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략 기행기 1부, 영웅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다
난 진짜 삼국지 세 번 안 읽으면 친구 못 사귀는 줄 알았다...
삼국지에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필자 역시 마찬가지로 어려서는 '살면서 삼국지 세 번도 읽지 않은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아라'라는 말에 '삼국지 안읽으면 친구를 잃는 거구나!!' 라는 오해를 하는 바람에 친구를 잃기 싫어서 어린이용 삼국지를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삼국지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해 중, 고교시절에는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읽었을 10권짜리 삼국지를 읽으며 중국
역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영걸전과 조조전을 접하며 삼국지라는 이름의 판타지 세계로 빠져들며 어린 나이에 폐인생활을 하기에
이르렀던 것이 필자의 삼국지에 얽힌 추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번에 즐기게 된 삼국지략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필자의 향수를 자극했다. 하나는 한동안 소홀히 했던 삼국지에 대한 향수,
나머지 하나는 게임에 빠져 허우적대던 10대 시절의 향수. 게임 자체도 90년대에 크게 유행하던 턴제 SRPG 장르이기에 더욱 아련한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실행했다. '아... 할 일 많아서 영걸전처럼 푹 빠져서 하게 되면 안되는데...;'라는 불안함과 함께 말이다.
나의 분신 나초, 이름값 한다고 과자처럼 부스러지면 안된다!
간단한 캐릭터 생성 단계만 거치면 게임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필자의 캐릭터의 간략한 프로필을 말하자면 촉나라의 장수로 경장병 병과의
'Nacho'(이하 나초)라는 이름을 쓰는 사나이다. 이름이 나초인 이유는 별 이유는 없고 그냥 단지 그 순간에 나초를 먹고 있었기 때문.
뭐 오호장군 중 한 명인 '마초'와 발음도 비슷하니 나름대로 강해보이는 이름이라 만족하고 넘어갔다.(애시당초 캐릭터 생성에 애정을 쏟는
성격이다. 프린세스 메이커를 할 때도 딸 이름을 복례라고 지어놓고 할 정도였다. 참고로 복례는 친구 할머님 성함이다 -_-;)

한자 문화권의 촉나라 장수 이름이
왜 영어인지는 신경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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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닮은 얼굴로 하후돈 갈등하게 만드는 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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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후에게 낚여 갑자기 태도 돌변한 하후돈
나초는 본디 잘 나가던 장수로 위기에 빠진 관우와 장비를 구출하기 위해 단신으로 달려가 적을 몰아내고 저 둘을 구해낼 정도로 잘 나가던 인물이다. 하지만 저 둘을 구하는 중에 입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던 중, 위나라와 내통한 시녀의 계략으로 암살을 당하게 되는 나름대로 비련의 주인공인 것이다.

진짜로 한 번에 덤빌 줄은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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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장료랑 하후돈을 이길 줄도 몰랐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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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펙트만 보고 있으면 삼국지가 아닌 거 같다
ManBeast: 자나깨나 여자 조심이라니깐... 이렇게 잘 나가는 놈도 한 방에 훅 가잖아? ...한 방에 훅 가도 좋으니까 일단 나도 여자친구 좀 엉엉 ㅠㅠ
이런 허튼 소리를 필자가 하고 있는 와중에도 스토리는 시원하게 진행되어 나초를 가엽게 여긴 남화노선은 도술을 이용해 그를 살려내고, 시간을 거슬러 모든 일이 벌어지기 이전으로 나초를 돌려놓는다. 또 한 번의 기회가 나의 분신에게 주어진 셈이다.

저렇게 생긴 사람이 부르면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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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필자는 술을 거의 못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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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다시 얻은 또 한 번의 인생(사실 필자야 '여자친구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엉엉 ㅠㅠ'이러고 있었을 뿐이지만), 과연 어떻게 해야 다시 한 번 캐릭터를 성장시켜 천하통일을 토릴 수 있을까?

이 게임에서 악역은 죄다 앞머리로 눈을 가리고 나온다
왜 그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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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요녀로 진화했다! 요녀는 독을 사용했다!
나초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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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백회천술...저런 기술 있으면 이력서에
한 줄 더 적을 수 있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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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준 건 고맙지만 패션센스는 최악,
포즈도 좋지 아니하다
영걸전을 하는 기분, 그것은 삼국지략의 퀘스트 모드
삼국지략의 게임 진행은 크게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임무(시나리오)모드 콘텐츠와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통해
진행된다. 일단 멀티플레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캐릭터를 일정 수준 이상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일단 각종
퀘스트를 즐기는 것이 우선적이라 할 수 있다. 즉, 퀘스트 수행은 필수적이란 뜻. 하지만 퀘스트라는 말에 부담을 느끼지는 말자. 삼국지략의
퀘스트는 일반적인 MMORPG의 퀘스트와는 달리 차례대로 주어지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MMORPG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도 쉽게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ManBeast: 요래요래 하다보면 저래저래 되는거군... 영걸전이랑 너무 비슷한데?;

머리에 꽃 달고 한 손엔 칼 들고,
독까지 뿌리는 여자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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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초는 그런 그녀도 동료로 맞이하는
여자에게 따뜻한 촉나라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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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는 좌측 목록의 스테이지를 하나씩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죽마고우 '도화'와 시내를 누비던 중 위험에 처한 사나이를 도우려는 나초. 하지만 이는 오해를 불러 일으켜 관군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 와중에 나초를 도와주는 의문의 사나이. 녹색 복장에 긴 수염, 그리고 한 손에 든 청룡언월도. 이건 누가봐도 관우 --; 의문의 사나이라고 하지만 정체가 너무나 명백하다. 이 사나이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 오히려 의문의 사나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 --;

농담 아니라 내 친구 중에 '장백'하고 닮은 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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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악당들은 모두 앞머리로 눈을 가리는
표준규격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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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배와 관군을 물리치고 나니 떠나가는 의문의 사나이. 이후 도시를 떠나는 와중에 도화의 동생 도창과 합류하고 그 와중에 간옹을 만나 의병대에 몸을 담기로 하는 등 많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유비가 일으킨 의병대에 적을 두게 된다. 이제 이들과 함께 황건적 토벌의 대업을 눈앞에 두게 된 필자. 과연 나초는 황건적 일당을 소탕하고 잃어버린 자신의 능력을 다시 찾아 유비의 눈에 들어 고위직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본격 출세지향적인 게이머 ManBeast와 함께하는 삼국지략 기행기. 2부에서는 황건적을 퇴치하고 위나라를 위협하는 나초의 멋진 모습을...드러내고 싶다. 다같이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