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발전형, 아발론 온라인
카오스 얘기를 안할 수 없지
블리자드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워크래프트3는 스타크래프트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이다. 프로게이머도 많지
않고, 제대로 된 리그가 운영되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여전히 PC방에 가보면 멀티 플레이를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PC방에서 워크래프트3를 즐기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기본 멀티 플레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카오스라는 유즈맵을 즐기고 있다는 것.
카오스란 양쪽 진영의 플레이어들이 여러 영웅 캐릭터 중 하나의 영웅을 선택해서 그 영웅을 육성시켜서 상대편의 영웅을 제거하고 적 진영의 중요
건물들을 제거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카오스의 인기가 어느정도냐면 정식 리그도 뜸한 지금의 상황에서 카오스로 대회가 열리고, 이것이 방송으로
중계가 될 정도다. 갑자기 카오스 얘기가 나와서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것은 지금 소개할 게임이 카오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의 주인공은 카오스와 비슷한 게임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위메이드의 아발론 온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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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온라인이 처음 나올 때는 카오스 표절이라는 논란이 많았다. 실제로 필자가 보기에도 카오스를 해본 사람이라면 별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유사하다. 아발론의 전략전투 모드는 양측 진영 중간쯤에 있는 2개의 가드타워, 본진을 지키는 수호신 등 대부분의 요소가 카오스와 유사하며, 게임 진행 방식 역시 카오스와 동일하게 영웅을 육성하여 적 영웅을 죽이고 상대편의 중요 건물들을 모두 제거하면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비슷하다는 말로만 아발론 온라인을 평가하는 것은 게임의 일부만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즐겨보면 카오스보다 훨씬 더 쉽고 게임 진행속도가 빠르며, 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튜토리얼만 거치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편의성이 높다.(필자가 게임을 잘하는게 아니다..ㄱ-; 필자는 카오스할때 그저 200원일뿐)솔직히 필자 역시 처음에는 카오스 아류작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즐길수록 카오스에는 없는 편리성과 부족했던 점들이 보완된 모습을 보고 조금씩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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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모드와 모험 모드
시나리오 모드는 양쪽 진영마다 다르게 존재하는 스토리로 클리어 할 때마다 캐릭터를 하나씩 추가할 수 있다. 추가한 캐릭터로 모험 모드를
플레이하거나 전략전투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에 끝까지 플레이 할 수는 없고 스테이지마다 레벨 제한이 있다. 약간의 보상과
아이템을 주긴 하지만 전략전투 모드와 비교하면 미약한 보상이기 때문에 캐릭터를 얻는 것 이외에 반복 플레이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워크래프트3의 미션 진행과 흡사하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익숙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식상한 느낌이다. 대신 플레이 도중 보이는 이벤트라던가
등장하는 영웅들이 모두 성우의 음성이 나오며, 플레이 도중에 숨겨진 미션을 찾아 클리어하면 추가 보상을 얻게 되고, 클리어 후에는 완료하지
못한 숨겨진 미션이 표시되기 때문에 필자는 미션당 3번씩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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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 모드는 방장이 선택한 스테이지를 다른 플레이어들과 협동해서 클리어 하는 방식이다. 이것 역시 워크래프트 유즈맵을 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게임 방식이다. 난이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자칫 단신으로 먼저 가서 썰어버리겠다고 설치다가는 사망하기 쉽다. 조심조심해서 말 그대로 다른 플레이어들과 협동을 해야 클리어를 할 수있다. 네임드 몬스터가 등장하면 둔화 포션으로 슬로우를 걸고 다같이 디버프 선물세트를 선사해 줘야 깰 수 있으니 혼자서 쎈척하지 말자! 스테이지 진행중 등장하는 웨이포인트를 꼭 저장하여 혹시나 사망하더라도 전투 지점에서 멀어져 뒤쳐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플레이어들의 컨트롤이 향상되고 공략법이 나오기 때문에 오픈베타 후에 몇주 지나고 나면 오로지 대미지로만 빠르게 클리어하는 팀원들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초보라면 언제 갑자기 몬스터가 소환되어 자신을 포위할지 모르니 조심하면서 항상 채팅창을 주시해 팀원들이 해주는 지휘를 따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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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와는 이런 면에서 다르다
카오스에서는 자기가 사용하는 주캐릭터 외에 아이템을 조합하거나 겜블링을 하고 주캐릭터에게 구입한 아이템을 전해주는 용도로 창고 캐릭터가
존재한다. 가령 '짱쎈검' 이라는 아이템을 만들어 쓰려면 3~4가지 아이템을 돈이 될때마다 창고 캐릭터로 구입하여 조합 키를 누르고 다시
주캐릭터에게 전해주는 컨트롤이 필요하다.(아이템 조합도 자신이 직접 외우거나 명령어를 타이핑해서 조합표를 봐야한다)하지만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아이템 만들어야 하니깐 잠깐 기다리라고 할 수도 없고 내가 아이템 조합한다고 기다려줄 적들도 아니다. 창고
캐릭터를 컨트롤 하다가 주캐릭터가 사망하는 경우는 필자만 겪어보진 않았을 것이다. 아발론 온라인에서는 아예 창고 캐릭터를 없애고 주캐릭터가
상점과 아무리 먼 곳에 있어도 키패드로 원하는 상점을 열고 원하는 아이템을 원격으로 구입한 뒤 그 즉시 조합할 수 있다. 이 플레이도
힘들다면 게임중 화면 상단에 원하는 조합 아이템을 클릭하면 그 아이템을 만들때 들어가는 재료 아이템들을 즉시 보여준다. 재료 아이템을
모으기도 귀찮다 싶으면 그냥 조합아이템을 선택해 놓고 만들때 들어가는 모든 재료 아이템의 아이템 가격을 모은 후 조합 키만 누르면 알아서
구입하여 알아서 다 만들어 인벤토리에 친절하게도 넣어준다.
그리고 카오스는 캐릭터마다 스킬 단축키가 달라서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 할때마다 외워야 했지만 아발론은 QWER 로 모든 캐릭터가 공통된
단축키가 설정 되어 있어 좀 더 쉽다고 할 수 있다. 스킬 찍는 단축키도 Q,W,E,R 스킬 순서대로 정해져 있고 스텟을 증가시키는 키는
바로 옆에 T로 설정돼 있다. 이런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단축키나 게임 시스템 하나만 봐도 신경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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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에서는 창고 캐릭터 컨트롤을 잘하는 것도 실력이다. 하지만 아발론 온라인은 과감히 창고를 없애 게이머가 전투에만 몰입할 수 있으며, 게임의 진행도 훨씬 빨라졌다.(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저...절대 못해서 그런게 아니다. -_-;)창고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카오스와 다르게 전 캐릭터가 공용으로 쓰는 인벤토리 개념으로 창고에 소모템이나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을 게임 도중 꺼내서 캐릭터에 장착시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무한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고 한 게임에서 창고에서 아이템을 꺼내올 때마다 창고 포인트가 감소하여 창고 포인트를 다 사용할 경우 더이상 아이템을 꺼내 올 수 없다. 또한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카오스에는 없는 시나리오 모드와 모험 모드로 단순히 양쪽 진영의 대결구도만 있는 것이 아닌 양쪽 진영 모두 협동을 하거나 게임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시키는 모드로 전략전투만 치중되어 게임이 지루해질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괜찮긴 한데
전체적으로 게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카오스와 비슷하긴 하지만 카오스의 그늘에 속하지 않고 더욱 발전하려는 시스템이 눈에 띈다. 카오스처럼
한쪽 진영으로 게임이 기울면 역전하기 힘든 상황을 깜짝 아이템을 얻을 기회를 줘 역전 가능성을 주고 게임 막판으로 흘러갈때 지는 쪽에서 일명
'우주방어' 를 시전하여 게임이 지루해지는 상황도 막았다. 가문(자신의 캐릭터 라고 보면된다)RPG식으로 경험치를 채우면 레벨업을 하고
스텟을 찍어 자신이 주로 플레이하는 진영 캐릭터들을 강화할 수도 있고 슬롯머신 형식으로 레벨업마다 주어지는 코인을 돌려 아이템을 얻는것도
참신했다. 그러나 시나리오 모드와 모험 모드는 스테이지 종류도 적고 전략전투 보다 부족한 점이 많다. 캐릭터 종류가 많은건 좋지만 카오스도
안고 있는 캐릭터 별 벨런스 문제는 아발론도 여전하고 무엇보다 전략전투 방에서의 상대 진영 팀원들을 기다리는 시간은 아발론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쪽 진영에서 방을 만들고 모두 레디한 상태에서 게임 시작을 누르면 팀의 평균레벨을 계산하여 상대편 진영이 만든
방중에 팀원 수가 맞고 평균레벨이 맞는 팀을 선발하여 양쪽 방을 연결해주는 형식이다. 이렇게 되니 게임 시작하는데 대기시간만 몇분을
잡아먹는건지.. 물론 게임의 밸런스를 맞춘다는 취지는 좋으나 요즘같은 온라인 게임의 눈이 높아진 시대에 5분넘게 게임 바로 직전에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으라면 기분좋게 기다릴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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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RTS를 잘 못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개발자 나름대로 초보자도 쉽게 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때 게임 안에 게이머들을 계속 잡아두는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이다. 이건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이므로 물론 게이머들은 필자와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게임 안에서 즐길만한 콘텐츠가 부족하긴 하지만 추후에 아레나 모드와 공성전 모드의 추가 예정이니 좀 더 풍성한 즐길거리가 기대된다.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필자에게 카오스와 아발론중 택일을 하라면 필자는 거리낌 없이 아발론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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