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동안 같이 추억을 만들어 너무 기쁩니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자 국내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만들어 낸 게임 '바람의나라'가 드디어 10주년을 맞이했다. 이 게임은 지금까지 5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려 개발사인 넥슨이 국내 최정상급 게임 개발사가 될 수 있었던 토대를 만들었으며 또 지난 해 8월 부분유료화 서비스 전환시 동시접속자 13 만 명을 기록하는 등 아직까지도 식지않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이제는 15년째 연재되고 있는 원작의 인기를 넘어서 '바람의 나라'라고 하면 만화보다 게임을 먼저 떠올릴 정도. 이 게임의 원작자이자 10년째 '바람의 나라'를 즐겨온 열성팬인 김진 작가는 "이 게임을 즐기던 학생들이 이제 아저씨, 아줌마가 되어버렸네요."라는 소박한 감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육영재단에서 발간한 만화잡지 댕기를 통해서 처음 연재를 시작했으니까 벌써 15년째 연재중이네요. 뭐 이제는 작품 자체가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서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인생의 절정기를 함께 보낸 작품이기 때문일까! '바람의 나라'라는 작품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김작가의 말투에는 세월이 묻어났다. 김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최근에 발간된 22권에서 낙랑전 하일라이트 직전까지 도달했기 때문에 거의 완결에 가까워졌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더 방대해져서 아마 30권이 조금 넘는 분량으로 완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바람의 나라를 게임으로 만들 때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처음이다보니 샘플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어서 무작정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김작가는 게임을 처음 만들 때의 소감을 묻자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무척 고생스러웠지만 하나를 붙이고 또 하나를 붙이는 이런 과정을 통해 게임이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즐거웠다는 것. 김작가는 요즘은 처음부터 스케줄을 짜서 체계적으로 작업을 진행해나가기 때문에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아무것도 모른체 무작정 작업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에서 재미를 느꼈던 그 시절을 그리워했다.

또 "'바람의 나라'가 3D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느낌일 것 같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까지 점으로 눈을 표현한 캐릭터들이 너무 익숙해서 3D로 만들면 그 귀여움이 잘 표현되지 않을 것 같다"며 10년동안 '바람의 나라'를 즐겨온 마니아다운 답변을 하기도 했다.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들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냐고요? 음... 조카가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바람의 나라'를 플레이했는데 그 애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게임은 어렸을 때부터 즐기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의 게임 중독이 문제시 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는 나이가 되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답변을 기대한 기자의 마음과는 다르게 김작가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물론 사기나 비매너 플레이 같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어느 정도 단계를 넘어서면 배우는 것이 더 많아진다는 것.

김작가는 "게임에서 레벨이 올라가면 어느정도 위치를 차지하게 되고 아이들도 그 위치에 맞게 정신적으로 성숙해진다"며 "사기 같은 게임의 안좋은 측면 때문에 아이들의 도덕성이 결여되는 부분만 해결된다면 게임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문화관광부 요청으로 저작권 관련 만화를 그렸고 '바람의 나라'도 계속 그리고 있습니다. '바람의 나라'가 끝나면 예전에 중단됐던 작품들을 이어서 그려야죠"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작업을 함께한 사람답게 김작가는 계속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했다. 김작가의 말에 따르면 아직 끝나지 않은 '바람의 나라' 만화 외에도 '바람의 나라'의 뮤지컬과 소설도 작업을 진행중이며 만화의 웹 서비스에 모바일 서비스까지 계속 도전중이다. 특히 소설이나 모바일 서비스에 관해서는 표현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이 있다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저는 작가이지만 10년동안 게임을 같이 즐겨온 게이머이기도 합니다. 10년동안 같이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앞으로도 그 추억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0주년 기념으로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김작가는 수줍은 듯 자신도 '바람의 나라' 마니아임을 강조했다. '10년 동안의 추억'이라는 말을 유난히 강조할 때의 표정에 떠오르는 미소를 보며 기자도 다시 '바람의 나라'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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