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혼'은 내 자식만큼 소중한 게임입니다
지난 11월 23일에 엠게임이 개최한 '귀혼' 발표회장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사회를 맡은 인기 리포터 전제향씨가 '귀혼' 개발총괄을 담당한 앤앤지 소프트의 장연우 개발팀장에게 한살된 아들과 '귀혼' 중에 어떤 것이 더 소중하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질문이겠지만 직접 게임을 기획해 '귀혼'의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팀장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의 날벼락 같은 질문. 둘 다 소중하다는 애매한 대답으로 그냥 넘어가기는 했지만 나중에 집에 가서 많이 혼났다고 한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방송에서는 편집됐기 때문에 안걸릴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누가 고자질을 했더군요. 역시 적은 내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장팀장이 '귀혼'의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12월로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될 때까지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거기다 개발인원이 총 30명이니 다른 캐주얼 게임에 비해서는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편. 단순한 게임 마니아에서 출발해 게임 운영자를 거쳐 처음으로 기획을 맡아 개발한 작품이기 때문인지 아들만큼이나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렸다는게 장팀장의 변명이다.
"이것저것 다 구현하다보니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기까지 상당히 오래 걸렸습니다. 처음 만드는 작품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제 성격 탓인지 몰라도 베타 테스트이니 천천히 업데이트한다는 변명은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이러다보니 '귀혼'은 장팀장이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서버다운이나 백섭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서도 베타 테스트에서는 소홀히 하기 쉬운 커뮤니티 기능까지 모두 완벽히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게임 시스템 역시 혼을 입수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귀력 시스템과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PVP 시스템인 '비무' 등 무협과 호러가 잘 조화된 시스템으로 '귀혼'만의 색깔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 상황.

"앤앤지 소프트가 원래 PC용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횡스크롤 액션 게임은 정말 자신 있었습니다. 또 제가 무협에 워낙 관심이 많았고요."
장팀장은 무협이라는 요소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장르를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보통 3D무협 게임에서는 경공도 그냥 빨리 이동하는 것뿐이고 허공답보 같은 것도 그냥 점프에 불과하니 게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횡스크롤 액션이기 때문에 점프와 빠른 스피드가 일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또 보통 게임에서는 점프 중에 방향을 바꾸지는 못합니다만 '귀혼'에서는 가능하죠."
장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경공을 통한 빠른 이동과 공중에서의 자유로운 이동 덕분에 다른 게임에 비해 더 뛰어난 액션성과 스피드감을 제공한다고 한다. 자세히 설명하면 다른 게임에 비해 적을 좀 더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게 됐으며 공격도 단순히 앞에 있는 녀석을 죽어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공중으로 날아서 적의 뒤편으로 돌아가 공격을 하는 등 보다 액션성이 강조된 전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무협적인 요소는 잘 알겠는데, 귀신들이 너무 귀여워 호러는 아닌 것 같아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아직 게임 후반부 지역에 안 가보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후반부 가면 고 레벨 던전이 있는데요, 상당히 무섭습니다. 번개도 치고 으스스하죠. 물론 귀신들도 상당히 무서울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초반에는 아이들을 고려해 귀신은 물론이거니와 배경까지 상당히 화사한 편이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번개가 치는 배경이라든지 초반부에 등장하는 귀신들은 귀신 축에도 못들 정도로 호러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했다는 얘기.
장팀장은 기획 단계에서는 상당히 기괴한 몬스터나 무서운 배경들이 먼저 기획됐지만 아무래도 이 게임을 많이 즐길 어린아이들을 고려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 '메이플 스토리'요? 왜 질문이 안 나오나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데요, 워낙 '메이플 스토리'가 유명한 게임 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귀혼'은 '메이플 스토리'와는 다릅니다."
장팀장은 처음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상당히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자신들이 의도했던 '귀혼'만의 특징을 잘 알아주는 게이머들이 오히려 더 많아서 상당히 기뻤다고 말했다.
"'귀혼'은 위에서도 잠깐 설명했지만 동양적인 독특한 소재와 '메이플 스토리'보다 빠르고 속도감 있는 게임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이플 스토리'가 캐주얼 액션 게임의 교과서라면 '귀혼'은 횡스크롤 액션을 벗어나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게임이죠"
장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제공하고 있는 PVP 시스템 외에도 추후 문파 기능을 통한 대규모 PVP를 지원할 예정이며 이것 외에도 낚시 같은 미니 게임 등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다양한 재미요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직업별 밸런스나 돈이 부족한 현상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계시거나, '귀혼'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잘 듣고 지금도 열심히 개발 중이니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귀혼'의 문제점을 게이머들의 입장에서 파악하기 위해 각 직업별로 캐릭터를 최고 레벨까지 키웠다는 장팀장. 자신감을 가지고 '귀혼'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눈을 통해 그의 아들과 함께 멋진 모습으로 성장할 '귀혼'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