' 위주의 RTS가 가진 단점인 느린 템포를 해결하기 위해서 serf도 자원을 채취할 수 있게 했으며 Trading Center를 통해서 자신이 필요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얻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도는 실패했다.
플레이어는 serf를 생산해서 자원을 캐거나 광산을 지어서 자원을 얻는데 serf는 자원 캐는 속도가 느리며 광산의 경우에는 속도가 빠르지만 그에 필요한 건물들을 지어줘야 효과적인 자원채취를 할 수 있다. 건물을 지어줘야 효율적이라는 말은 그만큼 게임의 플레이 타임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며, serf만으로는 광산에서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생산량으로 인해서 플레이어는 또 기다려야 한다. 이렇듯 자원을 얻기까지의 시간이 플레이어를 지루하게 만들고 있으며 자원, 업그레이드, 운송의 개념이 유동성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톱니바퀴가 어긋나 삐걱거리는 현상이 생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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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트레이닝도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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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널 부러진 자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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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인 전투
세틀러 5에는 보병, 창병, 궁병, 기마궁병, 기마병, 포병 이렇게 6가지 종류의 유닛이 등장한다. 물론, 각 유닛간에는 상성이 존재하며 '진형' 시스템도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유닛을 뽑고 어떤 진형을 갖추고 전투를 하느냐가 전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스킬을 사용하는 영웅의 활용도 또한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유닛은 같은 유닛끼리 그룹을 이루며 처음 생산된 유닛이 커맨더가 되어서 커맨더의 전투 경험치에 따라서 그 유닛 그룹의 능력치가 변화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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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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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는 별단 녀석들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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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닛의 상성이나 진형의 존재는 잘못된 테크트리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한다. 처음에 플레이어가 생산할 수 있는 유닛은 보병과 창병으로 한정되어 있는데 영리한 유저라면 당연히 두 유닛의 선택 갈림길에서 보병을 선택할 것이다.(보병은 창병에 강하다.)그러다 보니 자연히 유저들은 보병위주의 전투를 진행하고 이후 약간의 고급유닛 생산을 위해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하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고급유닛은 오직 궁병 뿐. 다른 테크트리는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지만 유닛생산에 대한 테크트리는 보병->궁병->기마병->포병 순으로 단순히 강한 유닛을 생산하는 의미 외에는 없다. 더군다나 종족구분도 없다보니 전투는 오직 칼과 칼의 대결이 될 뿐이다.
커맨더의 숙련도 역시 게임을 지루하게 만드는데 커맨더의 능력에 따라 유닛그룹 전체의 능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교전 중에 살아있는 능력 좋은 커맨더는 당연히 본진으로 돌려 다시 그룹을 형성시키고, 다시 전투를 하는 식의 진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게임의 지루함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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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병이 나오기까지는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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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렇게 덤비면 게임이 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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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플레이의 지루함
게임을 구입해 플레이어가 가장 처음 게임을 하게 되는 것은 역시 '싱글플레이'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싱글플레이는 게임 진행에 기반이 되는 튜토리얼 모드와 같은 형식으로 되어있고, 게임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미션을 삽입해서 게임의 재미를 느끼게끔 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세틀러 5는 싱글미션을 통해 게임에 친숙해질 수는 있지만 지루함은 해결할 수가 없다. 자원을 모아서 제공해준다거나, 적의 기지를 부수는 미션 등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지루함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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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퀘스트를 받음으로써 미션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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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bute 퀘스트도 상당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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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중간에 이러한 삽화 동영상이 삽입된다.


쓰레기장에서 건진 하나의 보물
다른 것은 몰라도 세틀러 5의 3D엔진은 어떤 RTS보다 칭찬해줄 만하다. 많은 수의 유닛을 표현해야 하는 RTS게임은 일반적으로 모델링의 디테일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세틀러 5의 모델링은 따로 CG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뛰어나며, 세틀러 5의 새로운 시스템인 날씨의 변화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전투시에 다양한 유닛들이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 토탈워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또한 건물을 건설하거나 대학에서 연구를 하는 모습, 포를 만드는 모습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이전 시리즈의 아기자기함을 그대로 이끌어가고 있다.(이렇게 훌륭한 엔진을 두고도 이런 게임이 나왔다는 점은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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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에서 무지개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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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하게 날씨를 표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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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와 요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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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무기들이 널 부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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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잊을 수 없다.
사운드의 경우에는 다양한 성우들을 넣어서 살아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들을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배경음악은 같은 곡으로 반복 연주되어 안그래도 지루한 게임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만들어 버렸으며 효과음들은 흥분을 줄만한 이펙트를 느낄 수 없었다.
또한, RTS 게임 플레이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인터페이스 역시 세틀러 5는 만족할만한 모습이 아니다. 건물을 생산할 때 구성되어 있는 단축키가 어떤 식으로 구성이 된 건지 필자의 머리로는 이해가 안간다.( Farm이 'L'로 등록되어 있는 이유를 들어보고 싶다. 참 새삼스럽게 워크래프트 3의 인터페이스가 그리워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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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짓는 판정도 상당히 까다롭다.


안일함의 총합
필자가 세틀러 5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컬쳐스 2'(게임동아에 리뷰가 있으니 참고하기 바람)의 3D버전이라는 점이었다. 그만큼 세틀러 5는 세틀러만의 특징을 장점으로 부각시키지 못했고, 새로움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새로 추가된 날씨의 변화 역시 게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고 있었다.(단지 싱글 미션에서 막힌 길을 지나가기 위해서 여름을 겨울로 바꾸는 정도이다.)만약 세틀러 5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후 시리즈에 가지고 간다면 오히려 정통 세틀러 시리즈의 후속작은 컬쳐스 시리즈의 신작을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이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이 이번에는 딱 들어 맞는 것 같다. 세틀러 5의 변화는 실패했고 이전의 시스템은 더 이상 재미있지 않다.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영원불변의 진리를 이후의 세틀러 시리즈는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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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틀러를 돌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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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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