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3부작] 차세대 비디오게임기를 말한다

게임업계에 불청객처럼 홀연히 등장해, 이제는 게임 업계의 기둥이 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

지난 10여년 동안 게임 업계에서 부동의 자리를 지켜온 SCE는 플레이스테이션을 업계에 선보인 후 지속적인 게임 개발 및 서드 파티 확보를 통해 일약 닌텐도를 누르는 쾌거를 달성한 바 있다. 또한 SCE는 이후 기종 업그레이드를 착실하게 성공시켜 업계에서는 상상 조차 할 수 없었던 미디어 호환 기술의 도입을 통해 플레이스테이션 2으로의 매끄러운 연결을 성공시켰다.

짧은 시간 동안 업계에 많은 역사를 남긴 SCE. 일약 하드웨어 시장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존재로 군림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그 분위기는 쉽게 변하려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SCE측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게이머들 사이에서 플레이스테이션3의 미래에 관한 의구심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상황. 이번 기획 2부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3의 향방과 SCE가 추구하는 이상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베일에 가린 플레이스테이션 3

올해 초 E3를 통해 공개된 플레이스테이션 3의 스펙(성능)은 세간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플레이스테이션 2의 약 10배에 가까운, 놀라운 스펙을 가진 이 하드웨어는 그야말로 차세대기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반년이 지난 지금, 2006년 봄 발매를 위해 개발에 정진하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3는 과연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실제로 일본 내에서 지난 6월 '플레이스테이션 미팅'에서 공개된 플레이스테이션 3에 관련된 정보들은 극히 한정된 부분이 대부분이었으며 일부는 이미 E3에서 공개된 자료에 지나지 않았다. 다만 코에이와 반다이 측의 제공으로 툴(TOOL)을 통해 움직이는 실제 동영상이 곁들여진 정도.

발표회를 통해서 공개된 정보 중 가장 경악스러웠던 것은 아직 TOOL의 완벽한 제작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며, 각 게임 메이커들에게 제공된 TOOL역시 몇 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2006년 발매라고 해도 제작자들의 제작 기간을 생각한다면 다소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느낌마저 드는 부분이다.

그리고 9월 가을, 일본에서 동경 게임쇼 2005가 개막했다. 이미 세간에 공개된 3대의 차세대 하드웨어로 업계는 뜨거운 상태였으며 일본의 게이머들 역시 이번 TGS2005는 그 여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기대한 것만큼 플레이스테이션 3의 정보는 없었다. 지난 6월에 공개된 자료들의 일부가 TGS2005에서 그대로 사용되었으며 소니 부스 역시 현행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 2와 휴대용 기종인 PSP에 보다 주력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생각보다 공개되지 않은 PS3의 실체에 많은 불만을 가졌으며, 오히려 컨트롤러를 통해 깜짝쇼를 한 닌텐도와 실제 체험플레이를 선보였던 엑스박스360쪽이 더 인상 깊게 남았다.

많은 게이머들은 '이번 플레이스테이션 3의 컨셉은 신비주의 컨셉인 것인가.'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것만 봐도 이번 동경 게임쇼 2005에서의 소니에 대한 인상은 좋지 못했음을 단적으로 시사한다.

이번 동경 게임쇼에서도 PS2와 PSP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드웨어 성능에 고집하는 SCE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정리하면 SCE는 그야말로 차세대기에 걸맞은 어마어마한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어떤 장벽이 있더라도 그 하드웨어의 성능에 고집하는 모습을 관철시키고 있다는 알 수 있다.

사실상 라이벌 기기인 엑스박스360과 비교해도 그 성능은 훨씬 뛰어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현행 최고급 PC의 10배 이상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물론 PC성능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나 게임 구현 능력에 대한 비교를 하자면 그렇다).

단, 여기서 SCE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하드웨어 성능의 발전과 더불어 가장 고생하는 것은 게임을 만드는 쪽, 즉 메이커들이 고생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소니 측에서는 2000개 이상의 제작 라이브러리를 제작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로 그 라이브러리를 통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일본 내에서 얼마나 될 것이냐라는 이야기가 돌고있다. 또, 제작 툴의 제공을 금년 11월부터 행할 것이라고 했으나 실제로 11월이면 늦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코에이, 반다이 등 몇몇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제작 회사에는 제작 툴이 제공되어 다양한 영상과 리얼타임 동영상의 샘플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봐서 현 상태가 적당한 속도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내년 봄까지는 6개월도 체 남지 않았으며, 가장 큰 문제인 동시 발매 타이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은 게이머들을 동요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신 머신에는 그 신 머신의 성능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줄 동시발매 타이틀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 어느 업체도 동시발매를 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이것은 오히려 10년간 지켜온 자리에 대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으며, 성능을 고집한 소니의 판단 미스일 수도 있다.

이런 고 퀄리티의 게임을 PS3 발매 동시에 실제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인가?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의 위기?

최근 일본의 게이머들 사이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 발매에 관한 다양한 소문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소문은 '플레이스테이션 3 성패에 SCE의 흥망성사가 달려있다'는 것.

이 소문이 아주 근거 없는 사실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SCE는 현재 가전쪽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PSP 역시도 생각보다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타격을 입은 상황이기 때문(사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통합형 머신인 PSX 역시 일본 국내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 했다)이다. 따라서 이런 소문들은 일본 게이머들이 자기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이런 소문은 그만큼 플레이스테이션 3가 가지고 있는 비디오 게임 시장 자체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며, 그것이 이미 비디오 게이머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구동 가능한 모델이 나오기도 전부터 이런 무성한 소문과 함께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 3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와 의혹이 겹쳐진 것이 가장 큰 계기라고 본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가 추구하는 것

사실상 SCE가 추구하자고 하는 것은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제품군의 형성이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 1에서 플레이스테이션 2로 옮길 때 구기종에 대한 미디어 호환성을 통해 기존의 이용자들을 자연스럽게 신기종으로 유도했다라는 사실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바 있다.

이번 플레이스테이션 3에서도 SCE는 구기종에 대한 미디어 호환성을 유지할 것으로 발표한 바 있으며 차세대 대용량 매체인 Blue-Disk의 개발을 통해 미디어 시장의 변혁을 노리고 있다. 또 플레이스테이션 3의 호환성을 확장시켜 네트워크로의 활용뿐만 아니라 자사의 멀티미디어의 제품과도 호환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이것은 MS의 전략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쿠타라키 SCE 사장은 자사의 최신 기술력을 총 동원해 이제까지는 볼 수 없던 궁극의 놀이 문화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그 결과 'Cell'이라는 최신 CPU가 개발 된 것이리라). 과연 쿠타라기 사장의 의중이 게이머들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가 앞으로 주목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기기에 SCE의 미래가 달려있다


발매 전까지의 완성도에 기대

아직 정확한 발매일도 공개되지 않은 플레이스테이션 3의 성패여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되는 이유는 다른 하드웨어의 동시 공개에 대한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지난 수 년간 고스펙 하드웨어의 터줏대감이었던 SCE가 과연 '그 길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라는 팬들의 기대와 불안에 의해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킬존2' '메탈기어솔리드4' 등 공개된 게임 동영상들을 살펴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만큼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이게 과연 실제 게임기에서 돌아갈까 하는 걱정부터 시작해서 기기의 가격에 대한 걱정, 그리고 게임의 제작비 상승에 따른 게임 소프트 가격 상승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동영상을 기쁜 마음만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더구나 경쟁기기인 엑스박스360은 온라인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조하고 있으며 닌텐도 레볼루션은 신개념 패드 등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추구하고 있는데 반해 SCE측은 셀의 성능 이외에는 그다지 내세우고 있는 것이 없으니 더욱 답답한 상황.

하지만, 아무리 팬들이나 업계의 아우성이 있더라도 전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2는 아직까지전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플레이스테이션3 역시 발매일까지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긴 시간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것도 없이 단지 6개월만의 시간을 남겨둔 SCE. 단지 기다리기만을 강요하는 SCE의 행보가 아쉽긴 하지만, SCE가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처음 플레이스테이션 2의 발표 때처럼 쇼킹한 모습으로, 지금까지 우리를 불안하게 했던 만큼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일본 = 김규만 게임동아 일본 특파원 (meckle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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