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이나 거듭된 퇴자 때문에 결국 철지난 과일이 되어 버렸다
게임이라는 단어에 붙는 성인용이라는 호칭.(경마나 슬롯머신 등의 사행성 물건(?)들은 게임이라는 이름이 과분하게 느껴지므로 논외다.)그것은 비디오나 책 등에 붙은 성인용이라는 꼬리표와는 격이 다르다. 성인들에게 걸맞게 만들어 졌다기보다는 상당히 저급하고 퇴폐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원인을 따지자면MSX나 PC9801때부터 게임에 더해진 성인용이라는 수식어를 오직 SEX로만 풀어낸 탓이다. 게임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살을 찌우고 풀어내는 표현의 확장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선정성과 음란성으로 재미를 채우려 고민했기 때문인 것이다. 서양보다는 일본쪽의 영향을 받아온 국내 역시 마찬가지. 이때부터 정립된 성인용 게임 = 음란 게임 이라는 공식은 여러 계단을 거쳐 PC에 정착 되어 있는 상태다. 물론 PC와 콘솔이라는 플렛폼 안에서도 성인용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명작이라 불리는 게임도 존재한다. 성과 SEX라는 것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특유의 아름다운 원화와 멋진 스토리 라인으로 음란함을 극복한 게임들이 그것이다. 볼거리를 중점으로 한 게임성이 아니라 그것을 양념삼아 게임을 표현하고 진행하는 재미마저 잡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인용 게임의 명작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너무나 부족한 숫자와 지명도를 가지지는 탓에 지금까지 만들어져 온 성인용 게임의 선입견과 법칙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얘기다.

MSX를 거쳤다면 반드시 알고 있는 게임 피치업 시리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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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싹스 시리즈. 간단한 퍼즐과 선정성이
어울어진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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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 변태 물에 한 획을 그은 스타쉽. 그 무흐흐(?)한 게임방식은 아직도 일루션의
폴리곤 인형 시리즈가 우려먹을 정도로 대단했다.
명작이라 불리는 게임들과 음란 게임은 눈대중만으로 구별해내기란 어렵기 그지없다. 둘 다 어여쁘(?)면서 무흐흐한 내용이 도드라져서다. 덕분에
색깔도 너무 강하다. 게다가 양쪽 모두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질적인 것을 떠나 게임성이란 것도 더해져 있어 더욱 차별 짓기
어렵다. 그러나 실제로 플레이 해보면 그 차이점을 생각보다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전자가 무엇인가(당근)를 쫓아 지겨운 노가다를 강요한다면
후자는 게임을 풀어내고 진행 하는데서 재미를 얻을 수 있어서다. 그래서 수작이라 불리는 게임은 야한 화면과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도 게임을
즐기는 내내 플레이어를 배려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플레이어의 감정을 게임과 동화할 수 있도록 제작사가 마련한 성심성의가 들어있다는 얘기다.
물론 제작사의 배려나 정성은 게임의 구성 요소를 이야기한다. 수준 높은 원화와 배경 음악, 그리고 끝을 궁금하게 하는 스토리와 그것을
도와주는 성우들의 연기등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무흐흐(?) 이상으로 매력적으로 비추어진다. 그래서 얼핏 보면 노골적으로 보이는 성적묘사들도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커다란 줄기에 스며들고 위화감 없이 보인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게임이 만들어내는 장단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너무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가끔 주변 사람에게 변태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에 반해 성과 SEX를 중점으로 만든 게임들은 그
파격적이면서도 음란한 화면과 스토리에서 재미를 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좀 더 야하고 선정적인 내용으로 재미를 치장하고 게임을 꾸려나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처음 가진 흥미에 비해 점점 재미가 떨어지기 일쑤다. 게다가 그림체와 스토리 라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동소의 한 형식의
재미다. 더욱 큰 문제는 그것의 본질이 "좀 더 음란하고 변태적인 내용을 쫓는다." 라는 것에서 추구하는 재미라는 것이다. 윤리적인 문제를
떠나 성의 기준을 망가뜨리기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얘기다.
이번에 소개할 '프린세스 나이츠'(이하 프린세스)역시 성인용 게임이다. 때문에 시뮬레이션이란 본래의 색깔보다는 누가 어떤 모습으로 나오는지가
먼저 신경이 쓰인다. 게다가 성인용이라는 이름표가 붙어있는데도 한글정발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인터넷에 난무했던 일본 성인게임과는 느낌도
기대치도 다르다. 그러면 성인용 게임인 '프린세스 나이츠'는 과연 명작이라 불릴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널리고 널린 18금 B급 게임인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성(性)이라는 것을 어떻게 사용해서 게임에 살을 찌웠는지도 꼭 눈여겨 봐야할 점일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많았지만
그만큼 사랑도 받은 To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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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를 더해 가며 제대로 된 성인용 RPG의 모습을
보여준. 드래곤 나이트 시리즈.
사진은 1탄의 것인데 국내에서는 영문제목이었던
젠타의 기사로 소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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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나이츠'는 2000년께 일본에서 만들어진 성인용 게임이다. 때문에 당시 대부분의 일본 성인용 게임처럼 판타지 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다. 물론 '반지의 제왕'이나 '모로윈드' 시리즈처럼 꽉 짜인 맛이 일품인 전형적인 서양 판타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가진바 세계관이나
설정 보다는 주인공이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어서다.
판타지라는 배경을 선택한 만큼 '프린세스'는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패스탁이라는 가상의 대륙을 무대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패스탁은 용신의
전설이 남아 있는 성스러운 대륙이다. 그곳은 용신의 피를 이어받은 용인들을 중심으로 평화로운 나날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생국
렌갈트가 패스탁의 기둥이었던 용의 나라 그란다를 습격한다. 그란다 성은 하루 만에 붕괴되고 시대를 풍미했던 용왕 데스탈도 적의 칼에 쓰러지게
된다. 그란다를 함락시키는데 성공한 렌갈트의 왕 펠네스는 패스탁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뒤로 하고 플레이어는 용왕
데스탈의 아들을 연기하게 된다. 전설의 용왕의 피와 힘을 이어받은 마지막 용사로 패스탁의 평화와 왕국을 되찾는 것이 플레이어의 사명이 된다는
얘기다. 물론 미소녀 게임인 만큼 혼자가 아닌 여인들의 도움을 받는 다는 설정도 빠지지 않았다.

지치지도 않는지 근친의 복수와 나라 찾기가
또 스토리의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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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주인공과 함께 전장을 해쳐나갈 동료들.
근대 모두 믿음직스러운(?) 여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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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하나만 본다면 정말로 시시하기 그지없는 설정이다. "뛰어난 혈통에다 특수한 힘을 지닌 주인공이 근친의 원수를 갚고 나라를 되찾으며
평화를 수호한다." 라는 고전적인 설정이라 서다. 너무나 고지식해서 풀어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다. 물론, 성인용 게임인 만큼 여기에 좀
색다른 설정이 더해져 있기는 하다. 주인공과 여성이 관계를 맺으면 주인공이 여성 안에 숨겨져 있는 힘을 일깨워 줄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주인공과 여인들을 이어주는 끈 같은 역할을 하는데 덕분에 게임 내내 여성들이 힘을 얻고 싶다는 핑계로 막무가내 주인공에게 안겨든다.
'프린세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바로 스토리 부분이다. 전형적인 동양식(일본식)판타지에다 무리 없는 친숙한(?)스토리 전개라
쉽게 게임에 적응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기는 하다. 그러나 식상한데다 단순하기까지 해서 게임을 진행하는 맛을 살려내기 힘들다.
'프린세스'가 사랑이야기와 성(性)을 게임에 담고 있는 성인용 게임인지라 이런 스토리성의 부제는 더욱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 타성에 젖어
적당한 버튼 연타로 대사를 스킵하면 무흐흐(?)한 화면이 플레이어를 반겨주는 그저 그런 B급 18금 게임처럼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어떠한 것이라도 의미와 추억을 부여하면 각별해지기 마련이다. 그것이 비록 성인용 게임에서 보여주는 무흐흐(?)한 사진 한 장일지라도 말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동화 되어 있다면 단순히 잘 그려진 야한 그림을 보는 이상의 재미를 가지게 된다는 얘기다. 그런대 아쉽게도 '프린세스'는
플레이어를 게임에 흠뻑 빠지게 하는데 초석이 되는 스토리를 놓쳐 버렸다. 적어도 다음 이야기가 알고 싶어서 이 여인은 어떻게 될 것인지
두근두근해서 패드를 놓지 못하는 재미와는 상관없게 되어 버렸다는 얘기다. 그저 오프닝만을 보고 엔딩을 짐작해내는 자신을 보며 이야기의
식상함에 질리던지 자신의 천재성(?)에 감탄할 뿐이다.

주인공과 관계를 가지면 기사의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게임의 선정성과 게임성을 이어주는 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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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부재로 게임 진행의 흡입력이 떨어진 탓에
18금 특유의 타성에 젖은 클릭 노가다가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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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르에 비해 만들어 내는 스토리가 별 볼 일 없다는 것은 18금 게임에서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성인적인 요소 즉 무흐흐(?)한 내용을 게임성과 연결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서로 철저하게 따로 노는 탓에 오히려 상대의 장점을 해친다는 얘기. 덕분에 '프린세스'가 정한 성인을 위한 설정도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주인공과 관계를 가지는 여성들은 숨어 있는 힘을 깨닫고 기사가 된다는 설정인데 대리만족이라는 인증된 재미조차 살려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란스' 시리즈처럼 코믹한 전개와도 전혀 관련이 없다. '프린세스'가 자랑하는 30명(주인공의 여동생을 포함해서다.)의 여성들과의 러브스토리도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같이 싸울 수 있는 동료와 볼 수 있는 그림이 늘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녀들과 인연을 엮을 이야기의 당위성이 없는 탓에 오히려 게임이 난잡해 보이기도 한다.
'샤이닝 포스'를 연상케 하는 SRPG
'프린세스'에 더해진 게임성은 한정된 필드에서 한정된 적을 맞아 한정된 파티원과 함께 한정된 턴 안에서 벌이는 제한적인 전투다.
'샤이닝포스'나 '슈퍼로봇대전'을 연상케 하는 SRPG라는 얘기인데 주인공을 제외한 파티원들이 여성(파워돌과는 다른 느낌이다.)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재미 역시 여느 SRPG와 대동소의 하다. 그래서 독특하다기 보다는 검증된 게임성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프린세스'의
게임성을 나타내는 부분인 전투는 플레이어의 유닛들을 필드에 배치하면서 시작한다. SRPG인 만큼 적과의 거리나 행동의 우선 순서 등을 토대로
유닛을 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정된 필드에서 벌이는 턴제 전투 역시 플레이어가 생각을 하게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닛의
이동거리나 공격력 그리고 지형의 고저차를 등을 생각해 주어진 턴 안에 효과적으로 적을 제압하도록 말이다. 때문인지 '프린세스'의 전장은 항상
사용할 수 있는 턴 수가 정해져 있다. 정해진 턴을 넘기면 게임은 플레이어의 패배로 이어지는데 좀 더 머리를 굴려 재미를 찾아보라는 제작사의
배려일 것이다.

'프린세스 나이츠'에 더해진 게임성은 간소화된 SRP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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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고유능력을 활용하는 면도 필드의 고저차를
이용한다는 대목도 기존의 SRPG를 빼다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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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기 그지없는 전투지만 SRPG의 맛을 잃지는 않았다.
특수기. 즉 마법은 SRPG에서 참 중요한 존재다. 화려한 효과로 플레이어의 시선을 잡아 두기도 하고 게임을 풀어나가는 열쇠 역할도 해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삽입하기 보다는 기존의 재미를 구현 한다는 것이 '프린세스'의 주제인 만큼 '프린세스'에서 등장하는 특수기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인지 특수기는 제법 화려하게 디자인 되어 있다. 물론 철지난 게임인지라 생각보다 성에 차지는 않는다. 어찌 보면 SFC용
'슈로대'의 아카식버스터의 연출이 더 멋져 보이기도 한다.
SRPG를 보고 있자면 때때로 아군보다 적이 유리하게 보일 때가 많다. 무지막지한 공격력과 숫자를 자랑하는 놈들을 보고 있자면 승산 없는
싸움처럼 느껴지기 일쑤다. 그러면 플레이어는 게임의 이것저것을 고려하며 어려운 싸움을 이기기 위해 생각을 다듬기 마련이다. 그리고 마음속의
그 것을 풀어내면서 플레이어는 실패와 성공에 희로애락을 맛보며 SRPG 특유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 '프린세스'가 만들어내는 전투 역시 이런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가능한 한 플레이어의 머리를 괴롭히는 조건과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싸움에서 열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특수기다. 모여 있는 적을 한꺼번에 저세상으로 보내고 소모된 체력 등을 한꺼번에 회복시켜 주는 등 평상기와 비교 할 수 없는
효과다. 때문에 잘만 사용한다면 전세를 역전 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이 원하는 조건을 이루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래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어불성설의 비겁한 기술이지만 이지만 플레이어에게는 작전과 생각을 이어 주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한다. 물론 '프린세스' 역시
특수기는 쓸 수 있는 횟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SRPG의 법칙을 그대로 따른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작전과 특수기를 절묘하게 배합해서
게임을 꾸려나가는 재미를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프린세스'의 전투는 검증 받은 SRPG의 재미와 요소들을 그대로 게임 내에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전투의 규모가 너무나 작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슈퍼로봇대전'이나 '샤이닝포스'와 비교해 보면 필드가 유난히 좁고
참전하는 유닛수가 작은데다 능력치의 배분이나 활용이 단순해서다. 그래서 '프린세스'는 기본은 한다지만 생각의 폭. 즉, 재미의 폭도
작아졌다.

시각적인 연출은 철지난 게임인 지라 성에 차지는
않지만 깔끔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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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지가 강한데다 범위공격인 샤이닝. 때문에 플레이어는
샤이닝을 중심으로 해서 게임을 풀어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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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의 전투는 단순해서 적응하기 쉽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
'프린세스'의 전투는 기본적인 재미를 갖는 것에는 성공했다. 너무나도 착실하게 SRPG의 골격을 그대로 재현한 탓이다. 그러나 너무 변화
없는 단순한 구성 탓에 SRPG 특유의 생각하는 재미가 반감 된 것도 사실이다. 색다름 없는 식상한 재미로 비춰지기 쉽다는 얘기다. 그래서
인지 '프린세스'는 전투를 좀 더 꼬아 놓았다. 속성시스템이란 것을 전투에 도입한 것인데 상극이라는 개념을 전투에 삽입했다. 속성시스템은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매우 간단한 룰이다. 물(水)과 불(火) 그리고 바람(風)과 땅(地)등으로 분류한 속성을 캐릭터에게 부여한다. 그리고
물은 불을 제압하고 바람은 물을 제압하는 식으로 상극 관계를 정해 놓은 것에 불과 해서다. 쉽게 말하면 적과 상극인 캐릭터로 게임을
풀어나가라는 조건을 더한 것이다. 이런 간단한 속성 시스템만으로는 게이머의 생각을 폭을 늘리긴 무리다. 너무나도 간단한데다 이미 써먹을 때로
써먹은 설정이라 좀처럼 재미로 연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해진 것이 포획 시스템. 적을 포획하면 적의 속성을 아군의 캐릭터에 더해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물론 적을 포획하는 것은 SRPG만의 재미중에 하나인 확률게임으로 이어진다. 마치 '슈로대'에서
회피율 10%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리셋 노가다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게임이 원하는 포획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더라도 확률적으로
성공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게임이 원하는 조건은 속성 시스템으로 연결된다. 상극인 속성으로 포획하는 편이 높은 성공률을 보장해서다.
기본적인 SRPG의 기둥에 더해진 속성과 포획 시스템은 어느 정도기는 하지만 '프린세스'의 단순하다는 전투의 약점을 희석시켜 준다. 조건과
제한을 더해 플레이어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지만 귀찮거나 지겹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획은 합성할 수 있는 적 유닛을 모은다는
Collector의 재미도 겸비하고 있어 보기보다 게임을 윤택하게 한다. 그렇다곤 해도 '파랜드'를 비롯한 기존의 SRPG들과 비교해 보면
재미의 스케일은 확실히 작다. 난이도 책정 또한 무척 어설프다. 얼마 안 되는 변수 대신 어렵다기 보다 짜증나는 난이도를 바탕으로 SRPG의
생각하는 재미를 메우려 했기 때문이다.

속성 시스템은 오행처럼 상극을 활용해 적을
상대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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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한 적은 아군 유닛과 합성 시킬 있다는 설정인데 합체
할 수 있는 속성을 모은다는 콜렉팅의 재미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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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필드에 단순한 능력치 게다가 적의 숫자도 작은 탓에 너무 단순한 재미라는 것이 전투의 약점이다.
'프린세스'가 담고있는 성인용의 면모는 고전과 답습
'프린세스'에서 보여주는 성인용의 면모는 고전과 답습이다. 어느 곳에서도 새로운 것을 찾아 볼 수 없어서다. 굳이 특징을 꼽으라면 여느
게임보다 쉽게 여성을 만나고 이벤트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정도다. 화면에 표시되어 있는 하트모양을 따라 혼자 탐색하면 거의 대부분의 여성을
동료로 삼을 수 있다. 여성에게 호감을 사고 이벤트를 즐기며 해피엔딩을 맞이 하는 게임의 골격 또한 기존 미소녀 게임의 그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래서 데이트를 즐기고 좋아하는 선물을 사주면 호감도가 올라가고 흐뭇한(?) 화면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기존의 게임들과
대동소의 하다. 물론 주인공에게 행동력이라는 제한을 두는 것도 여전하다. 데이트를 하거나 이동을 하면 행동력이 감소하는데 0이 되면 움직이지
못한다는 전통적인 설정이다. 출연하는 여성의 수만큼 플레이할 당위성을 준다고 할 수 있는 설정이지만 그것보단 "무흐흐한 화면을 전부 보고
싶으면 노가다를 해라!" 라고 강요하는 대목 같기도 하다. 이처럼 '프린세스'는 '두근두근메모리얼'과 '동급생:Nanpa' 이후로 주구장창
우려먹은 검증된 연애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했다. 때문에 새로운 맛과는 거리가 멀지만 덕분에 최소한의 재미는 갖춘 것이 특징이다. 물론 "성인용
미소녀 게임은 시스템 보다 그림체다." 라고 이야기 한다면 노골적으로 특징 없는 시스템도 그다지 약점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만큼 캐릭터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미소녀 게임의 법칙대로 백치미부터 건강 미인까지 취향 따라 준비해 놓은 탓에 선택 하는 재미가 있으니 말이다.

탐색을 하면 발견되는 여성.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면
동료로 삼을 수 있다는 밍밍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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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행동력을 소모해 선물을 사고 데이트를
하면 호감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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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수준 이상으로 호감도가 오른 여성과는 흐뭇한 데이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기존과 다르지 않은 설정이다.
답습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재미는 가지고 있지만
화면에 미소녀를 표기 할 수 있을 때부터 발전해 온 미소녀 게임은 그 수가 많아지며 커다란 문제에 봉착했다. 비록 성인용 게임의 보는 눈이라
할지라도 플레이어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임 중간에 무흐흐(?)한 사진 몇 장 끼워 넣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게임이 팔리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 그제야 제작사들은 게임이라는 특성을 살려 성인용 게임에 넣을 게임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동시에 게임의 선정성 역시
높이기에 노력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겨 버렸다. 여간해서는 흐뭇한(?) 선정성과 게임성을 연결하기가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철저하게
따로 노는 탓에 게임의 재미를 감소시키는 일도 심심치 않았다. 마치 한꺼번에 두 가지 게임을 하는 듯한 혼란과 귀찮음을 낳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성인용 게임의 제작사들은 될 수 있으면 SRPG처럼 재미를 검증 받은 시스템을 간소화 시켜 채용했다. 서로 어울리지는 안 터라도
방해만 하지 않으면 각자 고유의 맛만은 간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성인용 게임은 최근에 이르러서 거의 텍스트 어드벤처 형식을 띤다. 어드벤처라는 게임형태에 흐뭇한(?)화면과 이야기를 더하기 쉬운 탓이다.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물론 설령 변태적인 이야기라 할지라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흐뭇한 장면과 게임성이라는 두 마리의 재미를 스토리라는 그물로
잡아낸 것인데 어드벤처는 스토리와 게임성을 쉽게 조화시킬 있는 장르라 흐뭇한(?) 영화나 만화 이상의 진행하는 재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느 정도라고는 하지만 그런 스토리에 플레이어의 의사까지 더할 수 있어 몰입감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드벤처가 궁합이 좋은
이유는 18금 게임에서 보여주는 단순한 사진 한 장이라는 것도 뛰어 넘게 해준다는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며 얻은 스토리의 굴곡을 담은 사진과
장면들로 인터넷에서 떠도는 흔한 사진과는 느낌부터 달리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사연과 기억이 더해지면 각별해지기 마련이니
말이다.
2000년에 발매된 '프린세스'는 정확히 중간단계의 게임이다. 선정성과 게임성이 서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타협한 게임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검증된 시스템들을 통해서 마련된 성인용 게임이라는 장르 맛을 쉽게 맛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선정성을 토대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재미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SRPG로 끌어낸 재미가 게임의 재미를 짊어지고 선정정인 부분을 덤으로 생각하면 매력적으로 보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화된 SRPG적인 요소로는 게임 전체의 재미를 짊어지기에 부족했다. 그렇다고 선정정인 부분역시 게임성은 물론 스토리와도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에 단순히 흐뭇한(?)사진 한 장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프린세스 나이츠는 전형적인 과도기의 성인용 게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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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과 선정성이 서로 어울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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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멋진 그림이라고 하지만 그림 한 장 이상의 느낌을 전해 주지 못했다.
'프린세스 나이츠'의 재미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이래저래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을 늘어놓은 탓에 '프린세스'를 졸작으로 치부한 것 같아 씁쓸하다. 그렇다고 음지에 기생하던 일본 성인용
게임을 보란 듯이 꺼내려 했던 시도를 크게 보아 게임성 마저 과대 포장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러나 유통을 마음먹은 당시만 해도
'프린세스'는 기본은 해내는 작품이었다. 단순하지만 보장된 게임성. 그리고 빼어나지도 않지만 거부감도 느껴지지 않는 선정성이 장점이라 할
만한 수준은 넘었다. 그래서 유통사인 해피팩토리에서도 한국에서 일본의 성인용 게임을 정식으로 소개하는 시발점으로 '프린세스'를 선택했을
것이다. 성인용이라는 자극은 강하지 않지만 그 맛은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말이다. 허나 이런 의도는 결국 생각으로 끝나고 말았다. 4번이나
거듭된 퇴자 때문에 결국 철지난 과일처럼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게임은 변화와 변신으로 몸을 바꾸고 있다. 그에 맞춰
게이머들의 눈도 높아져 가고 있다. 그런데 등급판정이라는 멋진(?) 이유로 3년이나 고여서 썩어버린 게임이 지금에 와서 먹혀들기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게다가 성인용 게임임에도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칼질 까지 강요당했으니 두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유통사가 원하고 안배했던 재미에서 '프린세스'가 멀어진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그나마 성인용 게임에다 괜찮은 그림체라는 것이 한
가닥 위안이 될 뿐이다.

당시에는 깔끔하고 볼만 한 필드였지만
지금 보기에는 고전에뮬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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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성인용 게임인 덕에 보는 재미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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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표현도 영화처럼 인정해야한다.
뭐 성인용 야(?)게임에서 별걸 다 따진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적당히 벗어 눈요기를 시켜주고 적당한 대리만족을 주는 것이 18금게임이라고
이야기해도 똑 부러지게 반박 할 말도 없다. 그러나 분명 그중에서 명작이라 불리는 것들은 게임으로서의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것들이다. 아니
정확히 말한다면 그것들은 게임으로 줄 수 있는 재미를 조금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게임에서 재미를 표현하는 방법은 한정되어 있지 않으니
말이다. 영화를 예술과 외설을 구분 짓는 것처럼 게임을 구분하는 것 역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저 벗은 그림이나 사진만을 보고 등급을
정할 것이 아니라 왜 벗은 것인지 게임의 이야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봐야만 한다는 얘기다. 무조건 화면에 살색이 보이면 보류나 가위질을
하는 것 보다는 게임의 색을 나타내고 재미를 꾸려가는 표현의 한가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성과 SEX로만 재미를 구현하려는 음란
게임은 논외다)개발자와 유저는 함께 늙어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게임의 재미라는 것에 대해 본질적으로 묻는 말이지만 달리 생각 하면 더 이상
게이머는 코흘리개뿐만이 아니라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알만큼 다 아는 상대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인데도 굳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등급
판정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일까?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 리뷰 속에 일부 모자이크 처리 된 스크린 샷은 게임 속에서는 정상적으로 보여짐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