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니아여~ 질러라~, 풋볼매니저2007
일단 질러라, 후회는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축구 게임하면 '피파' 또는 '위닝 일레븐' 두 개만 떠올리는 사람들은 정말 복 받은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풋볼 매니저'에 중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피파'와 '위닝 일레븐'이 축구 게임의 전부였다고 생각했을 때만 해도 "그딴 게임 누가 해?"라고 무시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풋볼 매니저'에 중독돼 4년 째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가끔은 시간 틈틈이 '풋볼 매니저'를 실행시키고 선수들을 둘러보고
있는 필자 자신을 보며 깜짝 놀라기도 한다. 괜히 필자가 이전 리뷰에서 '시간과 정신을 갉아먹는 괴물'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 필자는 게임
중독성 점수를 메긴다면 만점을 주고 싶은 '풋볼 매니저' 시리즈의 최신작 '풋볼 매니저 2007'(이하 FM2007)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왜 이리 리뷰가 늦어졌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웃지요. 허허허. 조금만 더 해보고 리뷰 써야겠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오게 됐는데,
믿겠는가?

폐인 양성 약물 생산처
|

폐인 양성 약물 공급처
---|---
FM2007은 생각하고 분석하고 사고하는 게임
대부분의 시리즈 게임들은 버전이 거듭되면서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거나 버그 및 단점들이 보완돼 출시된다. 때문에 시리즈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이런 점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어떻게 바뀌고 개선되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만 새롭게 바뀐 시스템에 쉽게 적응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FM2007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왜냐하면, FM2007은 게이머의 오감을 자극해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게임이 아니라 가상의 선수 관리
프로그램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뀐 점을 보면 메뉴 위치나 인터페이스 등 게이머들이 감독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뿐이다. 대신에 선수, 코치, 그리고 감독들의 정확한 데이터가 반영됐다. 이것이야 말로 FM 시리즈의 핵심이면서 FM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겉모습만 훑어보고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FM 시리즈를 전혀 모르는 사람임이
확실하다.

팀 선택 시 보여주는 간략 팀 정보
|

개인 선수 특성 그래프
---|---
더욱 방대해 지는 데이터, 모두 살펴봐야 유능한 감독
어떤 게임이던지 간에 게임을 풀어가는 요령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소위 얍삽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유독 FM2007에는 이 얍삽이라는 것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51개의 국가, 2,351개의 클럽, 158개의 클럽 리그, 25여 만 명이 넘는 선수들과 스탭. 이 모든 데이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돌아가는데 무슨 얍삽이 있겠는가!(성장할 것이 확실한 유망주를 몸값이 쌀 때 데려오는 것이 얍삽이라면
얍삽이겠지만...)때문에 FM2007을 잘 플레이하는 최고의 방법은 선수들과 구단을 생각해 주는 마음이다. 지금 이 팀에서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그 부족한 부분을 훈련으로 보완해야 하는지 아니면 외부에서 선수를 영입해 채워 나가야 하는지, 게임 내내 애정을 가지고 고민을
해야 한다. 물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서 감독 직을 사퇴하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관심을 기울인 팀이 유명 팀으로 성장한다면 그 순간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을 것이다.

다른 포지션은 별이 다섯 개, ML 포지션은 별 하나.
여기가 구멍
|

팀을 제대로 키우면 바르셀로나처럼 부자구단
1위가 될 수 있을까?
---|---
게임을 좀 더 쉽게 즐기고 싶다면, 유명한 구단을 선택하라
사실 이 게임은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어마어마한 데이터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기 때문에 국내 축구뿐만이 아닌 해외 축구 선수들에 대한 폭넓은 지식까지 갖춰야만 수월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보자들을
위한 가이드나 팁 등 튜토리얼 기능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조금이라도 FM2007을 쉽게 즐기기
위한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는 해외 유명 구단을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우승 단골 팀인 첼시나 프리메라리가의
왕자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데 모여 있는 팀이 좋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여있는 만큼 게이머의 의지대로 선수들이 움직여
준다. 게다가 선수들만이 아닌 선수들을 훈련시킬 코치와 더 나은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한 스카우트의 정보력도 비교가 되지 않으며, 팀의 명성,
재정, 훈련시설, 유소년 시설 등 팀의 경영도 튼튼하다. 때문에 안정적인 재정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선수와 코치를 영입할 수 있으며, 좋은
코치 아래에서 좋은 선수를 양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팀을 선택한다고 해서 게임 자체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첼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유명 리그 우승 팀의 감독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팀이 꼴찌로 전락, 계속된 적자 경영, 감독의 발언 비하 등 팀을
위하는 마음이 감독에게서 느껴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자리에서 쫓겨날 것이다.

역시 첼시 ^^
|

광주 상무 -_-
---|---

스카우트 정보력을 보라
|

'전 대회 우승 – 첼시'의 압박
게임이 주는 재미 보다 게이머가 찾는 재미
이미 FM 시리즈가 익숙해진 게이머들이라면 2개 팀 이상의 감독을 맡으며 다양한 국가의 리그 팀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것이다. FM 시리즈는
게임 자체가 주는 게임 보다 게이머 스스로가 재미를 찾는 게임이다. 하위 팀 감독을 선택해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던가, 이름도 없는 나라의
무명 선수를 영입해 해외 국보급 선수로 키우는 등 게이머가 게임 속에서 목표를 가지고 플레이해야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때문에
필자는 이번 FM2007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아보기 위해 광주 상무 불사조 팀(이하 상무)을 선택해 플레이 해보았다. 한국사람이라면 상무
팀이 군대 팀이라는 것을 다 알지만, 실제 축구를 지향하는 FM2007을 만든 개발자들이 이 사실을 알까? 이러한 작은 상상이 필자를 상무
팀 감독으로 이끌었다. 필자가 감독을 맡고 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코치와 스카우트 영입이다. 왜냐하면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해 잘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무 운영진들은 더 이상 코치는 필요 없다며 거절했다. 군 입대에 관련된 문제이니까 스카우트를 영입하는
것은 둘째치고(상무 팀 스카우트는 병무청 공무원쯤 되려나?), 코치를 영입하는 것은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또한 이적
자금을 늘려달라는 것과 훈련 시설 개선을 요청했으나 광주 운영진들의 거절 의사만 전달받았다. 분명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타 구단의 감독이
되는 것 보다 상무 팀 감독이 되어 게임을 즐기는 것이 어려운 점이 사실이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 상무 팀 선수들을 훈련시키고 전술을 짜며
팀을 승리로 이끌 수도 있지만, 이런 감독이 무슨 필요가 있나 싶어 최후 통첩과 함께 유소년 시설 개선 요청을 했다. 만20세가 되어 군대를
가는 상무 선수들에게 유소년 훈련 시설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데, 상무 운영진들은 유소년 훈련 시설 개선에 동의했다. -_-;
해달라는 건 해주지도 않고, 쓸데 없는 것을 해주는 상무 운영진들과 함께 수 년을 함께 했다. 상무 팀 감독을 맡으면서 느낀 점은 FM
개발자들이 상무 팀이 군대 팀이라고 못박진 않았지만 적어도 다른 K리그 팀에 비해 제약이 많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는 이렇게
제한된 상황 속에서 상무 팀을 K리그 중상위권까지 끌어 올리는 기록을 냈다.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을 게임 속에서나마 이룰 수 있다는
게 FM2007을 즐기는 최고의 재미가 아닐까?

필자는 상무 불사조 구단의 감독이 되었다
|

광주 상무의 운영진들은 감독의 말을 듣지 않는다
---|---

상무 유소년 축구 팀이 있나? 군대에 유소년이?
|

운영진들은 거절만 일색

운영진에게 받은 스트레스는 선수에게 풀자
|

너희들은 내가 좋다고 해도 내가 싫다
이것저것 다 해보자! 번외편
FM 시리즈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모든 국가의 최하위리그까지 선택해 게임을 즐기기에 최고급 컴퓨터 사양이더라도 부족할 만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FM2007을 실행한 컴퓨터 사양은 인텔 코어2쿼드2.4 CPU와 2기가 램인데, 데이터베이스
생성시간만 몇 십분, 이것저것 세팅 한 후 하루를 보내는데 필요한 시간도 몇 십 분이나 기다릴 만큼 로딩 시간이 길다. 하지만, 51개의
국가, 2,351개의 클럽, 158개의 클럽 리그, 25여 만 명이 넘는 선수들과 스탭을 단 몇 십 분만에 시뮬레이션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몇 십 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심지어 전 세계의 모든 선수와 코치들을 영입해 풋볼매니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일부 국가의
리그만 선택해 플레이하는 것 보다 더욱 흐뭇한 미소로 로딩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있다. 언제나 생각하는 것이지만, 현존 최고 사양의 슈퍼
컴퓨터에서 FM을 마음껏 돌려보고 싶다.

다 해보자
|

전 세계 자잘한 축구 경기 소식까지 처리 중에 보여진다
---|---
두 번째로 FM2007의 에디트 기능의 선수 생성 기능을 통해 게이머 자신이 감독이 아닌 선수가 되어 FM2007 세상에서 살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언어를 구사하는 코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며 능력치가 최고인 선수 등을 게임 속에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능력치가 최하인 구제불능인 선수들을 추가해 최고의 선수로 만들 수도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에디팅 기능을 통해 모든 능력치를 최고로 끌어올린 선수를 만들어봤다. 필자 생각으로는 당연히 이 선수가 최고의 선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완전 꽝. 선수 훈련을 시키면 해당 코치의 능력치만큼 떨어지며, 영입이나 스카우트 제의에 있어서도 천문학적인 액수를 부르기 때문에 영입조차 불가능했다. 역시 선수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잠재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관리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에디팅을 사용해 보자
|

멋지나 데뷔를 위해 N리그 팀에 지원했다
---|---

훈련 성과가 떨어져 쓸만한 코치가 있냐고 물어봤지만
|

없다고 한다. 그래 너 잘났다!

못해먹겠다면 사퇴해라
|

종료하기 버튼을 누르지만, 다음 날 또 찾게 될 것이다
사라! 질러라! 즐겨라! 그랬다면 이미 FM 중독자
게임은 재미있게 즐겨야 하지만, FM2007은 일이다. 정신 없이 순간적인 집중을 요하는 게임이 아닌 여유와 함께 차분히 생각해 가는 정적인
게임이다. 워낙 볼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은 게임이지만 자신이 맡은 팀이 전 세계 최강 팀이 되는 그날까지 애정을 쏟아 부으면 이만큼
재미있는 게임도 없다. 때문에 필자 역시 FM 시리즈의 늪에 빠져버렸고 폐인이 되었다.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FM 시리즈 게임 하나만
있으면 늙어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지난 4월 온라인 버전의 베타 테스트가 진행됐으니 곧 FM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대해보자!

풋볼 매니저 라이브, 한글로만 나와다오
|

언제나 대한민국 리서처들에게 심심치 않은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