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기의 모바일게임계, 해결책은 없나

모바일 게임업계가 어수선하다.

매년 초과 30% 이상의 고속 성장을 해오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지난해인 2005년에 와서 정체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점차 더 업계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컴투스, 게임빌, 엔텔리젼트 등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메이저 모바일 개발사들도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보다 자잘한 수백 개 업체들은 오죽하랴. 그야말로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룰 수준일 것이다.

시장이 정체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모바일 게임업계의 '포화' 때문이리라. 업계에서는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한정되어 있고, 게임 퀄리티도 떨어지고 너무 많은 개발사들이 게임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신규 게이머의 유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KTF 등 이통사들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게임 '퀄리티'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매주 발표되는 게임의 수도 제한을 두고 있는 걸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요사이 발매되는 게임을 보라, 우선 '퀄리티'가 꽤 높은 편이다. 패킷료까지 합치더라도 3-4000원으로 즐기기엔 '싸다'라고 느낄만한 게임도 제법 보인다.

또 2004년의 경우 KTF만도 한 달에 6-70개의 게임을 발매했던 걸 기준으로 보면 지금은 이통 3사를 합쳐서도 월 평균 8-90게임 정도가 출시되는 등 게임 발매수도 현저히 줄은 편이어서, 이런 주장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뭐, 시장 정체의 이유가 어쨌던 간에 이통사에서는 이런 사태를 두고 볼 수만 없었는지 여러 정책을 들고 나섰다. 특히 가장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통사는 KTF로, KTF는 지난해 체험판을 내는가 하면 올해는 '환불제도'를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하는 중이다.

실제로 '체험판'은 지난해 다운로드율 30%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검증해내며 승승장구하고 있고, 올해 들어 SKT나 LGT의 이통사들도 소위 '체험판 효과'를 누리기 위해 올해부터 체험판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환불제도'도 마찬가지. 현재는 소규모로 보급되고 있지만, 향후에 다른 이통사들에게, 또는 게임 개발사들에게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이통사의 정책이 진정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인가는 다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체험판'이나 '환불제도'가 분명히 새로운 신규 게이머를 유입하고 게이머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체험판이나 환불된 게임이 패킷료 때문에 공짜가 아닌데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게임 개발사가 떠안기 때문이다.

즉, 현재 이통사가 실행하는 '체험판' 제도 등은 신규 게이머 유입 등 성과가 있긴 하지만 철저히 이통사 위주의 정책일 뿐 개발사와 윈윈하는 전략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이통사만 배불리는 정책'이란 소리를 안 들을 수 없다. 또한 게이머들도 한 두 번 받아본 뒤에는 '공짜라더니 속았다'며 분개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우려도 있다.

물론 이통사의 이런 전략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1인 1휴대전화 시대가 도래한 지금,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파이를 넓히는' 다른 방법이 있을텐데도 굳이 개발사와 게이머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만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이 패킷료를 받기 위해서라면야 할말은 없지만 말이다.

차라리 현재 모바일 게임의 주 고객이 중고생, 넓게는 20대를 뛰어 넘어서 30대, 나아가서 노인들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어떨까. 하다못해 모바일 게임을 누구나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자세한 다운로드 방법을 퍼뜨리거나, 모바일 게임이 '가격대 성능비'가 높음을 계몽적으로 알리는 방법은 어떨까.

실제로 필자가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더라도 '휴대전화 게임? 그거 계속 돈나가는 거 아냐?'라며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마다 그런 거 아니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긴 하지만, 한숨이 내쉬어질 때가 많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이구나..' 싶은 것이다.

결국 필자는 현재 찾아온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정체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인식 부족'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훨씬 모바일 게임을 즐길만한 사람들이 많을텐데도, 그 자체를 잘 모르고 넘기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 현 모바일 게임계의 가장 큰 과제라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이통사의 역할이 아니다. 필자 같은 기자들이나 게임 개발사들도 함께 해내야 하는 일이며, 정부 차원의 노력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당장 모바일 게임 업계는 망의 진화, 와이브로라는 새로운 네트워크의 등장, 그리고 그와 더불어

유선과 무선이 통합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규모를 갖추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세계의 캐리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국내 게이머들의 수준 높은 인식과 함께 개발사와 이통사의 긴밀한 신뢰관계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이통사가 펼치는 '시장확대 방안'은 아무래도 아쉬운 측면이 있다. 장기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육성하고자 하는 미래를 바라볼 때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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