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의장 구속 관련 영등위 사과공지 올려
지난 16일 게임 개발업자들로부터 등급 심의와 관련 편의제공 대가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감된 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소위원회 의장 조모(51)씨 사건과 관련, 영등위가 사과공지문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영등위는 홈페이지(www.kmrb.or.kr) 공지 팝업을 통해 "평소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국민여러분께 삼가 사죄의 글을 올리게 되어 송구스럽다"며 "일부 위원의 부도덕한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영등위는 또 "다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며 심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다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도록 심의기준을 보강하는 등 제반조치를 가까운 시일 안에 마련하겠다"며 "변함없이 지도 편달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게이머 및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영등위의 사과 공지문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한다는 한 게이머는 "과거 게임물에 관한 영등위의 심사 불공정성에 대해 누차 얘기했지만 그때는 무시하더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사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미 영등위 위신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만큼 조직 개편을 통해서라도 신뢰를 줄 수 있는 영등위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최근 영등위에 심의를 넣었다는 한 업계 관계자도 "사과만 할 것이 아니라 영등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며 "이번 사건 이후로도 영등위가 명예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제정안에 나와있는 조항대로 민간 기구에게 게임물에 관한 심사를 넘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의 말씀
평소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국민여러분께 삼가 사죄의 글을 올리게되어 송구스럽습니다.
최근 발생한 일부 위원의 부도덕한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우리 위원회는 국민의 건전한 정서 함양을 위하여 영상물의 윤리성과 공공성을 확보함은 물론 유해 영상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돌출한 데 대해 우리들 스스로도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관계자를 엄중문책하여 기강을 바로잡는 본보기로 하고, 다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며, 심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다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도록 심의기준을 보강하는 등 제반조치를 가까운 시일 안에 마련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되도록 조직혁신과 업무개선에 만전을 기하겠사오니, 변함없이 지도편달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2004. 12. 23
영 상 물 등 급 위 원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