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만 익숙해지면 최고. 퀘이크워즈 온라인

퀘이크 워즈 온라인?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퀘이크 워즈 온라인(이하 QWO)? 하면 PC방 좀 다녀봤다 하는 20대 초중반 사람들은 떠오르는 게임이 하나 있을 것이다. 그 이름은 퀘이크3 아레나. 디아블로2보다 조금 이른 1999년에 발매된 FPS게임으로, 현실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일반적은 FPS가 아니라 우주를 배경으로 했다. 그러다보니 게임플레이도 초현실적이어서 점프 발판으로 수십 미터는 뛰어오르고, 많은 사람이 애용했던 레일건으로 적을 고기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단순하고 호쾌한 재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단순하다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니었다. 길에 떨어져있는 무기를 주워서 적을 박살내기만 하면 되는 룰을 가지고 있지만, 고속으로 공중을 나는 조그만 표적을 맞춰야 했기에, 그런 '잘 맞추기 위한 실력'에 차이가 나게 되어 깊은 맛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FPS를 잘 하는 게이머들을 빗대어, 퀘이크를 하는 유저라는 뜻의 '퀘이커'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런 시대를 풍미했던 퀘이크3와 같은 이름을 가지는 QWO,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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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어디서 많이 본 로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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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여기서 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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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O는 퀘이크3가 아니다
QWO은 퀘이크3의 바로 다음 작품이 아니다. 퀘이크3 다음에 퀘이크4가 발매되었고, 그 이후 에너미 테리토리: 퀘이크워즈(이하 퀘이크워즈)가, 그리고 그 퀘이크워즈를 온라인게임화 하여 QWO이 나오게 되었다. 퀘이크4는 싱글플레이 위주의 게임성과, 당시 한국 패키지 게임 시장이 거의 죽은 것이 겹쳐 국내에선 퀘이크3정도의 인기를 끌지 못했다. 퀘이크워즈는 퀘이크4 이후에 나온 네트워크플레이 위주의 FPS게임인데 게임 스타일이 지금까지의 퀘이크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퀘이크를 만들던 제작사가 아니라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에너미 테리토리를 만든 스플래시 대미지에서 개발해, 게임방식 또한 기존의 퀘이크가 아닌 그것의 시스템을 발전시켜 계승했다. 말하자면, 퀘이크워즈는 퀘이크4의 후속작이 아닌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에너미 테리토리의 후속작인 것이다. 그리고, QWO은 퀘이크워즈를 스페셜포스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에서 퍼블리싱하여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 것으로, 게임 시스템과 그래픽 등 대부분이 퀘이크워즈와 같다.
그렇다 보니, 퀘이크 3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QWO을 플레이해보면 그 때의 추억을 되새겨 보기는 힘들다. 이전 무기들이 몇 개 남아있긴 하지만, 게임 자체가 워낙에 다르기 때문이다. 퀘이크3는 맵을 선택하고 게임에 들어가서 적을 죽이면 되는 단순한 시스템을 가졌지만, QWO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플레이어는 GDF와 스트로그라고 명명되어진 두 진영으로 나뉘어서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단순히 그냥 주어진 무기를 가지고 적을 쏘아 죽이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병과가 존재하고 병과마다 시작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무기가 여러 개 존재하여, 각 병과와 무기의 특성을 알아야 하고, 맵마다, 진형마다 각기 다양한 탑승물들이 마련되어 있다. 게다가 게임 모드도 팀 데스매치 뿐 아니라 특수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승리할 수 있는 임무모드가 있어서 임무에서 어느 행동을 하는 것이 유리한가 하는 것도 파악해야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이렇듯 게임플레이는 복잡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QWO이 재미없는 게임이라는 것은 아니다. 퀘이크 3처럼 고속으로 이동하고 점프하고 날아다니며 적을 박살내는 호쾌한 재미가 아니라, 다양한 임무의 조건에 따라, 주어진 상황에 따라 병과, 무기를 선택하며, 다른 이들과 협력하며 다대다 전투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 퀘이크3를 기대하며 플레이를 한다면 이질감이 느껴지겠지만, 그 자체의 개성이 있는 QWO,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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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임이다


멋진 그래픽, 괜찮은 게임성. 하지만 좀 어려운 듯?
QWO의 그래픽은 멋진 수준이다. 2007년에 발매된 퀘이크워즈보다 더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한다. 그래도 둠 3엔진 기반의 게임이고, 둠 3 자체가 발매된지 벌써 5년정도 된 게임이어서 그 시절에는 최고사양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보통 수준의 PC로도 크게 무리가 없이 기동할 수 있다. QWO공식사이트에서 보면 그래픽카드 Geforce 9600GT, Radeon 4830, Ram 2GB 이상이 권장사양으로, 최소사양은 Geforce 6600, Radeon 9700, Ram 1GB 이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Geforce 8000번대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pc에서도 큰 무리없이 돌아가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래도 총기나 탱크 등 탑승물의 질감 표현이라던지, 수면의 역동성 등이 상당히 멋지게 표현되어 있었다. 그것들 중에서 꽤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줌 기능을 사용했을 때 스코프의 렌즈 가운데 부분은 선명하게 보이고 주변 부분은 흐릿하게 보이게 표현해서 '진짜로 상대방을 겨누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만든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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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표현이 참 잘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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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질감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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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표현이 멋지다!

게임성은 꽤나 복잡하다. QWO에는 여러 가지의 병과가 있는데 크게 다섯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GDF의 경우 돌격 및 폭파를 담당하는 솔저, 아군을 치료하는 메딕, 차량을 수리하거나 건물을 건설하는 엔지니어, 터렛 설치 및 미사일 포격 지원의 필드옵스, 저격 및 해킹의 코버트옵스로 병과가 나뉘어져 있고, 스트로그의 경우엔 이름은 다르지만 GDF쪽과 담당하는 역할이 똑같은 병과가 각각 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병과는 터렛 설치 및 미사일 포격 병과로, 이들은 아군 진지에 각종 터렛을 설치할 수 있고, 그 터렛에 미사일 발사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미사일이 발사되어 일대를 싹 쓸어버린다. 이렇듯 각 병과는 그냥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개성이 뚜렷하여, 할 수 있는 역할이 정해져 있고, 이는 임무모드에서 특히 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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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F측의 병과 선택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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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포격위치를 지정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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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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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예를 들어 어떤 임무에서 GDF는 특정 건물을 건설해야 한다. 그렇다면 팀원 중 일부 플레이어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엔지니어를 선택하여 건물을 지어야 하는 것이다. 모두가 다 돌격병인 솔저를 선택해서 적을 많이 쓰러트린다고 해서 전투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한 직종이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고, 그 특징이 임무모드에서 부각되는 만큼, 각 임무에서 어디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게 되면, 혼자서 따로 떨어져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것들을 신경 쓰고 파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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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건설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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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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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QWO에는 다양한 탈것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것들을 조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GDF쪽의 오토바이, 탱크, 비행기부터 스트로크군의 호버탱크, 이족보행로봇, 1인용 비행틀 등등 다양한 탈것들이 있고 이것들을 이용해 상대를 들이받거나 자체적으로 가진 무기를 이용하여 싸울 수 있다. 지상 탈 것들은 직관적인 조작체계를 지니고 있어 딱히 조종하는데 어려움은 없겠지만, 비행탈것의 경우 조작법을 모르면 자동으로 뒤로 가다가 지역을 벗어나 폭발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등 조종에 신경 써야 한다. 탈것의 조종은 역시 즐겁지만 이도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이렇듯 타 FPS보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각각의 병과, 미션, 탈것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다른 게이머들과 협력하여 즐기기 시작하면 그만큼의 재미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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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멋진 것도 직접 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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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수 있는 탈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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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달려!

몇몇 아쉬운 점들
분명히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보인다. 가장 먼저 꼽고 싶은 것은 탈것을 탈 때의 효과음이다. 기본적인 총 발사 효과음은 아쉬울 게 없으나 탈것을 몰 때의 전반적인 효과음이 부족했다. 스트로그의 호버탱크를 타도 공중을 부유한다는 느낌이 없었고, 이족보행로봇을 타도 그 육중한 모습과는 다른 걷는 효과음에 조금 실망했다. PC게임 퀘이크워즈에서 QWO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문제점도 있다. 그 중 첫째로 GDF나 스트로그나 병과들 간의 스킨이 전혀 차이가 없어서 어느 병과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원작에서는 병과마다 생김새가 전혀 달랐기 때문에 멀리서 봐도 구분이 갔지만, QWO에서는 전혀 구분이 가질 않는다. 둘째로, HUD(Head-Up Display : 자동차나 비행기 등의 계기판을 뜻하는 말로, FPS게임에서는 게임을 즐길 때 보이는 각종 인터페이스를 뜻한다)부분이 퀘이크워즈에 비해 좀 미흡해진 것들이 있다. 단적으로 컨스트럭터나 엔지니어는 총 3개의 지뢰를 설치할 수 있는데, 자신의 몇 개의 지뢰를 설치했는지, 자신이 설치한 터렛의 내구도가 얼마인지 원작에선 알 수 있었으나, QWO에서는 표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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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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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만 보고 병과를 구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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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뢰를 몇 개나 설치했는지 알고 싶다...

또, 게임 자체가 어려운 편인데도 튜토리얼 모드가 없다는 것도 좀 문제다. 공식 사이트의 초보자 가이드에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걸 하나하나 읽는 게이머는 좀 드문 편이라 튜토리얼 모드의 추가가 시급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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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가이드는 자세하게 잘 만들어져 있지만 글쎄.......


그래도 잘 만든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위에서 몇 가지 아쉬운 소리를 했지만, 그래도 QWO은 잘 만든 게임이다. 원작 자체가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고, 몇몇 아쉬운 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원작이 가진 재미를 크게 깎아내리지 않고 훌륭하게 이식했다. 스킨이 병과가 달라도 전부 같은 것은 개인이 직접 외모를 꾸미게 하여 커스터마이징 폭을 넓히게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고, HUD나 튜토리얼이 없는 것 들은 미흡한 점들은 어렵지 않게 수정이 가능한 부분으로 보인다. FPS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단순한 데스매치 위주가 아니어서 조금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충분한 재미를 보장하는 QWO을 즐겨보는 것도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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