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재밌다.

시작하며…
디즈니적 해피 엔딩과 기타 여러 가지 동화를 교묘하게 비틀고 패러디 한 특유의 재미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은 드림웍스사의 CG 애니메이션 '슈렉 2'. 하나의 상품에 그치지 않고 여러 분야로 가지를 뻗치는 '미디어 믹스'가 유행인 요즘답게, 이 슈렉 2도 여러 기종의 게임으로 출시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PS2나 게임큐브 등의 여러 가정용 게임기로 발매된 슈렉 2 게임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PC 제외)Xbox판만이 출시되었다는 것이 특기할 만한데요. Xbox 타이틀의 초록색 케이스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초록색 괴물이 주인공이라서 일까요?

단순한 캐릭터 게임?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의 캐릭터를 내세운 소위 '캐릭터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점이라면, 그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는 구매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에 의존해 안이하게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 자세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기동전사 건담'이나 '원피스'등 유명 만화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반다이'의 캐릭터 게임들은 그러한 제작 태도로 인한 게임성의 부족으로 악명이 높았죠. 하지만 요즘은 단순히 캐릭터에 대한 애정만으로는 게임이 팔리지 않는 시대. 이에 맞춰서 순수한 게임으로서도 즐길 수 있는 높은 게임성을 가진 캐릭터 게임들이 발매되는 요즘인데요.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발맞춘 슈렉 2는 단순한 캐릭터 프랜차이즈를 벗어나 게임만의 개성과 재미를 추구한 '할만한' 게임으로 태어났습니다.

슈렉 2의 가장 큰 특징은 스테이지에 따라 구성이 바뀌는 4명(마리?)의 캐릭터를 바꾸어 가면서 조작한다는 점인데요. 각 캐릭터는 각기 고유한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어, 상황에 맞추어 캐릭터를 바꾸어 가면서 조작해야 합니다. Xbox의 컨트롤러 포트에 추가 컨트롤러를 연결하면 최대 4명까지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플레이가 가능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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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 맨의 스틱을 던져 스위치를 누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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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탈 수 있는 고양이를 이용해 엘리베이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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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1인 플레이 시 컴퓨터가 조작하는 나머지 3명의 캐릭터들의 인공지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서, 3명이 적과 싸워주고 있는 동안 다른 곳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려고 이동하면 싸움을 멈추고 다들 따라간다던지, 때로는 좁은 다리에서 서로 발이 걸려 물 속에 빠져 죽어버리기도 하는 등 황당한 상황이 연출될 때가 있다는 겁니다. 우리편이 적에게 당해서 에너지가 0이 되었을 때는 잠시 기절했다 일어나지만(4명 모두 기절하면 게임 오버), 한 명이라도 함정 등에 빠졌을 때는 그 자리에서 게임 오버가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이러한 컴퓨터의 미스로 게임 오버 되어 체크 포인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때는 허탈한 한숨이 나옵니다.

슈렉 2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조종해 맵의 일정 부분까지 도달하거나 보스를 물리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 되는 전형적인 액션 게임의 진행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스테이지 내에는 각종 미니게임과 한 명의 캐릭터만을 조종하는 '히어로 타임' 등의 요소가 삽입되어 있어 질리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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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을 잡는 미니 게임


또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이라면, 필드 상에 존재하는 많은 기물들을 공격해서 파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배경 물체가 파손될 때의 표현과 타격감은 꽤나 뛰어난 편이라서, 가끔은 주변의 장식물 등을 때려 부수며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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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요정 할머니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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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때려 부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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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게임까지 패러디하는 게임
슈렉 2의 원작 영화는 수많은 동화와 애니메이션의 법칙들을 패러디 해서 웃음을 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게임 내에서도 그러한 패러디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왕자와 결혼해 팔자를 고쳐 매일 쇼핑이나 하러 다니는 신데렐라라던가, 슈렉 같은 괴물에게는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약을 줄 수 없다고 하는 요정 할머니, 마법에 걸려 마차를 끄는 말이 되어 버린 세 마리의 장님 쥐 등, 어렸을 때 읽은 동화의 주인공들이 어딘가 틀어진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플레이어에게 해학적인 웃음을 선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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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캐릭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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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는 어디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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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거울은 조작법 안내자로 등장


슈렉 2의 게임 판에서는 원작에서 등장한 이러한 패러디에 덧붙여, 게임에서만 가능한 '게임의 패러디'도 추가되었는데요.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겁나 먼 왕국' 스테이지에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시민들을 때리면 화면 왼쪽 위에 별이 표시되고, 이 별이 많아지면 경비병들이 달려오는 것을 들 수 있겠네요. 물론,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실 유명한 게임 GTA의 패러디지요. 또한 DDR 등의 리듬 게임과 유사한 느낌의 미니 게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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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마차를 빼앗아 타거나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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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런 리듬 게임 파트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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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세계관을 충실하게 재현, 하지만 비 한글화
슈렉 2 게임은 영화에 등장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훌륭히 재현해 내고 있으며, 원작과 동일한 성우를 사용해 위화감을 없애 줍니다. 또한 메뉴 인터페이스도 원작 영화의 도입부와 결말부 등에 쓰인 동화책을 넘기는 연출을 채용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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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의 익살스러운 대사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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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동화책을 보는 듯 한 스테이지 도입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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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개봉에 맞추어 발매된 게임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영화의 더빙을 한 한국 성우들을 기용해 영화의 한글 더빙판과 동등한 수준의 한글화를 해 주길 바랬습니다만, 아쉽게도 이 게임은 영문판 그대로 출시되었습니다. 이래서는 이 게임이 노리고 있는 최대의 목적인 '게임 해보고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것'을 달성하기는 너무나도 어려워 지지요. 아무리 재미있는 대사로 캐릭터들이 떠들어도, 영문 음성과 자막만으로 제대로 느낄 수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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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저 연령층을 노린 게임인 슈렉 2. 하지만 우리 나라의 어린이 중 얼마나 저걸 완벽히 읽을 수 있을까요?


이것 저것 모으자
이 게임에는 숨겨진 요소가 기록되어 있는 '스크랩북'이 있어서, 이 스크랩북에 쓰여진 조건을 하나 만족시킬 때마다 사진을 한 장 얻게 됩니다. 이 사진을 모으면 다양한 미니 게임과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며, 사진을 얼마나 모았는지 표시해주는 '달성률'이 세이브 데이터 옆에 표기되기 때문에 반복 플레이의 의욕을 북돋아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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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북에 표시된 조건을 만족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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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률 100%를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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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모으면 얻게 되는 미니 게임 중 일부


신경 쓰이는 단점 몇 가지
슈렉 2에서 제일 불편함을 느꼈던 점은, 게임을 끝내고 다시 시작하면 무조건 해당 스테이지의 처음에서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후반으로 접어들면 스테이지가 상당히 길어지기 때문에,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건 꽤나 짜증나는 일이지요. 물론 게임 중에는 게임 오버가 되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가 있지만, 기왕이면 '헤일로' 시리즈처럼 마지막에 플레이했던 체크 포인트부터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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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 포인트를 통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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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하기 전에 끝내면 처음부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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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PS2나 게임큐브, PC등의 여러 기종과 같이 발매된 게임이기 때문에 Xbox만의 탁월한 그래픽 성능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나, 주인공 슈렉의 특수 능력인 집어 던지기는 사실상 전투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고, 대부분 미니 게임 용으로 전락해 버렸다는 점 등을 이 게임의 아쉬운 점으로 들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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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던질 생각 말고 그냥 닭이나 던집시다


마치며…
게임을 즐길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비 한글화가 아쉬운 게임이지만, 슈렉 2는 캐릭터 게임의 편견을 깨는 잘 만들어진 액션 게임입니다. 굳이 슈렉 2 영화를 보신 분이시거나 해당 영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아닐지라도, 간단히 즐기기 좋은 액션 게임을 찾으신다면, 슈렉 2는 알맞은 선택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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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한 번 해보시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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