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는 거리가 먼 학원물~~~
세상에는 학생들의 자극적인 격투를 그린 학원 폭력물이 많다. 이런 학원 폭력물들은 대부분 정수리를 정통으로 내리친다든지 하는 식의 자극적인 영상으로 도배가 되어 있으며, 살을 깎고(?) 피를 토하는 오버액션과 얼토당토 않은 우정 등 말이 안되는 상황 설정으로 많은 이의 정신세계를 혼란하게 하곤 한다.
하루종일 주먹과 발차기로 일관하는 학원 폭력물들의 범람… 이제 지겨워질 때도 되지 않았는가. 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한 학원물은 없는 것인가! 라고.. 중얼거리고 있을 때, 생생한 여고생이 마구 활개 치는 이쁜 그림을 접했다. 다름 아닌 '요구르팅'이라는 온라인 게임.

|

---|---

|

---|---
이 게임, 학원물이긴 하지만, 매우 독특하다. 어느날 갑자기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다 사라져버리고, 학생들만 학교에 갇히게 되어버렸다는 게 설정. 보통 선생님들 없이 여고생과 남학생들이 학교에 갇혀 버린다면 대규모 단체 키스! 같은 것도 상상할 수 있겠지만.. 이 '요구르팅'은 안타깝게도 그렇게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요구르팅에서의 주 스토리는 학생들이 여러 역경을 극복하고 사라진 교사들을 다시 찾아 내는 것이다. 그 역경이라 불리는 것은 물론 퀘스트라고 할 수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무한히 되풀이 될 것처럼 보이는 많은 퀘스트들을 해결했을 때 게이머는 사라진 어른들을 다시 되찾아 올 수 있다. 이 얼마나 사랑과 희망이 넘치는 아름다운 스토리인가? 필자는 폭력물이 아닌 이런 학원물을 원했다. 물론 게임 그래픽이 조금만 더 뛰어나서, 여고생의 탱탱함을 더 자세히 표현해줬으면.. 하는 안타까움과 여운이 남아 있지만 말이다.

|

---|---

|

---|---
게임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서… 양호선생님, 학부 선생님 등 요구르팅에서 NPC로 설정된 자들은 게이머에게 여러가지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도대체 이들은 어떻게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일까? 또한, 어떻게 사라진 이들을 되찾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일까? 묻지 마라. 이 게임의 기획자는 그런 의문을 해결하지 않았다. 이런 미흡한 설정이 약간은 어거지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라는 점에서는 필자도 한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다. 방향을 제시해 주는 NPC를 천사나 악마 혹은 요정이나 로보트 따위로 하면 더 어색했을 테니까.
자. 그렇다면 과연 기획자는 요구르팅에서 게이머들이 무엇을 느끼길 원할까? 000기획팀장은 이 부분에 있어서 꽤나 단호하다. 그는 게이머들이 에피소드라 불리우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서 간단하게 플레이를 하게 하고 싶어한다. 즉 장시간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콘솔 게임에서처럼 한판 깨고 세이브 해놨다가 시간날 때 다시 한판 깨는 그런 구도를 원했다. 즉 분명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이지만 마치 아케이드 게임 같은 콘솔 게임 같은 느낌을 주고자 한 것이다.
이 이면에는 생각 외로 기획자의 독특한 의지가 돋보인다. 그는 게임의 중독으로 인한 폐인을 원하지 않은 것이다. 비록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이지만 단순히 게임을 즐기고 끝낼 수 있는 그런 구조를 원한 것이다. 물론 기획자의 이 의도가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끝없는 중독 중독 그로 인한 폐인 양성 그 이후의 넘치는 수익을 원하는 기획자들과는 꽤나 상반된 생각과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

---|---

|

---|---
이런 기획자의 의도는 요구르팅 곳곳을 살펴보면 쉽게 확인 할 수 있다. 우선 아이템 분배 시스템, 하나의 에피소드를 여러명이 해결했을 때 순위에 따라 균등하게 나뉘어지는 아이템 분배 시스템은 괜한 아이템 줍기에 대한 경쟁요소를 철저하게 차단한다. 그 다음이 바로 학년이라 불리는 레벨의 무의미이다. 물론 상위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년이 올라가야 하지만 그전에는 올라갈 필요가 없다. 물론 아이템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이 꽤나 천차만별 하지만 여하튼 기획자의 의도대로 한판 혹은 한 미션 클리어 나머지는 다음에라는 공식이 이뤄지는 것이다.
기획자가 게이머들이 요구르팅에게서 가져가길 원하는 것은 단지 이것뿐만은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지루할 것 같은 '퀘스트의 반복' 그리고 단순한 액션들을 무마시키기 위한 보완책으로 게이머간의 대결과 게임내에 숨어있는 미니게임 찾기 등을 내놓았다. 물론 이것들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분명 게이머들이나 게임전문 기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아직 많이 미흡해 보인다.
재미있는 건 게임 곳곳을 둘러보면 단순히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묘하게 게임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인터페이스는 게임 외에도 하나의 커뮤니티 공간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마치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처럼 말이다. 즉 게임 외에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독특한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기획자의 의도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게임이 클로즈 베타라는 준비 기간에도 나름대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보여진다.

|

---|---

|

---|---
그러나 요구르팅의 게임성이 그다지 뛰어나 보이지는 않는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리고 콘솔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처럼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게임이 갖는 가장 중요요소인 '재미있다'라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뿐만 아니라 간단히 미션을 클리어 하고 에피소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게 하기 위해 방들을 구현 게이머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을 즐기겠다는 의도를 뒤로 하고, 게이머들은 게임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 우선 더 상위의 퀘스트를 해결하려면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진급을 해야 한다. 결국 게이머들은 이 진급을 빨리하고 더 상위의 퀘스트를 깨기 위해 같은 미션을 반복하게 된다. 또한 혼자 경험치를 얻기 위해 자연스런 팀플에 의한 커뮤니티 형성을 거부한 체 '절대들어오지마셈'이라는 제목의 방을 만들고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는 게이머들을 거부한다. 이 부분은 분명 기획자의 의도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돌출된 오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이 내내 지루하다라는 느낌을 준다는 것도 분명 요구르팅의 큰 오점이다. 물론 게임을 만든 기획자들이야 왜 이 재미있는 게임이 라는 분노의 일갈을 터트리겠지만 상당히 많은(적어도 게임동아의 게이머들은)게이머들은 요구르팅을 밋밋한 게임이라 평을 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분명 콘솔과도 같은 에피소드 시스템 레벨업을 위한 피곤한 노가다 시스템을 배제하고자 했지만 엉뚱한 모습으로 이런 문제가 도출된 것이다. 결국 피곤한 게임이 아닌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타이틀이 목적인 게임이었지만 기획자의 복잡한 고민은 결국 게임을 밋밋하게 만들어 버렸다. 마치 여러 색을 섞으면 회색이 되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구르팅이 여타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들 보다 재미가 떨어진다 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끝없는 사냥 그리고 레벨업 마지막으로 아이템 수집류의 게임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의 게임이다. 단지, 온라인 게임의 특성과 콘솔게임의 특성 그 중간정도 수준에 위치했다는 점이 이 게임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의 원인일 뿐이다.

|

---|---

|

---|---
위 스크린 샷들은 요구르팅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