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I 신제품 X1000 시리즈, '게임에 특효약이죠'
ATI의 행사는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다.
게임에 특화돼있는 본 기자로서는 컴퓨터 하드웨어 얘기로 일관되는 ATI의 행사가, 특히 그래픽 칩셋에 대한 하드코어한 설명이 주가 되는 이런 행사에 대해 다른 하드웨어 전문 기자들 처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

금일 행사의 주제는 '레이디언 X1000' 시리즈 칩셋에 대한 제품 발표가 주요 골자였다. 삼성동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 이 행사에 도착한 시간은 행사 시작시간인 4시가 조금 넘은 4시 20분. SK텔레콤에서의 취재가 다소 늦어졌기 때문이지만, 한참 열심히 진행되고 있는 행사에 끼어드는 느낌이란 다소 거북스럽다. '다음부턴 늦지 말아야지' 라고 되내어보지만 항상 시간에 쫓기는 만큼 앞으로도 또 늦는 일이 생길테지.
의외로 행사장은 각 기자들로 인해 부산한 느낌이었다. 알고보니 각 기자들이 앉은 테이블마다 팀을 나눠 문제 풀이를 하고 있었던 것. ATI에서는 기자들을 8명씩 각 테이블로 나눈 뒤 프리젠테이션이 하나 끝날 때마다 질문을 내놨고 질문을 가장 많이 맞춘 테이블에 앉은 기자들에게 그래픽카드를 전부 하나씩 돌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각 프리젠테이션이 끝날때마다 기자들은 문제를 풀기위해 긴장하기 시작했고 문제를 맞추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인은? 물론 본인도 그랬다. 다만 워낙 하드코어한 문제들이라 아는 게 없어서 문제를 풀지 못했을 뿐.
행사는 그런 가운데 여유있게 흘러만 갔다. 크게 X1300, X1600, X1800의 세종류로 나뉘어진 '레이디언 X1000' 시리즈 칩셋은 그 숫자의 크기가 말하듯, 보급형, 초보자형, 하드코어 형 사용자를 위한 칩셋이었다. 칩셋에 대한 발표는 ATI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다니엘 타라노브스키(러시아 인인 거 같았다)가 주로 전담했는데, 생각보다 손쉽게 영어로 풀이해줘서 알아들을만 했다. 통역을 담당한 아줌마의 통역이 별로였기 때문인지 더욱 영어에 집중해봤는데, 그런만큼 챕터 마지막에 제시한 문제들은 거의 풀어내지 못했다.
생각해보라, '어느 칩셋에서 몇가지 색을 동시에 보정할 수 있나?' '비가 내리게 하는데 쓰이는 기술 중 가장 특화되어 처리가 가능한 이펙트는 무엇인가' 등을 질문으로 내는 질문자들과, 당연하다시피 대답하는 인간들 가운데 낀 본인의 비참한 모습을. 흡사 게임쪽으로 얘기하면, '15년전쯤 발매된 게임의 엔딩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 무엇인가?'를 하드웨어쪽 사람들에게 묻는 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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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이라면 파격적이고, 지겹다면 지겨운 두시간의 강연, 가장 눈에 와닿는 내용이란 'X1800'이 게임을 즐기기에 최강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ATI의 제품들이 동급 타사 제품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 현저히 우수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X1300은 보급형 그래픽 칩셋으로 새로운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 저렴한 가격을 가지고 있었고, X1600은 게임 초보자나 사진, 동영상 편집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편이었다. 또 X1800은 고퀄리티의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적합한 하이엔드 그래픽 칩셋으로 게임 마니아라면 누구나 군침을 삼킬만 했다.
특히 강연 도중 ATI에서는 여러가지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정밀한 X1000 시리즈의 안티 얼라이싱 효과로 인해 화면이 뿌옇게 보이던 것이 확실하게 선명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비가오는 거리를 표현한 동영상에서는 물방울 한방울 한방울까지 미려하게 표현돼 기자들을 놀라게했다. 이만큼 표현되면서도 컴퓨터의 리소스를 상대적으로 적게 먹는 다는 점이 놀라웠고 또한 이 제품들은 이달 내에 직접 경험해볼 수가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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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가장 많은 문제를 풀어낸 테이블에 앉은 기자들은 모두 즐겁게 웃으며 그래픽 카드를 자랑스러운 듯이 가방으로 집어넣었고, 나머지 테이블에서는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특히 게임쪽을 전담하고 있는 김, 남기자와 함께 자리를 차지한 본인은 셋다 멀뚱멀뚱하며, '다음엔 하드웨어에 대해 잘 아는 기자들이 앉은 테이블로 가자'고 농담따먹기로 애써 위안하며 쓰린 속을 달랬다.
그렇게 행사는 끝이났고, 다음 행사를 위해 주섬주섬 자리를 챙겼다. "며칠 뒤에 X1000 칩셋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에요."라고 얘기하는 ATI 관계자들을 뒤로 한체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또다시 되내어본다. '하드웨어 공부 좀 충실히 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