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 어이없는 등급 심사로 빈축

"통통 튀는 콧수염 아저씨가 버섯을 밟으며 거북이 괴물 '쿠파'를 물리친다"

귀여운 캐릭터와 아름다운 배경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슈퍼마리오' 최신작 '마리오 파티 어드밴스'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아 게이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슈퍼마리오'는 '전세계 어린이 게임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80년대 초부터 인기를 끌었던 아동용 게임으로 근래 들어 발매된 '마리오 카트' '마리오 더블 대시' 등 아류작까지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대작.

18세 이용가를 받은 '마리오파티어드밴스'는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어드밴스'용 '슈퍼마리오'의 최신작으로 기존 '마리오64' '슈퍼마리오64DS' 등 시리즈 모두가 '전체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것에 반해 이 게임만 유독 지난 2004년 12월 30일 국내 처음으로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영등위 PC분리형 게임물 담당자는 게임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마리오파티어드밴스'는 충분히 12세에서 15세 이용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인 것은 확실하다"며 "단 심의를 신청한 회사가 '전체 이용가' 또는 '18세 이용가' 등급을 매기는 2개 분류 등급 신청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또 "4개 등급으로 다시 신청한다면 12세 이용가 또는 15세 이용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단지 전체이용가 등급을 내리지 못한 것은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미니게임 '슬롯머신'이 초등학생이 하기에는 성인용 '슬롯머신'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게이머들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내 R커뮤니티에서 아이디 'ajh2470'로 활동하는 한 게이머는 "슬롯머신이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린이용 게임이 되어야 마땅한 게임이 18금으로 분류로 된 것은 말도 안된다"며 "그럼 여태까지 포커가 삽입된 형태의 게임은 죄다 18세 이용가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실명으로 영등위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린 강경원씨도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든 뇌물이나 받아서 자기 배불리기에 급급한 영등위가 정말 한심한 등급을 매긴 것"이라며 "제발 등급을 매길 때 최소한의 개념만이라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분노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규모 10위에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이 이런 사례들로 인해 무슨 문화후진국 취급 받을까 두렵다"며 "요사이 계속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영등위는 새해부터 대폭적인 변혁이 없이는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훈계했다.

한편, 영등위에 '마리오 파티 어드밴스' 등급신청을 한 대원측은 "설마 '18금'을 받을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현재 회사차원에서 대응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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