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임을 깊게 오랫동안 파고드는 게이머라면 강추

피파 시리즈로 유명한 EA스포츠(EASports)에서 제작한 토탈 클럽 매니저 2004(이하, TCM2004)는 축구 게임이다. 그러나, TCM2004는 피파 시리즈처럼 선수를 직접 컨트롤하면서 하는 액션 축구 게임은 아니다. TCM 2004는 축구 매니지먼트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이다. 필자가 이런 장르의 게임을 접해본 것은 불과 얼마 안되었을 뿐더러, 이런 장르의 게임이 있는지 조차도 몰랐을 만큼 생소한 장르이다. TCM2004는 실제 축구 경기를 게이머가 직접 컨트롤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한 팀을 관리하면서 어떻게 하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 지 연구하는 재미가 있다. 즉, 감독이나 코치나 구단주로서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관심과 연구가 없다면, TCM2004는 절!대! 재미 없다. 명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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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M2004는 직수입된 영문판
일반적인 한국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TCM2004에 대해서 말한다면 눈길이 쉽게 갈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게임이 직수입된 영문판 게임이기 때문에 한글화를 기대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영문이다. 액션 장르의 게임은 설령 텍스트가 영문이더라도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조작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면서 할 수가 있다. 그러나, TCM2004는 방대한 정보를 텍스트를 통해서 확인하고 진행시켜야 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영문 텍스트를 읽는 것이 불가피하다. 비교적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축구 용어나 게임의 이해를 위한 설명 부분에서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영어 사전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게이머의 영어 실력이 받쳐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라면 게임 선택을 포기하거나 영어 사전이라도 들고 게임을 해야 할 것이다. TCM2004가 직수입된 영문판이고 한글화 된 게임이 아닌 것만으로도 한국 게이머 중 50%는 이 게임에 대한 선택을 포기할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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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M2004의 오락성
장르의 특성상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게임을 하기에는 오락성이 떨어진다. 먼저, 화려한 그래픽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선수, 팀 그리고 리그에 대한 정보는 모두 텍스트를 통해서 단순한 2D 시스템의 표 형식으로 보여준다. 팀간의 경기 화면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피파 2004 엔진을 통한 3D 그래픽으로 관전을 할 수가 있는데, 선수를 직접 컨트롤만 못할 뿐 피파 시리즈와 똑같은 경기 장면을 보여준다. 피파 시리즈와 비교해 봤을 때도 TCM2004만의 독특한 그래픽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만약, 팀간의 경기를 텍스트만으로 중계를 보거나 경기 결과만을 통보 받는 경우라면, 3D 그래픽 조차 볼 수가 없다. 즉, 그래픽을 통해서는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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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시리즈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경쾌한 배경 음악(BGM)이다. TCM2004 역시 배경 음악은 경쾌하고 신나는 곡들만으로 선별되었다. 곡마다 듣기에 좋기는 한데, 게임을 하는 상황에서는 배경 음악을 꺼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나중에는 아예 꺼버린 것은 아니지만 볼륨을 20%까지 줄여버렸다. 팀을 책임지는 오너로서 집중력을 가지고 관리 감독하기에는 TCM2004에 흘러 나오는 배경 음악이 너무 경쾌하고 신나는 것들이 오히려 밸런스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TCM2004의 인터페이스는 마우스를 주로 사용한다.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보니 관련된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서 하이퍼링크가 되어있다. 이런 경우에는 마우스 포인터의 모양이 변하기 때문에 가이드 라인으로 표시되는 마우스 버튼을 누르면 해당하는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드래그 앤 드롭 기능도 제공한다. 특이한 것은 왼쪽과 오른쪽 버튼을 동시에 누르는 것도 있다. 또, 3D 그래픽으로 직접 경기를 관전하는 도중에는 지정된 키보드의 버튼을 누름으로써 선수에게 특별한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다만, 액션 축구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조작하는데 있어서 집중력이나 순발력을 요구하는 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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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M2004의 오락성을 정리해 보면, 눈으로 보는 재미, 귀로 듣는 재미, 손으로 조작하는 재미가 많이 떨어진다.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일지도 모르지만, 일반적인 게이머들의 취향을 생각해 보았을 때도 게이머들은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라 본다.

TCM2004는 매니지먼트 장르
영문판 게임이라는 것과 오락성이 떨어지는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눈 길이 가지 않는 게임인 것은 분명하지만, 액션 장르의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매니지먼트 장르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고, 이러한 매력 때문에 게이머들은 매니지먼트 장르의 게임을 찾게된다. 매니지먼트는 단순히 보고 들으면서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즐기는 게임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런 장르의 게임을 처음 접한 게이머라면 적응하는데에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일단 한 번 적응하고 나면 매니지먼트 장르에 푹 빠질 것이다. 경기에 앞서 좋은 선수는 누구인지, 어떤 포메이션이 좋은 것인지, 부족한 후보 선수를 보충하기 위해 어떤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지, 등 자신이 팀을 이끌어 나가는 감독이라 생각하고 게임을 즐길 수가 있다. 팀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그만큼의 성적이 뒤따라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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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관리의 기본은 훈련
TCM2004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은 역시 훈련 부분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하드 트레이닝을 한다면, 피로도가 상승하고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 절대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가 없다. TCM2004는 일주일 단위로 시간이 흐르기 때문에 선수들의 상태와 일정을 둘러본 후 훈련 종류를 결정해야 한다. 각 훈련의 종류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팀과 선수의 상태에 맞는 훈련을 결정해야 한다. 주간 훈련 외에도 한 달에 한 번 감독의 특별 지시로 행하는 훈련도 있다. 게임 초반에는 기본 포메이션과 전술만으로 경기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 전에 임하는 훈련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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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강화는 이적 시장에서
팀 선수들의 포메이션을 보았을 때 분명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 이런 팀의 결함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해당 포지션에 대해 더 나은 선수를 영입할 수 밖에 없다. 팀의 결함이 있는 포지션을 훈련시켜서 팀의 전력에 맞게 선수를 훈련시키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선택한 팀만을 둘러볼 수가 없고 시즌에 참가하는 다른 팀의 선수들까지도 눈여겨볼 수 밖에 없다. 이적을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는 재정 상태가 넉넉해야 한다. 재정 상태가 넉넉하기 위해서는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지만, 최악의 경기만을 펼친다면 반대로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에 치닫게 된다. 감독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면, 감독은 구단주로부터 강제로 경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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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
매니지먼트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현실적인 선수들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팀의 포메이션이 정해지면 목록에 나타나는 정렬 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팀의 데이터를 간편하게 볼 수 있고, 선수 이름을 클릭하게 되면 하이퍼링크로 된 선수의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다. 선수들의 기본, 상태, 연혁, 컨디션, 등 다양한 정보를 서브 메뉴를 통해서 열람할 수도 있다. 실제 구단에서 운영하는 데이터 보다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 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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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재능이 있는 선수들의 상태 표시이다. 리스트 가운데에 보면 별 모양으로 되어 있는 아이콘이 있는데 이 아이콘이 얼마만큼 재능이 있는 지를 보여준다. 그 외에 해당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를 보여주는데, AI로 지정되는 주전 선발을 잘 보면 재능이 있는 선수(Ta) 부분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선수의 상태가 부상이나 피로도의 누적이나 체력이 낮은 경우가 아니라면 Ta가 높은 선수들이 주로 주전 선수로 선발되는 것이다.

부수적인 재미들
TCM2004에는 사생활 메뉴가 있다.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할 수가 있다. 선물을 줄 수도 있고, 결혼도 할 수 있고, 애기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단순히 마우스 클릭만 가지고 행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렇게 큰 재미는 없다. 돈만 쓰게 되는 것이 사생활 메뉴이다. 반면에, 주식 시장 메뉴는 주식 투자를 해 돈을 버는 재미도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주식 목록을 잘 참고한 뒤 투자해서 돈을 버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게임 진행 중에 팀에 속해 있는 경기장을 관리하고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티켓 판매라던가, 임대 승낙을 통해서 부수적인 수입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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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의 권한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위치에서 게임을 즐길 것인지를 물어본다. 개인 능력 포인트를 초반에는 15 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고, 경기 전이나 후에 감독의 발언을 통해서 개인 능력이 올라가기도 한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주어지는 권한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권한을 얼마만큼 가지느냐에 따라서 TCM2004의 난이도가 결정된다.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진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나중에 무엇을 해야 할 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결국엔 어시스턴트 기능을 다 키는 일도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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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다 알아서, 다 해서, 질려서, 재미가 없어서 접는 다른 장르의 게임과는 확실히 다르다. 깊이가 있는 게임이다. 물론, 이 게임도 하기 싫을 때가 있을 것이다. 영문판이라 적응을 못해서,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없어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쫓겨나는 경우… 정말 하기 싫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러했었다. 게다가, 게임의 맛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 깊이가 있는 게임인 만큼 플레이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당연하다. 여러 게임을 다양하게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절대 사지 말아라. 반대로, 한 게임을 사더라도 깊게 오랫동안 파고드는 게이머라면 TCM2004는 절대 강!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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