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정액제가 시장 활성화 지름길'
작은 체구, 날씬한 몸매, 짧은 단발머리. 컴투스 박지영 사장의 첫인상(29)이다. 왠지 약해 보이는 첫인상이기에 직원 수 120명을 거느린 한 기업의 대표라고는 믿기 힘든 게 사실.
그런 그녀가 20대의 젊은 나이로 국내 처음으로 휴대전화용 모바일 게임을 개발해 이 분야 1위에 오른 컴투스(www.com2us.com)를 일궈냈다. 이 회사는 작년 매출액 118억원, 순이익 52억원의 알짜배기 회사로 성장했고 직원 수도 120명으로 늘어났다.
성장의 중심에는 박 사장을 비롯해 현재의 남편인 이영일 이사와 현유진 팀장이 함께 있었다. 1996년 고려대 재학시절 만난 이들 3인방은 '졸업하기 전 뭔가 한번 해보자'는 의지로 뭉쳐 각자 부모님에게서 500만원씩 빌렸다. 그리고는 5평 남짓한 안암동 고대 근처 상가내에 컴투스를 설립했다.
회사 초창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그들은 1999년에 가서야 PC통신 사업에서 힌트를 얻었던 모바일 게임을 시작했다. 당시 호출기가 점차 사라져가고 이를 대신한 것이 휴대전화이기는 했으나 성능은 흑백 액정에 시간정도 나오는 게 전부. 아무도 휴대전화로 게임을 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던 시기였다. 박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LG텔레콤에 아주 단순한 게임을 만들어 납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휴대전화의 기술 발전과 빠른 보급으로 이들의 사업은 전성기를 맞게 됐다. 모바일 게임 활성화에 최적의 조건이 탄생한 것이다. 2003년부터는 회사에 뭉칫돈도 돌기 시작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판단한 박 사장은 2004년 코스닥에 도전했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던 탓인지 수익성 악화라는 이유로 '보류 판정'의 고배(苦杯)를 마셔야만 했다.
최근 컴투스는 수익을 늘리기 위해 일본 중국 유럽 등 40여개국으로의 진출에 힘 쏟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 인원도 두 배로 늘렸다. 또 많은 게임을 수출하기 위해 2004년 하반기 출시 타이틀도 늘렸다. 그리고 만반의 준비로 내년 코스닥에 재도전을 기획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만 가지고 코스닥에 갈 수 없다는 편견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일본도 유럽도 모바일 게임회사가 상장한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잼닷은 회사 규모가 7억달러지만 작년 매출이 컴투스와 비슷할 정도지요. 충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도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정액제로 전환되지 않는 이상 달성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정액제가 되어야 더 많은 수익도 창출할 수 있고 이를 재투자해 세계 경쟁력에 맞는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
현재 통신사가 내놓은 '정액제' 가격은 2만9900원. 모바일 게임을 주로 즐기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너무 비싸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차라리 값싸게 게임만 할 수 있는 정액제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에피소드를 추가할 수 있는 네트워크 게임도 더 많이 서비스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30화로 이루어진 '택티컬 퀘스트'를 정액제가 아닌 상태에서 다운로드 받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마니아 아니면 누가 1화당 400원씩 내고 이용하려고 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