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보드게임 만들어 낼 것'
"매일 회사내에서 직원들과 보드게임을 즐기며 대화를 나눈답니다"
한때 서울대 출신의 '스타크래프트' 여성 프로게이머로 명성을 날렸던 윤지현(33)씨가 국내 최대 보드게임 유통업체인 '페이퍼 이야기'의 사업가로 변신했다.
"평소 손자병법, 삼국지, 영웅문 등의 책을 즐겨봤어요. 그래서인지 전략 전술이 필요한 바둑을 좋아했고 바둑과 닮은꼴인 '스타크래프트'가 워드 프로세서 정도만 다룰 줄 아는 컴맹인 저에게 재미를 선사했죠"

바둑 아마추어 초단의 실력자이기도 한 그는 어쩌면 사업가로서의 기질을 게임으로 다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다음 말을 이었다.
"프로게이머를 접고 NHN에서 게임기획자로 근무할 당시 처음 보드게임을 접했죠. 왠지 모를 보드게임의 조잡함이 싫었지만 실제로 즐기고 난 후 사람들과 교감하며 대화하게 되는 보드게임의 독특함에 이끌리게 됐죠. 물론 전략 전술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큰 재미를 선사했고요"
윤사장의 사업가적인 기질은 신림동 고시촌에 차려진 보드게임 카페 페이퍼 이야기 1호점에서 발휘됐다. 단지 보드게임 카페로 시작했던 회사가 5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발전했으며 곧 지금 '페이퍼 이야기'의 초석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
"카페와 PC방을 접목시키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보드게임을 알릴 수 있을까'란 생각에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디자인이었습니다. 새 문화에 대한 적응이 빠른 대학가 주변에 차린 것도 그 이유였죠. 물론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요. 주변 친구와 동료들에게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1000만원까지 빌려 대출받은 2000만원을 합쳐 총 5000만원으로 첫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금을 빌려준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주로 남을 정도의 회사가 됐답니다"
'페이퍼이야기'는 월 8000만원 규모의 수익을 내는 보드게임 유통사로 성장했으며 이에 그치지 않고 보드게임의 장점을 살려 교육사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이제 유통 분야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어서 교육 기획을 목표로 삼고 회사의 성장을 유도하고 있어요. 보드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성과 팀워크 유도 커뮤니케이션 스킬 향상의 부분이 교육 분야와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유아 교재 혹은 사원 교육 교재로 인기가 높답니다"

윤사장은 또래문화가 채팅문화라면 보드게임은 대화문화를 만들어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데 확신을 가지고 두산동아, 대교 등과 함께 유아 교육 교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일반회사를 대상으로 한 사회성, 팀웍,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주제로 한 보드게임 강의, 초등학교에서 보드게임 체험학습을 벌이는 등의 교육사업 관련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보드 게임을 통한 프랜차이즈, 유통, 교육 사업 이후 사업가로서의 목표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사장은 스스럼없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시 국산 보드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겠죠. 대체로 이스라엘, 프랑스, 독일 등 크지 않은 국가에서 좋은 보드게임들이 많이 나왔답니다. 오히려 페이퍼이야기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외국회사들이 국산 보드게임을 기대할 정도죠. 설익은 국산 보드게임을 내놓기보다는 좀 더 무르익은 보드게임을 내놓기 위해 매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