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를 뜨겁게 달군 업계의 말말말
개막 전부터 진정한 차세대 게임기 전쟁을 예고하며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E3는 예상대로 PS3 가격 및 발매일 발표, 닌텐도의 Wii의 획기적인 컨트롤러, MS의 XBOX360 인기 타이틀 발표 등 차세대 게임기 관련 최신 정보가 다수 공개돼 전 세계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특히 예상을 뛰어넘는 PS3의 가격은 전 세계 게이머들을 공항 상태에 몰아넣을 정도로 충격적인 편. 또 이와 관련된 업계 관계자들의 깜짝 발언도 게이머들의 가슴에 불을 붙이고 있다.
"고가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을 때의 금액과 사원 식당에서의 식사 금액을 비교하는 것은 유치한 것".
이 발언은 PS3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게이머들의 말에 대한 소니의 PS3 개발 담당자 쿠타라기 켄의 반박 발언이다. 다른 게임기를 능가하는 뛰어난 성능과 블루레이까지 지원하는 차세대 엔터테인먼트기기인 PS3를 그냥 게임기와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얘기. 그는 또 "PS3의 뛰어난 기능에 비하면 너무 가격이 싼 것일지도" 라는 도발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쿠타라기 켄 사장의 발언 때문인지 게이머들은 더욱 격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PS3의 가격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수준이라는 것. 대부분 "이 가격이면 차라리 Wii와 XBOX360을 동시에 사겠다" "PS3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무식한 가격으로 발매" 등의 발언을 통해 소니에게 깊은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실망감은 패러디로도 등장했다. 해외 포럼에서 만들어진 듯한 599달러라는 글귀와 함께 '메탈기어 솔리드'의 주인공 솔리드 스네이크가 권총을 입에 물고 있는 패러디 사진은 게이머들의 실망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다보니 이번 E3에서 소니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쪽은 신이 났다. 소니로 인해 XBOX360의 가격이 더 돋보이게 된 것.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자는 "PS3는 게임기가 아니라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기기" 라는 소니 측의 발언에 "우리는 게임기다" 라는 말로 재치있게 응수했으며 "소니에서 진보를 발견하지 못하고 200달러나 더 비싼 가격에 PS3를 공개해 실망", "도대체 1080i와 1080p는 무슨 차이인가? 당신 집의 TV에서는 1080p가 지원되는가?" 라며 반문하기도 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PS3 컨트롤러에 대해서도 재미난 말들이 쏟아졌다. PS3 컨트롤러에 추가된 모션 플레이 기능이 닌텐도 Wii 컨트롤러를 모방했다는 것.
닌텐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모방해준다는 점은(모방할만한 걸 제공한 쪽엔) 정말로 감사할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대비해서 비밀무기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라고 응수했고 그의 말대로 이번에 등장한 컨트롤러로 '역시 닌텐도'라는 평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게임업계의 굵직굵직한 관계자들의 말들도 재미있지만 이에 따른 기사들에 달린 게이머들의 리플도 무척 재미있다. '빌형 "오늘도 회식이다.' 이 글은 소니의 PS3가 599달러라는 발표와 함께 올라온 글로 요즘 비디오 게임을 즐겨 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유행어가 되어 가고 있다. 한마디로 소니로 인해 MS가 반사이익을 봤다는 의미다. 또, ' 안부서지면 인정한다' 라는 리플을 다는 게이머들도 있었다. 또한 진동이 안 되는 콘트롤러에 대해선 '진동기능은 그냥 핸드폰 진동을 이용 하겠어요' 라고 리플을 단 게이머들도 있었고 'PS/PS2가 있으니 보조금 지급하고 PS3로 바꿔 주세요' 라고 리플을 단 게이머들도 있었다.
이렇듯 저렇듯 이번 E3는 소니의 독특한 판매 방식(고가 정책)으로 인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잔뜩 만들어 냈다.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E3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슈거리를 만들어 낼지 전 세계의 게이머들의 관심은 현재 E3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에 집중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