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우승, 저그 결승전 징크스 깨져
이고시스 POS의 '투신' 저그 박성준이 2일 경기도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에버 스타리그 2005' 결승전에서 이병민(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에게 3대2로 역전승을 거두며 스타리그 16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박성준은 지난해 '질레트 스타리그'에서 저그 종족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이번 우승으로 임요환(SK텔레콤T1), 김동수(은퇴), 이윤열(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에 이어 역대 4번째로 스타리그 2회 우승 선수가 됐다. 또한, 박성준은 '저그가 테란을 꺾고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스타리그 결승전의 징크스를 깨고 우승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3대2의 경기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 날 경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최고의 명승부를 보였다. 먼저 1경기에서는 박성준이 시종일관 유리하게 경기를 끌어가다 한순간의 실수로 뮤탈을 대거 잃었고, 이를 이병민이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박성준은 이에 격분, 2, 3경기에서 이병민의 초반 전술을 막아내고 멀티를 다섯 군데 이상 가져가는 등 물량으로 밀어붙이며 연속으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4경기를 다시 이병민에 내주며 세트 스코어는 2대2가 됐고, 마지막 5경기에서 박성준은 이병민의 다수 마린, 탱크의 파상적인 공격에 앞마당이 파괴되는 등 거의 무너지다 시피한 경기를 극한의 뮤탈리스크 컨트롤로 뒤집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매 경기 반전에 반전이 계속되자 관람하던 행사장안의 게이머들은 계속적으로 환호를 보냈다. 박성준의 팬이라는 한 게이머는 "매 경기 숨을 못 쉴 정도로 흥분하면서 지켜봤다."며, "정말 저런 환상적인 컨트롤을 보여주다니 너무 꿈만 같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각종 스타크래프트 관련 게시판에서도 "마지막 5경기는 지난 올림푸스 배 결승과 함께 최고의 경기로 꼽힐만하다"는 얘기와 함께 "저그의 뮤탈리스크가 사기인지, 박성준 선수가 사기인지 모르겠다."며 박성준 선수의 플레이에 감탄하는 글이 여기저기 올라왔다.
한편, 이 날 경기가 열린 한국국제전시장에는 시험기간에도 불구하고 1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몰려 스타리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록밴드 노브레인과 여성 댄스 가수 길건이 화려한 축하무대를 장식했다.




◆ EVER 스타리그 2005 결승전 결과
▶박성준 3대2 이병민
박성준(저그) <포르테> 승 이병민(테란)
박성준(저그) 승 <네오레퀴엠> 이병민(테란)
박성준(저그) 승 <루나더파이널> 이병민(테란)
박성준(저그) <라이드오브발키리즈> 승 이병민(테란)
박성준(저그) 승 <포르테> 이병민(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