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군대문제, 해결 방안 있나'
프로게이머들이 하나 둘씩 군대로 떠나고 있다.
최초의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날리던 신주영도, '세계 1위'로 이름을 날렸던 이기석도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프로게이머의 길을 접었다. 임요환과 e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펼쳤던 도진광 선수 역시 군대에 갔으며 최근에도 '고참' 프로게이머들이 줄줄이 군대로 쫓겨가고 있다.
단지 며칠만 연습을 안 해도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현 'e스포츠', 2년 동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나온 뒤 현역 프로게이머들과의 격차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이나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군대에 간다는 것은 'e스포츠계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할까.
따라서 이제 막 개화하려고 하는 'e스포츠'를 부흥시키기 위해서 군대문제 해결은 그야말로 필수불가결적인 요소로 보인다. 물론 현재까지 프로게이머들의 군대 문제가 해결되는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과연 프로게이머 군대문제, 해답이 있을 것인가.
현재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시선은 '테란의 황제'이자 현 'e스포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임요환' 선수에게 쏠려있다. '임요환' 선수는 80년생으로, 나이는 27살이다. 대학교와 대학원의 힘을 빌어 현재까지 군대를 미뤄오고 있지만 그 기한이 채 2년이 남지 않은 상태. 물론 2년 뒤에라도 어떤 수를 쓰든 더 미룰 수도 있겠지만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군대문제에 대해서 '임요환' 선수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거취에 따라서 전부라고 해도 좋을만큼 남은 프로게이머들의 향방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e스포츠의 상징' '테란의 황제' '70만 팬클럽 회원' 등 임요환 선수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e스포츠'가 사회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때부터, 청와대를 방문하고 국회를 수시로 드나드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임요환 선수에게 관심을 가져왔다. 그만큼 임요환 선수가 e스포츠 계에 남기는 영향력은 막대하며, 그의 군대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나머지 선수들의 입장도 정해질 것이다. 그는 이미 'e스포츠의 판도변화'에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힘을 실어준다고 해도, 어차피 프로게이머의 군대 문제는 '여론'의 힘에 의해 계속적으로 저지당해왔고, 또 저지당해 올 것이다. 아무리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힘을 실어준다고 해도, 원론적인 여론의 힘 앞에서는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이미 한 번 겪지 않았는가. 정동영 전통일부 장관이 'e스포츠 상무팀' 예고를 언급하자마자, 장관에게 쏟아지는 엄청난 여론의 항의를. 표와 지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 들에게 세상의 여론이 'e스포츠'에 대한 군대 면제에 너그럽지 못하다는 점은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왜 여론은 반대하는가
굳이 'e스포츠'라서 군대 문제 해결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매일 공중파에 등장하는 연예인이나 가수도, 그 어떤 정치인의 자제도 원칙적으로는 '군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는 군대 자체가 일반 사람들에게 '절대로 가고싶지 않은 곳' 이라는 인식이 팽배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기에 발생한다. 'e스포츠'를, 더 세부적으로는 '스타크래프트'를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특혜를 줄 수는 없다'는 심리, '나는 갔는데 너는 왜 안가냐'는 발상은 사실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현재의 여론에게 'e스포츠가 앞으로 가져오게 될 국위선양이나 수출 등의 사회적 이득'보다, '비교 특혜를 누린다고 하는 불쾌감'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e스포츠 부흥을 위해 어떻게 되어야 할까
'e스포츠의 부흥'이라는 대 전제를 걸었다고 해도, 프로게이머들의 군대문제 해결은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어왔다. 야기되기만 하면 각종 포털 및 커뮤니티에서는 만 건이 넘는 덧글이 달리며 논쟁거리가 되어왔고, 이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이 문제를 얼마나 민감해하는지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임요환 마저 군대에 가고, 나머지 선수들마저 줄줄이 군대에 가게 된다면 그나마 이만큼 성장해 온 'e스포츠'가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선수들은 군대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의욕을 잃을 것이 뻔하며, 팬클럽이 몇 십만에 이르는 프로게이머들이 군대로 가버리면 그를 지지하던 팬들도 자연스럽게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접을 수 밖에 없다. e스포츠가 총체적인 시청률 저하와 함께 몇몇 마니아들만이 잔재하는 조그만 게임 이벤트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서 세계 유수의 관심을 받고 있고, 해외의 경우 한국의 e스포츠를 배우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세계적으로 점점 더 보급되고 있고, 게임, 나아가 e스포츠 또한 세계적으로 각별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의 e스포츠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관계자들은 "e스포츠가 '월드컵'같은 커다란 세계인의 축제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e스포츠' 앞에 너무 커다랗게 군대의 벽을 쌓는 것은 너무 까탈스러운 게 아닌가."라고 성토하고 있다.
실제로 e스포츠의 미래를 바라보는 관계자들은 "최소한 세계적인 인증을 거친 게임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라거나, 특정 조건을 달성한 선수에게 '상무'의 자격이나 복무하면서도 프로게이머로서의 연습과 출전이 가능한 길을 열어주는 것은 어떨까"라고 정식으로 협회와 정부에 요청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e스포츠'가 군대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하기 위해 'e스포츠'가 하루빨리 정식 스포츠의 하나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아무리 극성스런 네티즌들이라도 세계 대회에 나가서 자랑스러운 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군대 문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