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3편] 나도 모바일 게임 제작자

모든 게임 장르가 다 그러하듯 모바일 게임디자인도 큰 틀은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에 나온 휴대용 게임기 PSP부터 휴대전화, PDA등 모바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기들은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현재 나와있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게임 제작과정을 일일이 설명 할 수는 없고, 우리나라에서 흔히 모바일 게임이라고 불리는 휴대전화용 게임 디자인의 대략적인 제작과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처음에 '모든 게임장르가 다 그러하듯' 이라고 써 놓았듯이 제작순서에는 큰 차이가 없을지라도 실제로 모바일 게임의 제작 방식에는 다른 게임들과 차이점이 있다.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우선 휴대전화의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별 플랫폼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사용자라면 누구나 SKT, KTF, LGT 이통사 정도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각 이통사에서 내세우는 장점도 다르고 휴대전화기의 모양에 따라 디자인이나 액정크기도 모두 다르다. 또한 이통사들의 특징이 모두 달라서 한 가지의 게임을 만들더라도 용량이나 프로그래밍에 사용하는 언어(GVM. GNEX, BREW, WIPI, JAVA등)에 부합하도록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출시하게 된다. 디자인은 이러한 이통사의 규정이나 개발형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이다.

표1-1 각 이통사의 플랫폼과 사용하는 팔레트

통신사(예전)

|

플랫폼(팔레트)

|

색상의 특징

---|---|---

SKT (011, 017)
(그림sk-vm)
(그림gvm)

|

SK-VM
(256색)

|

색상,채도,명도의 분포가 비교적 고르다.

GVM팔레트
(129색)

|

색상은 고채도의 원색 위주이며,타 플랫폼의 팔레트에 비해 지원하는 색상이 가장 적다.

KTF(016)
(그림brew)

|

BREW팔레트
(256)색

|

다른 팔레트에 비해 저채도의 부드러운 색상으로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에 적합하다.

LGT(019)
(그림midp)

|

MIDP팔레트
(256색)

|

SK-VM과 비슷하게 색상이 다양하지만 한가지 색계열에서 비슷한 색이 많은 편이다.

디자인 작업과정 중에는 플랫폼 별 팔레트가 있는데, 플랫폼에 따라 팔레트를 선택해 작업하는 과정이다. 보통의 게임은 모든 칼라를 256BMP로 작업하지만 휴대전화용은 조금 다르다. SKT는 GVM(128색), SK-VM(256색)이라는 두 가지 종류의 팔레트를 사용 할 수 있고, KTF는 BREW 팔레트가 있으며, LGT는 MIDP팔레트가 있다.

팔레트별 색상의 차이

※ 원본은 midp팔레트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


|


|


|


SK-VM팔레트

|

GVM팔레트

|

BREW팔레트

|

MIDP팔레트

자세히 보면 타자와 잔디배경의 색상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휴대전화용 게임디자인 작업 과정에 대해 대략적인 순서를 적어보겠다.(현재 우리나라의 모바일 디자인은 용량의 제한으로 인해 보편적으로 일일이 손으로 색을 찍어 형태를 만드는 도트로 이루어져 있음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① 어떤 게임을 만들 것 인지에 대해 제작자 모두 회의를 한다. 시장조사를 통해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초안기획에 참여해 기획자, 개발자와 함께 아이디어 및 디자인 방향을 잡고,
③ 정리된 기획에 맞는 디자인 컨셉을 정한 후에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에 들어간다.
④ 게임특성에 맞는 디자인 자료를 수집해 디자인 시안작업시에는 컨셉에 맞는 분위기를 잡는다.(디자인 자료는 시장 자료를 위주로 평상시에 많이 보고 각 분야별로 수집해 놓는 것이 좋다.)시안이 완성되면 기획자에게 기획의도에 맞는지 한번쯤 물어보는 것도 좋다.
⑤ 본격적인 작업시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이하 개발자)와 많은 대화를 통해 충분히 의견을 반영한 디자인작업을 한다. 각각의 플랫폼에 맞춘 디자인작업을 따로 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시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⑥ 디자인이 어느 정도 나왔을 때, 전체적인 디자인을 기획자, 개발자 및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에게 보여준다.
⑦ 의견을 수렴해 정리하거나 수정한다.(시안작업 때처럼 많은 부분을 변경하지는 않는다. 조금 더 좋은 아이디어의 추가나 개발상 필요한 부분 등이다)
⑧ 완성되면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준다.
⑨ 액정 크기에 따라 화면 편집을 하거나 플랫폼에 맞춘 색 변환작업을 (8) 번과 같이 작업해 각각의 개발자에게 넘긴다.

|


|


|


120*112

|

128*146

|

160*128

- 액정크기 별 이미지 편집의 예 -

⑩ 게임이 완성되어 시험실행을 통해 수정해야 할 것들이 발견되면 부분 수정에 들어간다.
⑪ SKT, LGT의 경우, 왑페이지용 미리보기를 위해 sis작업을 한다.
⑫ 홍보를 위한 포스터나 홍보물제작을 위한 일러스트작업을 한다.


모바일 디자인의 특징을 조금 나열해 보자면

(1) 제한된 용량과 플랫폼종류로 인해 극히 제한된 색상만으로 형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
(2) 실사를 쓰더라도 최소한의 색으로 줄여서 단순화시켜서 사용한다는 점,
(3) 작은 화면으로 인해 도트의 가장 극대화된 디자인을 볼 수 있다는 점등을 들 수 있겠다.
최근에는 LGT용 QVGA가 필수항목으로 채택되면서 게임디자인의 작업 소요시간 및 퀄리티도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됐다. (참고로 QVGA는 액정 사이즈가 기존 휴대전화의 두 배 크기로 새로 디자인작업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디자인은 비교적 간단하고 짧은 기간에 완성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잘하게 손을 많이 타는 작업이다. 완성이 되기까지 번거로움은 많지만 각각의 플랫폼에서 한 가지 게임의 다양한 맛을 느껴볼수 있다는 점은 나름대로 좋지 않은가(PS2와 XBOX의 게임이 그러하듯이..^^;)

최근에는 게임전용 휴대전화도 출시됐고, 휴대용 게임기의 성능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또한 국내의 여러 업체들이 기가 계열 + AM9 칩 대응 폰 등, 대용량 휴대전화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는 용량의 제약을 최소화해 일반 게임처럼 거의 모든 색상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 않아 일반게임을 휴대전화에서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적절한 예로, 현재 일본휴대전화에서는 이미 3D게임이 보편화가 됐고 그래픽의 퀄리티도 콘솔게임을 따라 잡고 있다.

이처럼 코앞으로 다가온 모바일 세상을 미루어 짐작해 볼 때, 모바일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도 더 이상 도트로 국한된 디자이너로써만이 아닌 적극적으로 게임시장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진 주체가 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게임빌 디자인실 2004, 2005 프로야구 게임 디자이너
황혜영 flatcider@gamevil.com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