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획] 중고게임CD 가장 싼 곳은 어디?

지금 일본은 게임 산업의 오랜 불황 때문인지 중고 게임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이런 추세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중고 전문점들이 대거 등장해 이제는 굳이 아키하바라까지 가지 않아도 손쉽게 중고 게임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북오프'라는 중고 전문점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필자는 '북오프'와 중고 게임시장의 메카인 아키하바라 중 어디가 더 저렴한지 비교하고 사실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북오프'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북오프'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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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오프'는 일본 전국에 약 700여점 이상의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판매 그룹이다. 이 그룹은 당초 '북오프'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전문 중고서적 판매 업체였으나 현재는 중고 음반, DVD, 게임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중고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4년 기준으로 순이익 330억에 달하고 있으며 이미 해외로까지 사업을 확장해 유럽 지역 일부와 미국의 뉴욕, 하와이 등지에서도 쉽게 '북오프' 점포를 볼 수 있다.

중고 게임 소프트웨어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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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고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보존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인들이 물건을 다룰 때 굉장히 소중하게, 흠집 하나하나에도 주의하는 특성이있기 때문인데 중고품이면서도 거의 새 것에 진배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일반적으로 중고를 다루는 판매점들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상당히 후한 값으로 사들이기 때문에 원하는 물품은 찾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북오프'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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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오프'는 지역에 따라 다소 가격의 차이가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늦은 시간(일부지역은 11시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다)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마치 중고시장도 집 앞의 편의점 다니듯 언제라도 필요한 게임이나 음반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양질의 중고품을 다량 확보되어 있어 찾고자 하는 물건은 언제나 있다. 단, 인기 품목이나 희귀 품목의 경우는 그만큼 빨리 팔려버려 부지런하지 않으면 구하기 힘들다. 또 인기 있는 제품은 꾸준히 중고가가 유지되지만 비인기 품목이거나 1년 이상 지난 중고품은 100엔~500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고처리를 하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게이머는 값싸게 구매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고서점, 중고매장의 어두침침한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아키하바라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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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용산 전자상가의 모토로 알려진 아키하바라는 일본 동경 도내를 통틀어 가장 큰 전자 관련 상품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이 곳은 다양한 판매점과 중고품 가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근 몇 년간은 중고용품을 다루는 매장들까지 꾸준히 늘어 게이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양한 매장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으며 가격을 쉽게 비교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 또한 매장, 체인점의 성격에 따라 취급하고 있는 아이템의 가격, 상태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드는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실제 비교 북오프 VS 아키하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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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실질적으로 어디가 더 쌀 것인가. 아주 정확한 분석은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된다. 아키하바라 일대의 중고품 판매점 중 가장 저렴하다고 알려진 '리버티'와 북오프에 올라온 똑같은 소프트웨어를 놓고 가격을 판단해본 후 얼마정도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봤다(시간, 교통비 제외).

우선 시부야 부근에 위치하는 북오프와 아키하바라 중 싸다고 소문난 게임 매장을 직접 찾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단적으로 '아직까지 게임에 한해서는 아키하바라 만큼 싼 곳이 없다'고 해도 될 만큼 차이가 느껴진 것. 실제 가격대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선발된 소프트웨어는 특별한 기준이 없이 아키하바라와 북오프 모두 존재하는 소프트웨어를 선택했음).

북오프(2월 20일자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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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바라 리버티 (2월 20일자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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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 5200엔

드래곤 퀘스트8 : 5750엔

옥잠이야기 : 16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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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삼국무쌍3 : 3750엔

슈퍼 로봇 대전 엠엑스 : 3200엔

사쿠라대전5 : 4200엔

에이스 컴뱃5 : 4200엔

드래곤퀘스트5 : 37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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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심포니아 : 4980엔

드래곤 퀘스트8 : 4680엔

옥잠 이야기 : 148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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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3 : 5280엔

그란트리스모4 : 5480엔

테일즈 오브 리버스 : 5280엔(B급의 3480엔)

위와 같은 가격을 통해 북오프와 아키하바라가 신상품과 구상품 중 인기 품목과 비인기 품목에 대해 각각 다른 가격대를 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도쿄 도내 곳곳에 배치된 북오프의 경우 특별히 교통비를 들이지 않아도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비교적 지역과 점포에 따라 가격차이가 심하다는 점과 물건의 수량이 한정되어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아키하바라의 경우는 차비와 다소의 시간을 투자해야 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으나 같은 아키하바라 내부의 게임매장에 따라 각각 다소(몇백엔의 차이도 없을지 모르나)가격의 차이가 느껴진다는 점과 수량이 북오프에 비교해 안정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북오프는 타임 이벤트라는 독특한 캠페인이 여는데, 이 캠페인은 그날의 판매량과 소비자들의 유동량에 따라 가격을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것이다. 상기 가격표에서 볼 수 있듯 예를 들어 '옥잠이야기'의 경우 아키하바라는 1480엔, 북오프의 경우는 1650엔으로 약 200엔가량의 가격 차이가 있으나 실제로 북오프에서 실시하는 시간대 이벤트를 통해 500엔 이상의 할인을 받게 된다면 오히려 북오프의 경우가 아키하바라 보다 약 300엔이 싸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점을 잘 파악해서 아키하바라와 북오프를 병행하는 것은 소비자이기에 받을 수 있는 특권이라 할 수 있다.

두 곳을 병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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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오프의 경우 최신 소프트웨어가 입하되기까지 많은 기간이 필요하다. 개인 점포가 아닌 체인점 형식의 점포이기 때문에 물건을 소비자로부터 구입하게 되면 다소 복잡한 절차를 필요로 한다. 허나 아키하바라의 경우는 중고 물량이 들어오면 그 즉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발매된 지 약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은 '데빌 메이 크라이3' 등의 판매가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가전제품 전문 업체인 빅 카메라, 사쿠라야 등지에서 판매되는 신품 '데빌 메이크라이3'의 경우는 6800엔 선을 유지하는 현 시점에서 위 가격표에 나온 5280엔이라는 가격은 싼 가격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북오프의 단점을 아키하바라로 커버하고 아키하바라의 단점을 북오프로 커버하는 방식이 이미 일본내에서는 일반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가 싶다.

선택은 개개인의 자유

필자가 먼저 언급한대로 일본에는 중고시장이 활성화 되어있으며 일반적인 인식으로도 '중고는 믿을 수 없다'라는 생각보다 '필요에 의하면 중고도 쓸만하다'라는 발상을 가지고 있다. 북오프, 아키하바라 등을 제외하고도 각 지역에는 나름대로의 중고 매장이 존재하나 가격을 비교할 만큼 활발하지 않다.

이번 기획은 '어디가 싸다!'라고 단정하기 위한 기획이 아닌 국내에 잘 알려진 아키하바라가 있다면 잘 알려지지 않은 북오프라는 업체에서도 이런저런 물건들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본 글을 작성했다.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 코스를 살펴보면 아키하바라는 항상 포함되어 있으나 그밖에 장소에는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 글을 보고 난 뒤 혹 일본에 오게 될 경우 조금 차분한 마음으로 북오프를 들려보는 것도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일본 = 김규만 일본 특파원(meckle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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