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텔리젼트 권준모 대표이사 인터뷰
"회사가 좀 더 커지고 돈도 많이 벌게 되면 학생들을 위해 체육관 같은 걸 후원해주고 싶습니다"
갈수록 치열해져가는 모바일 게임시장에 무선 대전이 가능한 '세미 네트워크'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이가 있다. 1년이 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삼국지 무한대전'을 개발한 엔텔리젼트 권준모 대표가 바로 그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 고민해서 나온 전략 중의 하나가 '세미 네트워크'입니다. 기존 모바일 게임회사들이 만들어 내는 게임은 3개월밖에 안되는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지요. 헌데 6개월 죽도록 만들어서 3개월 팔면 남는 게 있겠습니까.
또한 다른 작품을 만들기 위해 회사가 끝없이 경쟁에 들어야 하는데 이것도 만만찮은 부담이죠.
하지만 네트워크 게임은 '라이프 사이클'이 좀 더 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삼국지 무한대전'이 1년째 팔리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죠, 게이머도 돈이 없으면 싱글 플레이만 즐기다가 조금 돈이 남거나 하면 네트워크로 즐겨도 되니 큰 부담이 없는 거고요"
전략은 적중했다. '삼국지 무한대전'이 인기를 끌며 회사 규모가 70억을 돌파한 것. 직원도 50여명을 넘었다. 규모로만 봤을 때 단번에 모바일 게임 개발사 10위권 안으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성장에 중심에는 권 대표 혼자만 있지는 않았다.
"창업 멤버들이요? 3명은 경희대, 1명은 고대 출신이죠. 2000년도 경희대 창업 경연대회에서 만났어요. 거기서 심사를 봤는데 실력이 꽤 뛰어난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근데 이 친구들이 게임은 잘 만들어도 아직 어리고 사업 수완이 없다보니 게임 개발 하청을 받아도 나중에는 돈도 못 받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학교 안에다가 조그만 동아리 방을 만들어 주었죠. 그게 '엔텔리젼트'의 시초입니다"
동아리 방에서 어렵게 시작한 만큼 직원들의 게임에 대한 열기와 사랑은 뜨거웠다. 또한 모두 이론보다는 실전으로 성장한 개발자들이기 때문에 배운 기간에 비해 상당한 기술력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
"중요한 것은 게임에 대한 사랑인 거 같아요. 외국의 경우도 진짜 훌륭한 게임개발자들은 다들 게임에 미쳐있는 사람들인 것처럼 저희 개발자들도 그렇죠. 게임을 좋아하니 자신이 만들어낸 작품에 대해 자존심도 강할 뿐만 아니라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밤샘작업도 자진해서 하죠"
개발자들과 보조를 맞추어가는 권 대표 또한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로도 재직 중인 학자이자 10년동안 게임산업에 몸담아온 게임계 대부로서 유명인사에 속한다.
"95년 '공연윤리 위원회'에서 게임심의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게임관련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참 좋았던 게 대한민국에 나오는 게임 다 해볼 수 있었다는 거죠. 너무 재밌었어요. 각 게임 회사들의 흥망성쇠도 다 봤습니다. 또한 게임계 외국 유명인사들도 많이 만나봤고요"
한국 게임 역사가 10년이 조금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권 대표는 처음부터 게임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아온 산 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권 대표도 게임의 폐해를 걱정하며 게임개발사들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가 볼 때 게임은 피할 수 없는 놀이죠. 하지만 게임이 가진 악영향, 즉 심각한 중독성을 보이는 일부게이머들이 '게임 폐인'으로 불릴 정도로 방에 들어가서 오직 게임만 하는 이런 문제들을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중에 좀 더 회사가 커지고 돈을 많이 벌면 꼭 체육관 같은 걸 후원해주고 싶습니다. 사회에 환원을 해야죠. 공이나 운동기구 같은 걸 지원해서 게임하는 만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